CULTURE

서인영과 박정아, 주얼리 두 여자와의 인터뷰

2008.05.28장우철

주얼리는 재미도 없고 시들하고도 나른하기만 한 대한민국 가요신에 숨도 안 쉬고 폭격적 에네르기를 퍼붓는다. 아무도 이 두 여자가 발산하는 미친 듯한 쾌락과 긴장과 허심탄회한 고백을 감당할 수 없다.


#1 박정아
박정아는 114 안내원 같은 말투로 곧잘 ‘네네’했다. 인터뷰가 녹음된 파일을 듣고 있으려니 마치 방송을 듣는 것 같았다. 박정아는 원래 그렇다고, 가식이 아니라고 했다. 또한 자신은 아직 어른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당신은 정말 털털한가? 털털한 면도 있고, 소심한 면도 있고. 모든 걸 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건 있다. 그런 걸 보고 털털하다고 하는 게 아닌지.

요즘 들어 그 털털함이 가식적이라는 얘기도 심심찮다. 가식이 있었던 적은 글쎄, 나는 언제나 솔직하게 보여 줬다. 그냥 다 내 모습인데, 사람들이 그런 얘기하면 섭섭하다.

사람들이 당신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나? 내가 까불기 좋아하고, 목소리 크고, 남자애 같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다. 화보 촬영장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되게 새침할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들 한다. ‘텔레비전에서 그렇게 보여줬는데도 아직 모르는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대중은 보려는 것만 보니까. 한편, 서인영이 놀랍게 도약하다 보니 그 반대편에서 당신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가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너무 심하다. 왜 그렇지?

자연스러운 거 아닐까? 당신이 독보적이었던 팀의 균형이 달라지다 보니…. 요즘의 서인영을 바라보는 박정아의 심정은 뭔가? 일단 언니로서 되게 좋다.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인영 씨가 잘 할 거라는 걸 옛날에 이미 알고 있었다. 인영 씨한테 말하길, “스물네 살과 스물 다섯 살이 가장 중요하다, 나도 그때 가장 잘 되었다, 여자는 그때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다, 그때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마라” 항상 그랬었다. 보기 좋다. 그 모습 보면서 나도 뒤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든다. 안 들 순 없다.

서인영은 당신의 어떤 걸 질투할까? 질투할 게 있을까? 글쎄, 딱히 뭐 질투할 만한 게 없을 텐데. 음, 이쁜 얼굴? 하하. 성격은 인영 씨가 워낙 시원한 O형이라 나를 부러워하진 않을 것 같고. 시원한 마스크 정도? 여성스런 마스크 정도? 하하.

서인영의 생각이 궁금하다. 요즘 어느 누구보다 바쁜가? 사생활이 없다. 자고 나가고 들어가고 자고.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만큼 바쁜가? 그런 단계는 뗐다.

느긋한가? 무디다. 느리고. 추워도 추운 줄 모르고 있다가 사람들이 닭살 좀 보라고 말하면 그때서야 옷 달라고 한다.

20대를 연예인으로 살았다는 건 어떤 건가? 너무 아쉽다.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한 경험을 했다지만, 8년을 그렇게 보냈다. 항상 다음이 문제다. 이 다음이.

지쳤나? 솔직히 지쳤다. 하지만 지쳤다는 건 발전이 필요한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니까 부단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당신 보컬은 참 안정적이다. 민해경 이후, 멋진 중음이라면 당신을 떠올려야 맞다. 갑자기 왜 칭찬을 하나?

언제는 험담했나? 내 노래는 참 정직하다. 그래서 시원하고 깔끔하긴 한데, 맛있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냥 착하다. 노래를 좀 ‘건방지게’ 부르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럽다. 휘성 씨나 거미 씨처럼 ‘나는 나야’하는 느낌으로 부르는 노래가 부럽다.

부럽다는 것과 그렇게 부르려고 노력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그래도 옛날보다 톤이 좀 변하긴 했다. 나이를 먹다 보니 과연 경험을 표출해내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는 걸 느낀다.

일하고 잠만 자면서 먹은 나이일지라도. 쉴 땐 사랑도 했었다.

당신과 사랑에 빠졌던 남자들의 공통점은 뭔가? 힘들어했다. 결국엔.

