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여자-유인나

한 줌 모래로 흩어져버릴지라도, 한 번 움켜쥐고 싶은 여배우들이 모래 위에 누웠다.

유인나

“저 책 읽는 거 좋아해요.” 무릎을 턱까지 끌어올리고 의자에 앉은 유인 나가 입술을 샐쭉 모으며 말했다. “요새는 시나리오 읽어요. 아, 저한테 들어온 시나리오는 아니에요.” <지붕뚫고 하이 킥> 속 ‘인나’가 하는 말 같진 않다. 이미지라는 게 결국 포장인가, 싶을 때 유인 나가 또 말했다. “오늘 촬영 너무 좋아요. 섹시한 거 정말 좋은 거 아닌가요?” 톤이 높고, 수도꼭지처럼 조이는 것 같은 여자애 목소리. 그리고 내뱉는 화끈한 말. 스물아홉 살 그녀는 지금, 뭐든 할 태세다. 캔디 친구든, 일용엄니든 . “주말예능을 시작했어요. 여자가 열두 명이나 나오는데 제 나이가 딱 중간이에요. 열심히는 하는데, 별로 안 웃긴, 그런 캐릭터예요.” 곧 방영될 드라마 <버디버디>도 찍고 있다. “이렇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쨌든 연기는 너무너어어무 재밌으니까요. 연기 안 했으면 언제 이렇게 모래 위에서 뒹굴어보겠어요?” 해운대에서 소주 두 병만 마시면 할 수 있다고 답해줬다. “이히히히, 으헤헤헤.” 웃음소리만으로도 사람을 달구는 이 여자를 누가 ‘그냥 커피’라고 말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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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Eat, Drink,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