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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서 좋겠네요

2009.03.05GQ

제대로 쓰려면 주인도 똑똑해야 된다는 스마트폰 4대 테스트.

삼성 옴니아
햅틱2와 거의 비슷하다. 좌우의 버튼 배치나 뒷면의 패턴 디자인 등이 조금 다를
뿐이라, 별다른 정보가 없는 사람은 같은 휴대전화로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다.
더하는 것보다는 빼는 데 주력한 디자인이라 그럴 수 있겠다 싶다가도, 최상위
라인업의 제품들인데 각각의 개성이 없다는 게 의아하기도 하다. 그리고 바깥쪽의
은색 테두리는 반짝거리는 재질이라 흠집이 금방 눈에 띈다. 막 쓰기에는
조심스러운데, 문제는 그럴 만큼 예쁜 부분도 아니란 점이다.
LCD 크기는 햅틱2보다 조금 더 큰 3.3인치, 해상도는 400X800픽셀이다. 넷 중
최대, 최고다.
CPU 속도는 806MHz, 내장 메모리 용량에 따라 4GB와 16GB 모델로 나뉜다. .
울트라메시징2와 같은 방식의 핑거마우스가 달려 있다. 이외에는 터치스크린을
써야 되는데 화면이 커서 손가락으로 눌러도 혈압이 덜 오른다. 입력방식도
다양한데 기존의 삼성 휴대전화에서 볼 수 있는 천지인부터 자음을 누른 후
연속해서 모음을 입력할 수 있는 모아키, 쿼티자판, 필기입력 등이다. 상황에 맞게
쓸 수 있어 좋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터치스크린으로 문자를 입력하는 게
어떻게 해도 조금씩 불편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곳에 있는 중요 기능들은 다 있다. 거기에 유일하게 DMB가 탑재되어 있고
카메라도 500만 화소다. 엄지손가락이 작아 보이는 LCD의 크기가 아깝지 않다.
특히 스마트리더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작은 부분이나마 옴니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명함으로 설정하면 화면에 테두리가 뜨는데, 명함을
카메라에 대고 거기에 맞추면 자동으로 촬영이 된다. 명함 폴더만 만들어서 따로
저장해두면 급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위젯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아이콘
크기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컴퓨터 바탕화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주 쓰는
기능을 입맛에 맞게 구성해놓고 나면 누가‘스마트폰 쓰기 어렵다’는 문제제기를
했을 때 논쟁에서 이길 수 있다.
SKT용이고 인터넷에선 4GB 모델이 60만원대, 16GB 모델이 70만원대(모두
번호이동이나 신규).

블랙베리 볼드9000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일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지극히 사무적인 디자인인 데다
특히 뒤쪽은 전부 가죽 (비슷한) 재질로 덮여 있어서‘어른들이 쓰는 물건’특유의
분위기를 낸다. 바깥쪽의 은색 테두리에는 왼쪽에 3.5파이 이어폰 단자(어댑터
없이 이어폰을 바로 꽂을 수 있다)와 USB 단자와 단축키 하나, SD카드 슬롯이 있고
오른쪽에는 음량 조절버튼과 카메라 버튼, 위쪽에 음소거 버튼이 있는데 홈쇼핑
식으로 말하자면 정말‘알차고 충실한 구성’이다. 제일 눈에 띄는 건 넓이가 넷 중
제일 넓다는 것. 평균보다 작은 여자 손이라면 꽤 부담스런 크기다. 그러나 어차피
양손으로 잡고 두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자판을 쳐야 되니 사용할 때는 큰 차이가
없었다.
LCD 크기는 2.66인치에 해상도는 480X320 픽셀. 선명하고 가독성이 좋다. 넷 중
유일하게 가로가 더 길다.
CPU 속도는 624MHz, 내장 메모리는 1GB다.
버튼이 붙어 있어서 오타가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빠르게 치는 데 무리가
없었다. 버튼 크기가 큰 편이고 좌우로 경사가 지도록 깎아놔서 손에 잘 걸린다.
넓은 몸체를 최대한 활용한 배치다. 무엇보다 가운데 보이는 하얀 트랙볼 형태의
버튼은 최고다. 손가락으로 굴리는 재미도 있고 메뉴를 하나하나 선택할 때도,
마우스 커서를 움직일 때도 효과적이다.
쓰는 사람이 내부 프로그램을 마음껏 바꿀 수 있는 게 스마트폰인 만큼 제일 좋은
것 두 가지만 이야기하겠다. 이메일은 알려진 것처럼 편리하다. (공짜는 아니지만)
메일을 연동해 놓으면 마치 문자메시지 주고받듯 간단하게 할 수 있다.‘리얼타임
푸쉬메일’이란 이름처럼 보내고 받기가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첨부파일도
그림이든 워드 파일이든 쉽게 열린다. 이 정도면 밖에 나와 있으니 집에서
이메일을 확인해보겠다고 할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다른 셋이라고
이메일을 못 보는 건 아니지만 볼드9000처럼 편리하진 않다. 인터넷은 구글처럼
간단한 웹페이지는 감탄할 만한(어디까지나 휴대전화 기준으로) 속도로 접속이
가능했다. 그러나 플래시와 액티브X가 식당에서 쓰는 화학조미료만큼 많이 들어간
국내 웹페이지들은 인내심이 있더라도 참담한 결과뿐이었다.
법인용으로만 출시됐다. 개인용은 초여름쯤 나온다고 한다. 법인용은 무약정일 때
89만원 정도라고 한다.