왜? 처음엔 좋아들 하다가…. 내가 티 나게 사랑을 주는 스타일이 아니다. 마음에만 가득하다. 알콩달콩 챙겨주고, 그런 걸 부끄러워한다. 사랑한다는 말도 딱 떨어지게 못한다. 남자들이 사랑을 못 받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많이 했었다.

당신도 연인 앞에선 마냥 털털할 수 없었나 보다. 고집이 센 편이다. 안 고쳐진다. 티 나게 표현을 못하고, 밀고 당기기도 못한다.

박정아의 드레스는 닐 바렛, 나머지는 개인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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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라는 가수 말고, 박정아라는 여자를 남자들이 어떻게 봐주길 원하나? 그런 생각 해본 적 한 번도 없다. 그냥 이쁘게 생각해줬음 좋겠다 정도? 생각해 보니까 난 이쁘게 보이려고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냥, ‘쟤 괜찮다’정도로 봐주면 좋으려나?

남자들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여자들을 보면서 쟤랑은 배낭여행 가고 싶고, 쟤랑은 자고 싶고, 그런 생각도 서슴지 않는다. 그냥 좋은 이야기 나누고 싶은 친구 정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지 잘난 맛’에 살았나 보다.

맞다. 당신에겐 어떤 고집 센 자의식이 보인다. 많이 부딪힌다. 나이가 들면서 이젠 내가 양보하지 말 것은 좀 가져야겠구나, 그런 생각도 한다. 고집이 세다기보다 부끄러워서 말을 잘 못한다. 내가 말을 안 하면 사람들은 또….

그게 다 당신이다. 과도기인 것 같다. 연예인 박정아와 여자 박정아의.

쥬얼리는 당신에게 어떤 힘을 주나? 원동력이다. 쥬얼리로 시작했고 어딜 가도 쥬얼리의 박정아니까. 굳이 밀어내기보다는 함께하자 갖고 가자, 이게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많다, 이렇게 생각한다.

쥬얼리를 언제까지 할 건가? 한 서른까지? 대중이 원할 때까진 할 거다. 그게 언젠지는 판단을 잘 해야 한다.

당신은 쥬얼리의 유일한 원년 멤버이자 리더다. 당신은 어떤 리더였나? 강하게 뭔가를 밀고 나가거나 그러진 않았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라기보다는 차라리 분위기 메이커다.

당신이 가장 돋보이는 상황에서 리더로서 어떤 중심을 잡고자 했나? 내가 잘 됐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뭐랄까, 양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멤버들이 기분 나빠할 수도 있겠지만, 뭔가 많이 줄이면서 팀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다. 모른다. 멤버들의 생각이 어떨지는.

솔로 앨범은 100% 박정아였나? 음악적으로 너무 멀리 갔다. 쥬얼리로 다시 돌아올 것을 예상하고 내 음악에 빠졌어야 했는데, 그걸 예상하지 못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만 쫓아가서 하고 돌아왔더니 뭐랄까, 감이 떨어졌다고 해야 되나? 이번에 앨범 내고 활동하면서 초반에 좀 어려웠다. 내가 춤을 추고 있다는 자체가 되게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신이 처음 가수가 되었을 때, 스물 일곱 살의 박정아는 춤추는 박정아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나? 아기 때 생각으로는 지금 싱어송라이터가 되어 있어야 한다. 하다 보니 연예인이 되어 있는 거다. 자기발전을 못했다기보다는, 변명하자면 시간이 정말 촉박했다.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그렇게 될 거라고 믿는다. 아니면 말고.

바라고 또 바라고 노력해야 뭔가를 얻는 게 아닐까? 그 생각 때문에 막 어려워하고 그러진 않는다. 가끔 곡을 끄적거리기도 하는데 다음 날 보면 못 봐준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고. <날나리 종부전>이 개봉 전이다. 연기로는 쓴맛을 더 많이 봤는데, 이 영화는 3년 전에 촬영한 영화라고? 그래서 더 걱정이다. 그때 개봉해서 매를 맞아도 맞았으면 좋았을텐데. 이 영화 하고는 연기를 안 했다. 쥬얼리 인기에 힘입어서 영화 개봉이라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걱정하면 뭘 하나. 가봐야 안다. 그래도 걱정은 된다.

연기는 여전히 당신의 어떤 목표인가? 연기를 해야겠다, 이런 생각은 없다. 사실은 연기를 잘하고 싶은데, 욕심인 것 같아서 얘기를 못한다. 내가 이렇다.

