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아름다운 것들

2010.03.03장우철

무릇 사물의 쓰임과 이치를 따지거늘, 그늘에서 나뭇결을 쓰다듬는 마음으로 만든 것이라면 어찌 족하지 않겠는가. 또한 그것이 정직하고 아름다우니 전통과 현대에 무슨 터울이 있을까.

과감한 무늬가 있는 셔츠와 검정 바지는 모두 구찌, 잉크병 모양의 향수는 마크 제이콥스.

과감한 무늬가 있는 셔츠와 검정 바지는 모두 구찌, 잉크병 모양의 향수는 마크 제이콥스.

 

디자이너 김백선이 디자인하고 무형문화재인 소목장 조석진 선생이 만든 사방탁자‘심재’와 ‘심재3’(서랍이 달린 것). 흑단나무와 오동나무로 불가결한 선만을 남긴 듯한 뉘앙스는 차라리 경건하다. 그저 뭔가를 놓고 생각날 때마다한번씩보고싶다. 무형문화재와 디자이너의 협업인 천년전주명품 ‘onn’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www.onnlife.or.kr, 제이-Z의 얼굴이 커버로 실린 잡지 [Interview]와 뉴 에라 모자.

디자이너 김백선이 디자인하고 무형문화재인 소목장 조석진 선생이 만든 사방탁자‘심재’와 ‘심재3’(서랍이 달린 것). 흑단나무와 오동나무로 불가결한 선만을 남긴 듯한 뉘앙스는 차라리 경건하다. 그저 뭔가를 놓고 생각날 때마다한번씩보고싶다. 무형문화재와 디자이너의 협업인 천년전주명품 ‘onn’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www.onnlife.or.kr, 제이-Z의 얼굴이 커버로 실린 잡지 [Interview]와 뉴 에라 모자.

비단이라는 말에선 감촉이 먼저 온다. 인사동 쌈짓길 꼭대기에 있는 강금성 선생의 빈컬렉션엔과연비단이 온전한 비단으로 존재한다. 노랗고 빨갛고 파랗지만 짹짹짹 경박하지 않고 서로의 색에 의지하며 풍경을 만든다. 여러 색깔 비단을 사용한 수조각 무릎덮개 80만원, 노랑색과 초록색 비단으로 만든 오각쿠션 8만원, 누에고치로 속을 넣은 색동 베개 18만원, 모두 빈 컬렉션, 가죽 목걸이는 블랭크 에이 at 램, 음반은 네온 인디언 [PsychicChasms]

비단이라는 말에선 감촉이 먼저 온다. 인사동 쌈짓길 꼭대기에 있는 강금성 선생의 빈컬렉션엔과연비단이 온전한 비단으로 존재한다. 노랗고 빨갛고 파랗지만 짹짹짹 경박하지 않고 서로의 색에 의지하며 풍경을 만든다. 여러 색깔 비단을 사용한 수조각 무릎덮개 80만원, 노랑색과 초록색 비단으로 만든 오각쿠션 8만원, 누에고치로 속을 넣은 색동 베개 18만원, 모두 빈 컬렉션, 가죽 목걸이는 블랭크 에이 at 램, 음반은 네온 인디언 [PsychicChasms]

박종선 작가가 공들여 만든 가구를 보고 스칸디나비안 가구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세심하게 살피면 무릎을 치듯 알게 될 것이다. 필경 이것은 조선 선비들의 사랑방 가구로부터 이어진 흐름이라는 것을, 더하기보다 덜어내면서 기능에 충실하고자 하는 면면이 간결하다. 저 의자에 앉아 뭔가 해야 한다면 글쎄, 우선은 연필을 깎고 싶다. 서미 갤러리에서 3월 19일까지 전시가 있고, 문의는 갤러리를 통하면 된다. www.seomituus.com, 연두색 니트 양말은 하버색 at 샌프란시스코마켓, 테니스 공은 윌슨

박종선 작가가 공들여 만든 가구를 보고 스칸디나비안 가구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세심하게 살피면 무릎을 치듯 알게 될 것이다. 필경 이것은 조선 선비들의 사랑방 가구로부터 이어진 흐름이라는 것을, 더하기보다 덜어내면서 기능에 충실하고자 하는 면면이 간결하다. 저 의자에 앉아 뭔가 해야 한다면 글쎄, 우선은 연필을 깎고 싶다. 서미 갤러리에서 3월 19일까지 전시가 있고, 문의는 갤러리를 통하면 된다. www.seomituus.com, 연두색 니트 양말은 하버색 at 샌프란시스코마켓, 테니스 공은 윌슨

 

좋은 부채로 내는 바람은 다르다. 팔랑대는 플라스틱 간사함과는 신분이 다른 바람이 얼굴로 온다. 그 바람은 편안하다. 더워 죽겠어서 미친 듯이 부쳐도 짜증 없이 다만 편안하다. 더구나 무형문화재 선자장 조충익 선생이 만든 부채를 보면 그 출중한 생김에 넋을 잃고 만다. 전주에서 남원 가는 국도변에 있는 선생의 작업실에 가거나 천년전주 명품‘onn’을 통해 구매의뢰를 할수있다. www.onnlife.or.kr, 빨간색 체크 셔츠는 하버색, 청바지는 웨어하우스, 모두 샌프란시스코 마켓

