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팥

뇌까지 시원해지는 팥빙수 8종을 모두 퍼먹었다.

1. KFC
토핑 팥, 떡, 연유, 아이스크림, 통조림과일, 블루베리 시럽, 아몬드프레이크.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너무 느끼하다. 입 안에서 질척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질감도 끈적하다.
얼음 유달리 맹물 맛이 많이 난다.
총평 아쉽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모든 토핑이 다 있는데도 맛은 뭐가뭔지 알 수 없이 엉기기만 한다. 태극당보다 더 달고, 아이스크림의 느끼함은 오히려 입 안을 덥게 만든다. 프레이크의 아몬드 맛도 괜히 튄다. 3천원.

2. 태극당
토핑 팥, 떡, 연유, 프레이크, 통조림과일, 사각 젤리, 케이크 위에 올라가는 딸기 모양 젤리.
얼음 입자가 제일 거칠다. 어릴 때 동네 슈퍼마켓 앞에서 푸른색제빙기로 갈아낸 얼음 같다.
총평 말도 못하게 달다. 그 맛으로 먹는다지만, 단 게 없어 팥빙수를 찾는 시대가 아니라 부담스럽다. 달고 신 토핑이 얼음의 시원함을 덮는다. 그래도 옛날 빵집분위기에서 선보듯 마주 앉아 팥빙수를 먹는 재미는 있다. 7천원.

3, 나폴레옹 과자점
토핑 팥, 떡, 연유. 양구에서 공수한 팥과 해남 햅찹쌀로 만들었다고 크게 써 붙인 만큼, 맛도 좋다. 팥에 계피가루를 넣어 향이 슬쩍 난다.
얼음 우유로 만든 얼음을 갈았다.사각사각함이 살아 있는 입자다.
총평 통팥 그대로의 맛. 양껏 올려주는 팥에 얼음을 비벼 먹다보면 입 안에서부터 포만감이 느껴진다. 아이스 팥빵을 먹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단맛이 싫은 어른들, 그리고 거의 모든 남자들이 좋아할 맛이다. 9천원.

4. 콜드스톤
토핑 떡, 아이스크림, 딸기, 바나나, 블루베리 시럽, 아몬드 프레이크. 특히 콜드스톤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딸기맛스바나 아이스크림을 올렸다.
얼음 입자가 약간 굵다. 하지만 떡처럼 쫄깃한 콜드스톤 특유의 아이스크림과 뭉치면 잘 맞는다.
총평 새콤한 맛이 두드러지는 팥빙수다. 사실 팥이 없기 때문에 과일 빙수인데, 수증기통 같은 더위에 시달리다 보면 이 빙수가 먼저 생각날 것 같다. 6천9백원.

5. 아티제
토핑 팥, 떡, 연유. 평생 팥을 쑤신할머니가 납품한다고 한다.
얼음 숟가락을 꽂으면 얼음이 푹푹 내려앉을 만큼 곱다. 그래서 뿌린 연유가 금방 얼음에 스며든다.
총평 팥빙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밀탑 팥빙수의 젊은 버전. 팥이 달달해서, 아티제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이 칼로리 걱정 잊고 마구 먹을 만하다. 1만3천원.

6. 버거킹
토핑 팥, 떡, 연유, 아이스크림, 통조림과일, 블루베리 시럽.
얼음 태극당만큼 거친 얼음이다.
총평 매장마다, 직원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팥 맛보다도 시럽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시럽이 많이 들어갔다. 차가워서 눈을 찡그리는 게 아니라, 너무셔서 눈을 자꾸 찡긋하게 된다. 쭈쭈바를 먹는 느낌이다. 4천5백원.

7. 밀탑
토핑 팥, 떡. 차진 떡은, 다른 모든 팥빙수떡과 비교해 절대 우위다.
얼음 연유와 우유를 섞어 얼음으로만들어 맛도 진하고 입자도 부드럽다. 동시에 시원하게 씹힌다. 우유맛이 강하지만, 반쯤 먹고 팥을 추가하면 될 일이다.
총평 장안의 일품 팥빙수집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퍼먹는 걸 구경하면서 줄을 길게서는 건 사실 고역이다. 7천원.

8. 롯데리아
토핑 팥, 떡, 연유, 아이스크림, 통조림과일, 체리, 프레이크.
얼음 패스트푸드 팥빙수 특유의 굵은 얼음이다. 얼음 양이 팥에 비해 많아, 그릇 아래 가라앉아 있는 팥을 찾아 자꾸 뒤집어 엎게 된다.
총평 기대했던 정도의 무난한 맛이다. 시럽이 없고 프레이크가 다른 팥빙수보다 많이 들어가서 전체적으로 고소한 맛이 강하다.4천5백원

SHARE
[GQ KOREA 피처 에디터] Eat, Drink,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