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 백지훈, 김동현 인터뷰

청소년 대표 시절을 함께 보낸 이호, 백지훈, 김동현은 이제 20대 중반이 됐다. 지금도 꿈이 있지만 언제나 축구 생각만 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이호 선수의 재킷 30만원대, 솔리드 옴므 by 우영미. 핀턱 셔츠 가격 미정, 루이비통. 흐린 회색바지 40만원. 휴고 보스, 구두 가격미정. 알프레드던힐. 김동현 선수의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 재킷 3백34만5천원(비자 포함 가격), 에르메네질도 제냐. 리넨 소재의 핀턱 셔츠 1백15만원, Z 제냐. 바지 28만5천원, 이스트하버서플러스 by 샌프란시스코마켓. 구두 83만7천원, 트리커스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백지훈 선수의 핀턱 셔츠 20만원대, 바지 30만원대, 모두 솔리드 옴므 by 우영미. 구두 23만8천원, 스웨어 런던.
이호 선수의 재킷 30만원대, 솔리드 옴므 by 우영미. 핀턱 셔츠 가격 미정, 루이비통. 흐린 회색바지 40만원. 휴고 보스, 구두 가격미정. 알프레드던힐. 김동현 선수의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 재킷 3백34만5천원(비자 포함 가격), 에르메네질도 제냐. 리넨 소재의 핀턱 셔츠 1백15만원, Z 제냐. 바지 28만5천원, 이스트하버서플러스 by 샌프란시스코마켓. 구두 83만7천원, 트리커스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백지훈 선수의 핀턱 셔츠 20만원대, 바지 30만원대, 모두 솔리드 옴므 by 우영미. 구두 23만8천원, 스웨어 런던.

어제 새벽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봤나?
이호 백지훈 김동현 봤다.

선수들은 그런 경기를 보면서 어떤 팀을 응원하나?
이호 어떻게 보면 팬으로서 보는 거니까 똑같다. 물론 직업이고, 세계적인 선수들이니보면서 배우는 부분도 많다.

어느 팀을 응원했나?
이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무래도 지성 형이 뛰고 있으니까.
김동현 나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응원했다.
백지훈 나는 바르셀로나. 내기를 했는데 친구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선택해서.

그럼 선수로서가 아니라, 팬으로서 좋아하는 팀이 있나?
김동현 많지 않나?
백지훈 어떤 팀의 팬이라기보다 잘하는 팀끼리 경기하면 당연히 어딘가를 응원한다.

글쎄, 경기 전날 안절부절못하고, 중요한 경기에서 지면 한동안 우울한 기분에 시달리는 게 보통의 축구 팬 아닌가? 축구선수가 어떤 팀에 대해서 그런 식의 팬이 될 수 있을까?
김동현 그런 사람도 있을 거다 아마.
이호 될 수 있을 거다. 주위에서 보진 못했지만.
백지훈 그 정도까지 좋아하는 팀을 꼽자면, 없다.

자신보다 어린 선수가 팀의 중심에 있는 걸 보면 어떤가? 예를 들자면 메시 같은.
김동현 메시? 메시를 보면… 축구선수 아닌 것 같다. 그냥… 할 말이 없어진다.
백지훈 메시….

보다 보면 조바심은 안 생기나? 스포츠란 재능도 중요하고, 오래 할 수도 없는 분야인데.
김동현 앞으로 축구를 몇 년 더 할지는 모르겠다. 10년을 할 수도, 더 짧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후회 없이 하고 있으니 할 수 있는 만큼만, 그만큼만 즐기자는 생각만 갖고 있다.
백지훈 나 같은 경우 지금도 단점으로 지적 받는 부분들이 있고, 완벽하게 못해내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중압감 속에서 축구를 하지 않는다. 즐기면서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는 없다.

프로 팀에서 온전히 즐기면서 경기를 하는 게 가능한가?
이호 어차피 재능이란 건 정말 소수의 선수들만 갖고 있는 거다. 정말 특별한 선수. 한국에 태어날 때부터 메시 같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은 없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더그런 것 같다. 재능보다는 누가 얼마나 더 즐겁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의 생활을 보면, 20대 초반부터 절제에 또 절제다. 답답하지 않나?
김동현 놀 때는 논다.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고 놀 수 있을 만큼의 책임감은 있어야 되지만.이호 우리 또래 아이들하고 똑같이 논다.
백지훈 가끔 술도 한잔 하고.

술 마시는 건 크게 제재가 없나?
백지훈 내일이 시합인데 오늘 술 마시는 게 아니니까. 숙소에서 탈출해 몰래 마시는 것도 아니다.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호 알아서 조심해야 될 부분이다.