당신은 어떻게 어른이 된 것 같나? 어른 같나? 나는 아직 애인 것 같다. 사람이 발달하는 부분이 각각 다르다. 사회성 같은 건 아직 애다.

어떻게 하면 어른이 될 것 같나? 모르겠다. 그냥 아직 애인 것 같다. 겁이 많다. 싸워봐야 싸움도 잘하지 않나? 그런데 싸우게 되는 분위기 자체가 힘들어서 져주고 말고 생각 안하고 말고, 그랬다.

그러면서 이겼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다. 이겼다고 생각했으면 신났을 거다.

그러고 보니 당신에겐 언제나 활짝 웃고 있어도 어떤 그늘이 있는 것 같다. 얼굴색이 까무잡잡해서 그런 걸까? 아까 내게 자의식이 드러난다고 한 말, 나는 그런 거 못 느꼈는데…. 하하, “예쁘게 써주세요.” 나, 얘기하다 보면 좀 또라이 같지 않나?

의상은 모두 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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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인영
서인영은 현재 웨이팅 리스트가 긴 ‘신상’이다. 글래머러스한 키 큰 여자를 그 비율 그대로 줄여 놓은 탱글탱글한 몸에, 바늘 끝 하나 들어갈 것 같지 않은 당찬 말까지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탱글탱글하다.

당신을 인터뷰한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우리 결혼했어요>와 <서인영의 카이스트>를 언급하며 어느 게 실제 당신인지 알고 싶어들 했다. 둘 다 내 모습이다. 원래 남자 만날 때 ‘틱틱’댄다. 남자에게 잘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좀 오래 떠보는 쪽이다. 오래 버틸 수 있는지, 끈기 있는지 오래 보다가 나중에 잘 하는 게 내 패턴이다. 남자를 좀 못 믿는다고 해야 하나?

대본이 정말 없나? <서인영의 카이스트>는 대본이 없다는 걸 프로그램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도 대본이 없다고 해서 마음대로 했다. 쥬얼리 활동하면서 나는 폭탄이라고, 입을 열면 안된다고 했다. 그런 나 보고 내 멋대로 하라니. 그냥 내 남자친구한테 하듯 했다. 대본이 있으면 편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안 좋은 면만 부각되면 어쩌지 싶으니까. 솔직한 게 나의 좋은 점이라 생각하지만 나쁘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

카메라가 꺼진 뒤, 크라운 제이와의 사이는 어떤가? 연기가 아니라서 감정이 이어진다. 지기 싫어 오버하지만 수그러들긴 한다. 감정에 치우쳐 있어서 장난치듯 “잘했다고? 잘했다고?” 그러기도 한다. 여자한테 못하는 남자를 싫어한다. 여자한테 잘 못하는 건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 같다. 정형돈 오빠가 너무 못하는 것 같아서 나한테 보내라고, 살 쪽 빼 보내겠다고 했다. 오빤 나랑 살면 피바람이 불 거라고 했고. 사람들이 그런 점을 속 시원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반응을 즉각, 세밀하게 체크하는 편인가? 그 시간에 연습을 더 하자는 주의다. 모니터할 시간도 없고. 컴맹이기도 하다. 그래서 좋은 건 안티들의 욕을 잘 못 듣는다는 것이다.

그럼 그 많은 안티 팬들이 호감으로 돌아섰다는 것도 모르나? 공연할 때, 안 들리던 여자 팬들의 환호가 들린다. 너무 감사하다. ‘서신상’ ‘서신상’하고 부르면 진짜 감사하다.

쥬얼리로 활동하면서 다른 멤버에 비해 덜 주목받았던 게 사실이다. 박정아나 이지현의 활약을 옆에서 지켜보며 소외감이나 시샘 같은 것 없었나? 다들 안 믿는데 전혀 없었다. 회사에서도 인영이는 욕심 없어 문제라고 할 정도였다. 인영이는 성격 좋은 옆집 동생으로는 좋지만 연예인으로는 꽝이라고 했다. 정아 언니 보면 아, 예쁘다. 난 예쁜 여자 좋아하니까. 그 언니는 예쁘니까 잘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대에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게 만족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좀 바뀌었다. 어떤가? 옛날엔 앞서 말했듯, 내 생각, 내 기준이 중요했다. 그때 이기적이었다면, 지금은 자연스럽게 잘 한다고 생각한다. 7년간 내가 오를 길이 많았지만 그걸 차근차근 밟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족하고 감사해한다.

