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냐 수정과냐 그것이 문제로다

식혜냐 수정과냐 그것이 문제로다…




수정과


수정과는 꼭 약과와 함께 먹어야 할 것만 같은 음료다. 정갈하게 무릎 꿇고 앉아서 두 손으로 잔을 잡고 마셔야 할 것 같다. 식혜처럼 이 사이에 낀 밥풀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우아하게 잣이나 곶감도 띄워져 있다. 진한 계피의 맛을 이해하려면 나이가 좀 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점잖아야 하니까. 이런저런 ‘편견’을 버리면 수정과는‘개운함’으로 먹는 음료다. 걸쭉한 무엇을 먹고 난 뒤 입을헹구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찐득한 떡이나 약과는 수정과 없이 먹으면 좀 서운하다. 그나저나 식혜와 수정과는 왜 함께 다니는지 생각해보니, 이만큼 훌륭한 다른 전통음료가 떠오르지 않는다.




식혜


민족의 명절 추석이 오면 큰집에 간다. 버스 타고 또 버스 갈아 타고 택시 타고 가야 해서 막상 큰집에 도착하면 목이 말라 죽는다. 그때 식혜 한 잔을 마시면 비로소 추석 명절이 시작된다. 식혜는 입맛에 길들여지는 음식 중 하나다. 집집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모두 자기 집에서 만들던 맛이 최고로 맛있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그렇게 엄마가 전기밥솥 뚜껑 열어보지 말라고 해도 몰래 밥풀이 얼마나 떴나 열어보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과 함께 ‘착 붙는 맛’이라는 표현을 가장 잘 나타내는 식혜의 맛이 살아난다.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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