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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두 얼굴

2009.07.10GQ

얄밉도록 귀여운 일본 얼굴 12개.

다이하츠 트레비스와 철인 28호

미니스커트에서 영감을 받아 지독히 작게 디자인한 로버 미니. 그의 명민한 전통은‘공식적으로 ’BMW 미니가 이어가고 있지만 뭘 좀 아는 사람들은 이 얼굴에서 미니의 전통을 발견한다. 일견 더 비슷하게 생겼고, 크기도 작기 때문이다. 동글동글 당찬 동안은 철인 28호를 지독히 닮았다. 게다가 이건 경차다. 배기량 1리터로 연비가 좋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경차 혜택까지 받는다. 1년 전에 독일에서 직수입한 새차로 당시 구입가는 2천3백만원 정도였다.

도요타 윌 사이파와 피카추

이 차를 몰고 도로에 나가면 피카추 취급을 받는다. 어느 차와도 닮지 않는 얼굴에 눈이 번쩍 뜨이는 페인트까지 덮어썼으니 팔도강산 어딜 달려도 시선집중이다. 평생을 주목 받지 못한 외삼촌에게 권하면 좋아할 만한 차다. 이 차 역시 토요타에서 만들었지만 전면에는 윌 로고만 붙었다. 1.3리터 88마력 엔진으로 기름 덜 먹으면서 경쾌하게 달린다. 질주까지는 무리지만 시속 150킬로미터는 자주 넘는다고. 현재 1천3백만원의 가격표를 붙이고 서울 강남구 율현동 중고차 매매시장에 웅크리고 있다.

닛산 마치와 마징가 제트

마치는 1세대와 2세대까지는 그렇고 그런 디자인이었다가, 3세대에 와서 확 예뻐졌다. 눈이 커서 예쁜 이 얼굴은 요즈음 강남에 자주 보인다. 그 안에는 주로 어여쁜 소녀가 타고 있더군. 연약한 그녀를 지키기 위해 마징가 제트가 따라붙었다. 조촐하게 마련된 1.2리터 엔진으로 상냥하게 달리는 이 차는 2003년 12월식으로, 태어난 지 6년이 지났지만 5만3천 킬로미터밖에 달리지 않았다. 촬영 당시 양재동 오토갤러리 SK엔카에 전시되어 있었으며, 가격은 1천1백60만원이다.

토요타 비비와 건담

2006년부터 비비는 이런 얼굴로 바뀌었다. 그전에는 네모난 램프와 네모난 범퍼, 네모난 그릴이 붙어 있는 박스 디자인이었지. 새로운 비비는 전체적으로 유연한 곡선이 많이 들어갔지만 몸통은 여전히 박스다. 실내 공간이 미니 밴처럼 광활해서 어른 다섯 명이 거실처럼 앉아 건담 놀이를 하기에도 좋다. 2006년1월에 태어나 2만5천 킬로미터를 달리다 한국으로 귀화했고, 현재 양평동에 있는 SK엔카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가격은 1천9백20만원. 기아 쏘울 새차와 비슷한 가격이다.

스바루 R1과 아톰

스바루라는 이름은 언제 들어도 일본적이다. 그 회사의 막내, R1은 일본인의 얼굴을 가졌다. 그리 호감 가는 인상은 아니지만, 특유의 강한 냄새는 전자인간 아톰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아톰의 귀를 닮은 백미러는 밑부분이 둥글어 후진할 때 특히 편리하다. 마티즈보다 작은 658cc엔진을 달고 일본의 험한 화산 지대까지 힘차게 달렸던 이 차는 1천5백80만원의 가격표를 붙이고 양재동 오토갤러리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경차가 받는 모든 혜택을 듬뿍 받을 수 있다.

토요타 윌비과 도라에몽

토요타에서 만들었지만 어디에도 토요타 마크는 붙어 있지 않다. 대신 주홍색 바탕에 윌Will 마크가 중심에 붙었다. 윌은 서로 다른 제품을 만드는 토요타(자동차), 아사히(맥주), 카오(가정 소품), 킨키니혼(여행), 마쯔시다(전자제품), 글리카(제과), 코쿠요(문구)가 모여 만든 공동 프로젝트다. 이 차에는 도라에몽의 커다란 머리도 내밀 수 있는 커다란 선루프가 달려 있다. 1.3리터 88마력 엔진은 연비도 좋고 질주도 잘한다.

    에디터
    장진택
    포토그래퍼
    이신구
    아트 디자이너
    아트 에디터 / 김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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