그 목표의 끝에는 뭐가 있나? 음악성 있는 댄스가수. 한국 가수지만 외국 필을 느낄 수 있는, 댄스가수지만 노래 잘하는 가수. ‘슈퍼스타’ 할 때, 춤 때문에 뜨다니,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털기 춤’을 좋아해주는 건 감사했지만 내가 춤꾼도 아닌데 댄스로 화제가 되는 건 싫었다. 털기 춤도 추기 싫고. 그만둘까 했는데 그러면서 노래에 대한 집착이 많이 생겼다.

롤모델이 있나? 댄스 가수가 오래 버티지 못하니까 실망하고, 또 아이돌만 나오면서 고정관념이 굳어진다. 이런 종류의 한국 가수들이 있다는 걸 세계에 알리고 싶다. 이효리, 서인영, 아이비 이렇게 함께 나와 세지니까 좋았다. 다 같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댄스가수가 롱런하기 어려운 게 대중의 문제인가? 서른 살 이효리에게 더 이상 섹시한 컨셉트로 안 나왔으면 좋겠단 얘기가 있어서 놀라긴 했다. 절대 반대다. 촌스러운 생각이다. 생각이 트여야 한다. 위축되면 안된다. 난 이효리가 너무 좋다. 한국 사람에게 그런 얼굴이 있다는 게 좋다. 다른 나라 사람에게까지 자랑스럽다. 괜히 트집 잡으면 선배 가수들은 어디 가겠나? 그러다 보면 아이돌만 나온다. 아이돌만 있는 가요계, 웃기지 않나? 노련해지고 여유가 있자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람이 그 나이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게 분명히 있다.

댄스가 왜 좋나? 같이 즐거울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무대 위에서 춤출 때 너무 신난다. 퍼포먼스, 의상 컨셉트, 무대 연출을 짜는 순간이 좋다. 춤추며 노래해야 하니까 뛰면서 노래 연습한다. 힘든 걸 좋아한다. 옷도 편한 것보다 긴장되는 것, 신발도 ‘쪼리’보다 힐이 좋다.

가수 생활 7년은 어떤 의미인가? 때로 슬프다. 연예인 서인영이 되어도 예전의 서인영을 잃기 싫어 그 시절 친구들을 계속 만나는데, 그들은 내게 어른이 되는 중간이 없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철이 드니까 슬프게 느껴진다. 동갑내기 남자친구, 학교 생활이 없는 게 아쉽고 슬프다.

그 결핍과 부족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나? 난 가수 된 것에 자부심이 컸다. 공부는 공부고. 사회는 사회라고 생각했다. 공부만 하는 사람들도 결국 사회에 나갈 사람들이고 난 그 사회에 일찍 나온 거다. 학교 안 간 게 아쉽지도 않고. 사실, 학교 가는 거 좋아하지도 않아서 잘 했다 했는데, 추억이 없는 것도 그렇고, 수학 과학이 아니라 그 시절 또래들과 함께 배울 수 있는 걸 놓쳤다는 게 아쉽고 슬프다. 영어 공부는 꼭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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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된 삶이 불편하지 않나? 아니. 난 합숙도 안 한다. 어렸을 때부터 다 했다. 단, 룰이 있었다. 시기를 정해 놓고, 말하고 놀았다. 놀 땐 신나게 논다. 클럽에 가서 춤추고 진짜 신나게 논다. 비싼 DJ 왔다고 하면 다 간다. 사진 찍히기도 하지만 그냥 논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다시 태어나지도 못하는데. 원칙만 지키면 된다. 공인이니까 불법만 안 하면 된다. 약 안 하고, 술 먹고 운전 안 하고, 도덕 지키고. 다른 하고 싶은 건 다 한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세워 놓은 원칙이 꽤 많아 보인다.어른이니까. 또 사회인이고, 공인이니까. 내 원칙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예의를 지키는 거다. 예의 바른 것. 크라운 제이한테는 못하지만 그 어머니에겐 잘할 거다. 어른한텐 잘해야한다. 그리고 어른에게는 혼날 각오도 되어 있다.

