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길 위의 남자

2010.09.15강지영

남자는 지금 봐도 멋진 여행 가방을 들었다. 사진은 투미 초기의 광고 컷이고, 세월은 35년이 지났다.

길 위의 남자

사진 속 남자는 소매가 약간 긴 트렌치를 입은 것 빼곤 흠잡을 데 없는 스타일이다. 이발 기계로 올려 깎지 않고 가위로 잘라 정리한 뒷머리, 질 좋은 가죽으로 만든 여행 가방, 특히 하나는 들고 하나는 메야 사는 ‘폼’의 원칙을 알고 있다. 여자와 키스할 땐 눈을 감는 상냥함은 기본이고. 옛날 사진속에서 멋진 걸 발견하면 바뀐 시절을 통탄하고 그만일테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다. 투미의 35주년 기념 제품인 투미 오리지널은 초기의 모양새를 거의 그대로 살렸다. 더플백과 가먼트백, 백팩과 토트백을 포함한 일곱 종류의 가방은 옛날식으로 투박하고 담대하다. 1975년 성공과 행운을 상징하는 페루 잉카 문명의 우상에서 이름을 딴 투미는 업계 최초로 방탄 나일론 소재 가방을 출시했는데 이후 수많은 ‘첫 번째’기록을 세웠다. 스물다섯 개가 넘는 특허의 면면은 회전되는 어깨끈 고리, 오메가 지퍼 시스템, P 형태 회전 핸들 등으로 이어진다. 롤러 블레이드 기술을 사용해서 어떤 도로에서도 매끄럽게 달릴 수 있게 만든 트롤리의 인라인 스케이트 바퀴 시스템은 기발하고 귀여워서 저절로 웃음이 난다. 오라는 데 많고 갈 곳도 많은 오바마 대통령과 브래드 피트, 지젤 번천과 안젤리나 졸리가 괜히 투미 가방을 들고 떠나는 게 아니다.

    에디터
    강지영
    포토그래퍼
    Courtesy of Tumi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