20대로서 만족스런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김동현 만족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더 나은 삶을 원하기 때문에 지금 축구를 하고 있는거고, 꿈이 있으니까 축구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면서 가정을 꾸리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그러나 K리그에 만족하고 여기서 잘 살아가야지 생각하는 젊은 축구선수는 없을 것 같다.언제나 해외로, 더 큰 리그로 가야 된다는 기분으로 살아간다는 건 뭘까?
김동현 그만둘 때까지 짊어지고 가야 될 짐이 아닌가 생각한다.
백지훈 나는 그게 좋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다 꿈이 있지 않나. 나 역시 꿈은 해외 빅리그에서 뛰는 거다. 꿈을 안고 살아간다는 건 행복한 거다.이호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축구를 시작한 순간부터는 다른 길을 걷는다는 생각을 했다.반대로,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또 그들만의 고민이 있을 것 아닌가. 어찌됐든 자기가 선택한 거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자신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발전하고 노력해야 된다.

앞으로 축구를 몇 년 더 할지는 모르겠다. 10년을 할 수도, 더 짧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후회없이 하고 있으니 할 수 있는 만큼만, 그만큼만 즐기자는 생각만 갖고 있다.
앞으로 축구를 몇 년 더 할지는 모르겠다. 10년을 할 수도, 더 짧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후회없이 하고 있으니 할 수 있는 만큼만, 그만큼만 즐기자는 생각만 갖고 있다.

 

금방 우리 바로 한 해, 두 해 밑의 선수들이 유망주 소리를 듣는 게 이쪽 세계다. 그 시절이 빨리 지나갔다, 한 때 유망주였는데 이런 생각에 잠기지 않는다.
금방 우리 바로 한 해, 두 해 밑의 선수들이 유망주 소리를 듣는 게 이쪽 세계다. 그 시절이 빨리 지나갔다, 한 때 유망주였는데 이런 생각에 잠기지 않는다.

 

누구나 다 꿈이 있지 않나. 나 역시 꿈은 해외 빅 리그에서 뛰는 거다. 꿈을 안고 살아간다는 건 행복한 거다.
누구나 다 꿈이 있지 않나. 나 역시 꿈은 해외 빅 리그에서 뛰는 거다. 꿈을 안고 살아간다는 건 행복한 거다.

보통 축구선수들은 20대 중반이 전성기라고 하는데, 지금이 전성기라고 생각하나?
백지훈 지금 전성기에 대해 말한다는 건 힘들다. 시간이 지난 후에 대답할 문제인 것 같다.

약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세 명이 유망주라고 불리던 시절이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다. 그런데 벌써 20대 중반이 됐다. 너무 갑작스럽지 않나?
이호 금방 우리 바로 한 해, 두 해 밑의 선수들이 유망주소리를 듣는 게 이쪽 세계다.그래서 유망주란 말을 들을 때부터 이미 그런 게 없었다.

그런 게 없다는 건 무슨 뜻인가?
이호 그 시절이 빨리 지나갔다, 한때 유망주였는데, 이런 생각에 잠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백지훈 청소년 대표를 못해본 친구도 많지 않나? 지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 유망주란 말을 못 들어본 선수도 많다. 우리는 행복하게 축구를 했다고 생각한다.김동현 유망주라는 말을 듣지 않는 지금이 훨씬 더 좋다.

갈수록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 대한 말이 많은데, 운동선수는 시작부터 끝까지 경쟁 아닌가? 그게 문제라는 말을 할 수도 없고. 그런 운명이 지긋지긋할 때는 없나?
백지훈 당연히 있다. 영원히 최고일 수도, 영원한 내 자리도 없기 때문에 후배들이올라오면 당연히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도 받고 짜증도 난다. 누구나 그럴 거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부분에 익숙해질 뿐이지.

K리그가 만족할 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당신들의 생각은 뭔가?
김동현 유럽에서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딱 하나다. 축구가 메인이다. 그래서 시선이 전부축구에 쏠려 있는 반면, 한국은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나라는 작은데 관중이 분산되다보니 아무래도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
이호 외국은 성적은 둘째치고 팀에 대한 애정이 많다. 한국은 그런 부분에서 좀 약하다.
백지훈 유럽 리그 중계가 많아지면서 눈이 많이 높아졌다. 비교하기 시작하면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팬들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아닐까.

프로 선수나 국가대표 선수의 위상도 계속 낮아지는 것 같다.
이호 아무래도 많이 변했다. 외국에선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보통 국가대표이전에 프로 선수라고 대답한다. 여러 선수들 중 선택 받아 프로 팀에 간다. 그것만으로도 인정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저 선수가 프로 선수라고 해도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프로선수들이 잘해야 국가대표도 잘하는 것 아닌가. 선수 탓만 하기는 힘들다.

너무 무거운 얘기로만 흘러가는것 같다. 축구 이외의 관심사가 있나?“저는 축구밖에 생각 안 합니다”라고 답변하는 선수가 많던데.
김동현 어떤 선수인지 알고 싶다.
이호 우리가 만약 “축구밖에 생각 안 합니다”라고 하면 재미 없을 것 아닌가?