HTC 다이아몬드
제일 작고 가볍다. 그리고 예뻐 보이려고 애쓴 티가 여기저기 난다는 게 오히려
걸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주 예쁘다. 온몸이 번쩍이는 검은색 플라스틱이고
뒷면은 칼로 여기저기 자른 듯한 모양이다. 뒷면의 모양 때문에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을 붙였다는데, 뭘 이렇게까지 생각하다 평평하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니
지금이 훨씬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손자국이 너무 많이 난다는
거다. 좀 쓰다 보면 뒷면에 손자국으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넣을 수 있을 정도다.
삼십 분에 한 번씩 손을 씻는다면 별 문제가 없을 듯하다.
LCD 크기는 2.8인치, 해상도는 480X640픽셀이다.
CPU 속도는 528MHz, 내장 메모리는 4GB.
일단 터치 스크린이다.‘터치플로 3D’라고 하는 UI(유저 인터페이스)가 내장되어
있다. 이름대로 손가락으로 화면을 주욱 그으면 그 방향대로 화면이 흐르며
바뀐다. 이전 모델인‘터치듀얼’의 UI에 3D 효과를 더한 것이다. 화려함과
실용성을 같이 살렸지만 문자를 쓸 때는 다른 터치 스크린과 마찬가지로 화면을
누르는 수밖에 없다. 스카이 II 한글과 쿼티 키보드, 펜 입력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화면의 크기나 해상도, 내장 메모리 용량, UI를 종합하면 일할 때보다는 즐기는 데
도움이 되는 스마트폰이란 걸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을 누르면 편지봉투에
담긴 형태로 미리보기가 뜬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그으면 봉투 안의 종이가
날아가며 다음 미리보기가 나오는 식이다. 멀티터치가 안 되는 아이팟 터치(혹은
아이폰)인데 시각효과에 좀 더 공을 들였다고 생각하면 비슷하다. 날아다니는
속도는 아니라는 데서 답답함을 느낄 수 있겠다. 노는 데 정신이 팔려 있는 것
같지만 빠지는 기능은 없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와 GPS와 FM 라디오, 320만
화소의 카메라 등 어지간한 건 다 들어 있다.
3월 이후 SKT로 출시 예정, 가격 미정.

삼성 울트라메시징2
국내에서 울트라메시징2라는 애칭으로 출시됐지만, 해외에서 쓰였던 미라지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게 쓰인다. 볼드9000보다 폭이 좁고 아래위로는 조금 더 길어서
날렵해 보인다. 잡기만 해도 일하는 듯한 건 마찬가지지만, 이모티콘을 쓸 때
어색한 기분이 드는 정도는 아니랄까. 손에 잡았을 때의 만족감이나 전체적인
마감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LCD 크기는 2.55인치, 해상도는 320X320픽셀이다. 휴대전화에서 드물게
정사각형 화면이다.
CPU 속도는 624MHz, 내장 메모리는 약 80MB 사용 가능하다. 전화만 할 게
아니라면 외장 메모리를 따로 구입하는 게 좋다.
쿼티자판이다. 볼드9000과 달리 버튼이 떨어져 있고, 크기가 작다. 손이 아주 크지
않다면 오타는 거의 없는 편이다. 쿼티자판 위에는 핑거마우스가 있다.
볼드9000의 트랙볼 방식보다는 불편하지만, 울트라메시징에는 그 불편을
상쇄하고도 남는 입력방식이 하나 더 있다. 터치스크린까지 채용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스타일러스 펜도 내장되어 있다.‘오전에는 터치스크린, 오후에는
쿼티자판을 써야지’같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만한 다짐을 하더라도
울트라메시징2는 다 받아준다.
있는 것보다 없는 걸 설명하는 게 빠르다. DMB가 없다. 끝. 볼드9000에 없는데
울트라메시징2에 있는 건 영상통화 기능이다. 그런데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3.5파이 단자의 이어폰을 바로 꽂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문자메시지 기능까지도
읽는 시간이 약간 걸린다는 것. 두 번째 불만은 주변에서 울트라메시징2를 쓰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한 이야기다. 마치 환자가 의사에게 아픈 곳을 호소하듯
했다는 점에서 그들이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었다.
대화는 모두“이외에는 불편한 것 없어요”로 끝났다. 그들의 고통은 다음
모델에서나 해결될 듯하다.
SKT와 KTF용이 있다. 인터넷에서 둘 다 번호이동이나 신규로 최저가 20만원대
후반.

    에디터
    문성원
    포토그래퍼
    우창원
    아트 디자이너
    이수정
    브랜드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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