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자동차에 관한 노트

서울과 자동차에 관한 노트

2015-09-17T10:44:16+00:00 |CAR & TECH|

아홉 명의 사진가가, 아홉 대의 자동차를, 서울에서만 찍었다.

캐딜락 올 뉴 CTS 3.0 x 캐딜락 CTS는 미국 차의 해묵은 편견을 디자인과 실력으로 뒤엎는 차다. 2994cc 직분사 엔진은 직선으로 다듬은 차체와 맞물려 매끄렵게 가속한다. 엔진 소리는 묵직하다. 북악스카이웨이를 올라갈 땐 포근하기까지 했다. 그날 밤, 영하 14도였다. 산은 마을을 안고 있었다. 주택가엔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 카메라가 얼 때마다, 캐딜락에 앉았다. 히터를 켜고,괜히 가속패달을 밟으면서 “이 차는 소리도 따뜻하죠?” 눙쳤다. 4천7백80만원. Photograph by Jang Yoon Jung 볼보 뉴 C30 T5 손에 닿는 모든 촉감에 매력이 있다. 사람의 피부와 가장 흡사하다는 알칸타라 가죽을 쓴 것도 아니고, 소 다섯 마리를 잡아 덮은 것도 아닌데. 그저, '이 차가 내 차려니…’ 생각하게 되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서울 어디의 배경에서든 주저없이 녹아든다. 청담동이든, 이태원이든, 구불구불한 주택가 골목에서든, 같은 정도로 관대하다. 2500cc 직렬 5기통 터보 엔진, 최고출력 230마력, 제로백은 7.1초, 최고속력은 시속 235킬로미터다. 4천3백80만원. Photograph by Kang Bong Hyung 뉴 아우디 S4 아우디는 앞선 운전자의 백미러에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S4의 물결무늬 LED 헤드램프라면, 낮과 밤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S4엔 3000cc 직렬 6기통 슈퍼차저 엔진이 들어 있다. 최대토크44.9kg.m에 333마력. 제로백은 5.3초다. 준중형 세단의 몸을 하고, S4는 그렇게 달린다. 당신이 조금만 비껴준다면, 더 예쁜 엉덩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순식간에. 8천6백만원. Photograph by Mok Na Jung 렉서스 LS460 LS460은 렉서스의 기함 모델이다. 비교를 거부하는 안락, 전기차를 타는 것 같은 침묵, 한 시대를 장식했던 트렌드. 불안은 미국에서 증폭됐다. 토요타의 늦은 대처,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만 불량이라는 말을 반증하는 증거들은 토요타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LS460을 타고 강변북로를 달릴 때, 불안은 서해처럼 변덕스러웠다. 하지만 굳게 닫힌 창문, 완벽하게 차단된 오후 네 시 서울의 소음 속에서 오디오 볼륨을 높이려고 버튼을 돌렸을 땐, 모든 게 달걀 노른자같이 부드러웠다. 스트레스가 다 풀릴 정도로. 견고한 상징과 당면한 현실 사이에 렉서스가 있다. 1억3천3백50만원. Photograph by An Ha Jin 인피니티 G37 컨버터블 인피니티의 박지용 딜러는 한 인터뷰에서 “무한대의 성능, 무한대의 안정성, 무한대의 내구성을 추구하는 브랜드” 라고 설명했다. 핸들링은 엄마나 누나가 몰아도 마냥 편할 만큼 부드럽다. 하지만 액셀러레이터에서 엔진을 거쳐 바퀴까지 전달되는 힘이 강하다. 3700cc 자연흡기 엔진은 329마력을 낸다. 아무 정보도 없다면, 그저 날렵한 세단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모르는 말이다. 운전석에선, 결코 얌전하지만은 않은 ‘인피니티’ 의 재미를 느끼고 있을 테니까. 이 차는 지붕이 열리는 G37 컨버터블이다. 7천2백90만원. Photograph by Arnold Park 폭스바겐 골프 GTD5세대 GTi는 ‘베이비 포르쉐’ 라고 불렸다. GTD는 6세대 골프의 고성능 버전이다. 6세대 골프는 5세대 골프와 GTi의 중간에서 어떤 묘를 찾은 모델이었다. 힘, 가속, 핸들링엔 모자람이 없었다. 외관과 인테리어엔넘침이 없었다. 거기에 다시, GTD다. 고성능 디젤 엔진이라는 뜻이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는 35.7kg.m. 제로백은 8.1초. 안전 최고 속도는 시속 220킬로미터다. 이런 차가, 1리터로 17.8킬로미터를 달린다. 출시 첫 날, 150대나 팔렸다. 4천1백90만원. Photograph by Park Woo Jin 포드 머스탱 V6 프리미엄 쿠페 자로 잰 듯한 합리, 풍절음도 느낄 수 없는 안락 같은 말들로 포드 머스탱을 수식할 순 없다. 보닛을 열었을 땐, 갈수록 간결하게 정돈되어가는 요즘 차답지 않은 투박함이 있었다. 어떤 간격들은 의외로 넓기도 했다. 기계의 정교함으로 이 차를 평가하자면, 외면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성적 투박함, 덩치를 압도하는 엔진 소리, 가속할 때마다 들썩이는 보닛, 맹렬한 후륜구동에 ‘파란색’ 머스탱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머스탱은 합리보단 낭만의 영역에 있는 차니까. "머스탱~!!” 이태원 길 위에서, 한 남자는 양 집게손가락으로 이 차를 가리키며 환호했다. 머스탱mustang은 미국 서남부에 사는 야생말의 이름이다. 영어사전엔, "그 곰은 머스탱처럼 난폭했다” 는 예문도 있다. Photograph by Less 벤틀리 컨티넨탈 슈퍼스포츠 두 개의 동그라미로 만든 헤드램프, 격자무늬 라디에이터그릴은 벤틀리의 상징이다. 하지만 눈을 부릅떴다. 양옆 라디에이터 그릴은 세로로 길게 세웠다. 보닛에도 두 부분의 공기 흡입구가 있다. '더 빠른’ 벤틀리라는 상징들이다. 6000cc, 12기통 트윈 터보 엔진, 제로백은 3.9초, 최고속도는 시속 329킬로미터. 서울 논현동에서 설악 IC까지 한 시간 걸렸다. ‘역사상 가장 빠른 벤틀리’ 라는 말은 허투루 쓴 게 아니다. 3억7천5백만원. Photograph by Lee Shin Goo 벤츠 C220 CDi 가장 젊은 벤츠의 세단이다‘. 베이비 벤츠’라고도 불린다. 일단은 가격 때문이다. 벤츠의 세단 중 ‘그나마’ 저렴하다. 굳이 분류하자면 ‘준중형’ 이라고 할 수 있다. C클래스는 푸릇푸릇한 청년이지만 성능은 성숙하다. 2200cc 디젤 엔진이 170마력을 낸다. 최대속력은 시속 230킬로미터, 연비는 리터당 15.5킬로미터다. 벤츠의 삼각별이 라디에이터 그릴 위에 크게 박힌 건, 이 차가 점잖기만 한 세단이 아니라는 벤츠의 상징이다. 세 개의 꼭지점들은 각각 품격, 부, 신뢰를 상징한다. 5천4백30만원. Photograph by Choi Da H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