그렇게 대답할까봐 미리 얘길했다.
김동현 어떤 선수도 마찬가지겠지만 축구할 때, 시합 있을 때만 몰두하는 편이다. 남는 시간은 그냥 일상에서의 취미생활을 한다.

그럼 축구 말고 무엇에 관심이 있나?
이호 이것저것. 많다. 어떻게 살아야 되나 부터….
백지훈 당구장에 가기도 하고 PC방에 가기도 하다. 축구만 하진 않는다.
김동현 하루에 운동을 많이 해봤자 두세 시간인데.

두세 시간밖에 안 하나? 하루에 대여섯 시간은 하는 줄 알았다.
이호 학교 다닐 땐 그랬다. 프로 팀은 시간이 정해져 있다.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
백지훈 나머지 시간은 개인적으로 연습하는 거다.

사람들이 부러워하지 않나? 보통은 여덟 시간 이상씩 회사에서 일하는데.
백지훈 우리도 시즌이 코앞에 닥치면 다르다.
이호 여덟 시간 일하고 집에 가지 않나. 우리는 집에 못 가고 숙소에 있는다. 가령 저녁에 기분이 안 좋은데 맥주 한잔 해야지 하며 나갈 수 있지만 우리는 못나간다. 그리고 직장다니는 사람들은 직장 상사가 사생활까지 간섭하진 않을 것 아닌가.

얼마 전 성남의 신태용 감독이 이런 얘길 했다“. 축구선수가 연예인을 만나면 선수가정신을 못 차린다는 고정관념은 편견이다, 잘돼서 결혼했으면 좋겠다.”일단 여기서만 해도 셋 중 두 명이 연예인과 커플인 걸로 알고 있다.
백지훈 아니다. 그거 확실한 기사 아니다.

그럼 이호 선수만인가? 어쨌든 최근에 축구선수-연예인 커플이 굉장히 많아진 것 같다.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전혀 다른 분야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란 힘들지 않나?
이호 나도 굉장히 궁금한 것 중 하난데, 왜 축구선수만 그런 얘길 듣나? 분명 농구선수나 야구선수도 만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얘기 나오는 건 항상 축구선수다.언제나 그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된다.

기사가 유난히 많이 보였다.
김동현 축구할 때만 선수지 밖에 나가면 똑같다. 다른 분야 사람도 많이 볼 거고, 누군가와 알게 돼서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루트 같은 게 있다면… 나도 소개받고 싶다.

누가 누굴 소개시켜주고 그런 분위기인가 싶었다.
이호 개인으로나 만나거나, 우연히 그렇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까 사생활 간섭 얘기를 했는데, 팀 내에서 불편하진 않나?
김동현 그런 건 없을 거다. 운동선수는 운동만 해야 된다, 이런 시대는 아닌 것 같다. 안 좋은 일로 기사화되면 곤란하겠지만, 여자친구 있는 건 문제가 안 된다.

20대 중반의 축구선수로서 갖고 있는 현실적인 목표는 뭔가? 3년 후 정도를 내다보고.
김동현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3년 후라면, 군대에 있을 거다. 우리 세 명다.

어디?
백지훈 군대. (일동 한숨)

숨이 턱 막힌다.
이호 이제 그렇지도 않다. 옛날에는 한숨만 나왔는데.
김동현 지금은 셋 다 받아들이고 있다.

얼마 전 야구에서 병역 혜택 말이 많았는데, 부러웠나?
백지훈 부럽다.
김동현 운동선수에게 병역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억울하단 생각은 안 드나? 한국 축구와 야구는 세계 속에서 위치가 다른데.
백지훈 야구는 잘하는데 축구는 왜 그렇게 성적이 좋지 않느냐고 말하는 분이 많은데 둘은 다르다. 야구에서 세계적인 팀들과 경기하는 것, 축구에서 세계적인 팀들과 경기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과 WBC에서 우승하는 것과도 다르고.

롤모델이 있나?
백지훈 지단이었는데, 지금은 은퇴해서 그 이후로는 누군가를 생각해본 적 없다.
김동현 반 니스텔루이 좋아한다. 정말 그렇게 되고 싶었고.
이호 홍명보 선배. 축구선수로서도 그렇고 한 사람으로서도 정말 멋있는 분이다.

어떤 부분이 그렇게 멋있었나?
이호 그냥 멋있다. 사람 자체가 멋있는 사람 있지 않나. 웬만한 선수는 나처럼 생각할 거다.

다시, 아까 현실적인 목표로 돌아가자.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이호 모르겠다. 축구는 계속하고 있을 테니 그 과정에서 여러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백지훈 일단 다음 경기에서 팀이 이겨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싶다.
김동현 어디서가 됐든, 지금보다는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해외리그 진출은 다 동일한 바람인가?
김동현 할 수만 있다면.
백지훈 그렇다.

끝이다. 짧은 휴가인데, 밤에 또 약속 있나?
이호 각자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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