좋은 부채로 내는 바람은 다르다. 팔랑대는 플라스틱 간사함과는 신분이 다른 바람이 얼굴로 온다. 그 바람은 편안하다. 더워 죽겠어서 미친 듯이 부쳐도 짜증 없이 다만 편안하다. 더구나 무형문화재 선자장 조충익 선생이 만든 부채를 보면 그 출중한 생김에 넋을 잃고 만다. 전주에서 남원 가는 국도변에 있는 선생의 작업실에 가거나 천년전주 명품‘onn’을 통해 구매의뢰를 할수있다. www.onnlife.or.kr, 빨간색 체크 셔츠는 하버색, 청바지는 웨어하우스, 모두 샌프란시스코 마켓

 

창덕궁 담벼락 우일요는 사철나무 그늘 같다. 그곳에서 김익영 선생의 백자는 두꺼비마냥 어눌한 모양일 때도 포도알처럼 탱글한 빛이 돈다. 서울의 귀부인 취향을 고상하게 보여주면서도‘모던’이라는 가치를 결코 겉돌지 않는다. 텅 비어서 여백이 아니라 컵 하나를 놓아 생기는 공기를 비로소 여백이라 부르는 옳은 미학이 거기에 있다. 포도무늬 접시 4만원, 단정한 물잔 3만원, 흑색 사각 접시 4만원, 산 모양 문진 5만원, 모두 우일요. www.wooilyo.com, 짚신벌레 무늬 보타이는 드레이크스 by 일 치르코. 바닥에 깐 종이는m/m파리스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던 시절의 와 지금은 폐간된 일본 잡지 [MR]

창덕궁 담벼락 우일요는 사철나무 그늘 같다. 그곳에서 김익영 선생의 백자는 두꺼비마냥 어눌한 모양일 때도 포도알처럼 탱글한 빛이 돈다. 서울의 귀부인 취향을 고상하게 보여주면서도‘모던’이라는 가치를 결코 겉돌지 않는다. 텅 비어서 여백이 아니라 컵 하나를 놓아 생기는 공기를 비로소 여백이라 부르는 옳은 미학이 거기에 있다. 포도무늬 접시 4만원, 단정한 물잔 3만원, 흑색 사각 접시 4만원, 산 모양 문진 5만원, 모두 우일요. www.wooilyo.com, 짚신벌레 무늬 보타이는 드레이크스 by 일 치르코. 바닥에 깐 종이는m/m파리스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던 시절의 와 지금은 폐간된 일본 잡지 [MR]

대나무를 실처럼 얇게 쪼개고 그것을 다시 촘촘하게 엮어 발 형태로 만드는 극단적으로 세밀한 작업. 한지발을 만드는 이는 이제 무형문화재한지발장 유배근 선생뿐이다. 디자이너 김백선과 협업해 인테리어의 역할까지 아우른 이 작품을 보면 감탄사가 목구멍 깊은 곳에서 나온다. 거기에 무형문화재 악기장 고수환 선생이 만든 거문고가 소리를 튕긴다. 추녀에 방울 지는 봄비가 그러할까? www.onnlife.or.kr, 검정색 셔츠와 넥타이는 이브 생 로랑 리브 고시, 바지는 구찌.

대나무를 실처럼 얇게 쪼개고 그것을 다시 촘촘하게 엮어 발 형태로 만드는 극단적으로 세밀한 작업. 한지발을 만드는 이는 이제 무형문화재
한지발장 유배근 선생뿐이다. 디자이너 김백선과 협업해 인테리어의 역할까지 아우른 이 작품을 보면 감탄사가 목구멍 깊은 곳에서 나온다. 거기에 무형문화재 악기장 고수환 선생이 만든 거문고가 소리를 튕긴다. 추녀에 방울 지는 봄비가 그러할까? www.onnlife.or.kr, 검정색 셔츠와 넥타이는 이브 생 로랑 리브 고시, 바지는 구찌.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점에서 가장 잘 만든 물건은 무엇일까? 엽서를 선택한다. 과연 조선의 산수화 한 점을 보고 간직한 느낌을 정갈하게 이식해놓았다. 혜원과 단원의 생동하는 인물이 있고, 추사의 마른 붓질이 있다. 2007년의 같은 멋진 전시에도 아름다운 엽서는 세트로 묶여 상품화되었는데, 과연 가장 좋은 분에게 쓸 엽서로 손색이 없는 ‘디자인’ 이다. 서울에서 가장 흔한 말이지만, 정작 만나기는 어렵다는‘좋은 디자인’이 거기 있다. 피에르 파울로 파졸리니 엽서, 파키라 잎, 블랭크 에이 금속 브로치, 마돈나의 97년 싱글 [Secret], 산 펠레그리노 병, 바젤 아트 티켓, 디자이너 송자인의 액세서리 오브제.

국립중앙박물관 기념품점에서 가장 잘 만든 물건은 무엇일까? 엽서를 선택한다. 과연 조선의 산수화 한 점을 보고 간직한 느낌을 정갈하게 이식해놓았다. 혜원과 단원의 생동하는 인물이 있고, 추사의 마른 붓질이 있다. 2007년의 <유리건판 궁궐사진전>같은 멋진 전시에도 아름다운 엽서는 세트로 묶여 상품화되었는데, 과연 가장 좋은 분에게 쓸 엽서로 손색이 없는 ‘디자인’ 이다. 서울에서 가장 흔한 말이지만, 정작 만나기는 어렵다는‘좋은 디자인’이 거기 있다. 피에르 파울로 파졸리니 엽서, 파키라 잎, 블랭크 에이 금속 브로치, 마돈나의 97년 싱글 [Secret], 산 펠레그리노 병, 바젤 아트 티켓, 디자이너 송자인의 액세서리 오브제.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모레
    스탭
    어시스턴트/ 이승빈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