당신은 스스로가 맘에 드나? 지칠 때도 많다. 짜증 낼 때. 숨기지 못하는 습성 때문에 계속 짜증 나, 짜증 나 하는 그 말에 나도 지친다. 그치만 나는 내 자신이 참 좋다.

언제 당신이 그렇게 참 좋나? 센스 하나 끝내준다. 그거 칭찬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100퍼센트 완벽하지 않은 내 얼굴을 좋아한다. 볼 살만 빼고. 전형적인 미인형인, 인형 같은 김태희, 한예슬, 박정아 얼굴을 가지면 좋겠다 싶지만 부럽진 않다. 그냥 내 얼굴이 좋다.

당신 얼굴에 대해 말이 많다. 코가 자라고 있다는 댓글도 봤다. 턱이 자라고 있다도 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관없다. 자기네들이 진단 내린다. 턱 쳤고 이마 넣고. 대개 학생들이 그러는데 그땐 나도 그랬다. 친구들이 “개, 뭐 했다!”하면 나도 “아, 했네”그랬다.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도 있지 않나? 신경 안 쓴다. 취향대로 좋아하면 되는 거다. 좋은 사람 좋아하고, 욕하고 싶은 사람 욕하면 된다. 그렇게 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해야지, 병난다면 해야지.

처음부터 그렇게 관대했나? 처음부터 그랬다. 내 장점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다는 거다. 그때도 까칠하고 지금도 그렇다. 그때도 솔직했고 지금도 그렇다. 상처, 물론 받는다. 연예인도 사람이니까. 화날 때도 있다. 추적해서 잡아내고 싶기도 하다. 사람인데 왜 없겠나?

주먹에 힘이 꽉 들어간다. 나 성격있다. 자, 내 앞에서도 한번 똑같이 얘기해보시지, 이럴 때도 있는데 그것마저도 관심이라 생각한다. 또 좋아하는 사람만큼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거다.

섹시한 당신, 섹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보수적이라고 말하면 재수 없을 것 같다. 무대 위에서 섹시한 퍼포먼스에 대해선 많이 생각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노출을 꺼리진 않는다. 그 부분에 대한 대중의 생각이 외국처럼 발전했으면 좋겠다. 노출을 당당하게 하면 분명 너무 개방적일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난 소유욕이 강해서 남자를 잘 못 만난다. 개방적이진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겐 그렇다 정도가 답이다. 결혼을 해야 섹스할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한다. “나, 프리해”라고 말하는 순간 자기를 팔아 버리는 것 같다.

누드 집도 같은 맥락에서 거절하고 있는 건가? 돈에 이끌리는 거 싫다. 나는 내 자신을 ‘오버적’으로 사랑한다. 내 입장에서는 내 사진을 돈을 받고 팔면 나를 팔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남편하고 찍을 것 같다. 외국 가서 멋지게 찍어 보고 싶다. 내 남자에게만 개방적이다.

어떤 남자를 보면 섹스를 하고 싶나? 어떤 스타일을 묻는다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게 답은 안 된다. 나는 절대 첫눈에 반할 수 없는 사람이다. 주변에 잘생기고 멋진 연예인이 얼마나 많나? 근데 그게 끝이다. 말해봤더니, 입 열었는데 깨면 절대 호감이 안 생긴다. 오래 두고 보고 마음이 움직이고, 그렇게 사랑에 빠지고, 내 남자란 확신이 열두 번도 더 들어야 진행되는 거라서, 답은 없다. 스타일로만 말하자면 샤프하게 생겼는데 몸 좋은 남자가 좋다.

원 나잇 스탠드는 절대 안 되겠다. 절대로 안 된다. 여자만 손해보는 것 같다. 같이 즐겼으면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절대 안 된다.

시간이 갑자기 나면 뭘 하나? 사우나 간다.

당신의 벗은 몸이 대중 시선 속에 있는 것, 괜찮나? 상관없다. 내 몸 죄진 것도 아니고. 사람인데 때 밀고 땀 빼고 살아야지, 가리기 시작하면 대인기피증 생긴다. 이제는 알아봐 주니까 한증막에 들어가면 수다 떠느라 바쁘다. 사우나, 피부관리 받는 거, 모두 좋아한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그렇게 피하고 살 수 있겠나? 난 다 괜찮다.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김용호
    스타일리스트
    안희자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
    장소 협찬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컨트리뷰팅 에디터
    조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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