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시윤은 대답이 빨랐다 part1.

윤시윤은 대답이 빨랐다. <제빵왕 김탁구>가 준 소신과 원칙을 이야기할 땐 의자를 바짝 당겼다. 그리고 지금이 가장 긴장할 때라고 호치키스 찍듯 꽉 눌러 말했다.

화이트 셔츠는 T.I포 맨, 재킷과 체크 바지는 모두 비비안웨스트우드 포 맨, 벨벳 보타이는 폴스미스, 시계는 셀린느 by 갤러리어클락.
화이트 셔츠는 T.I포 맨, 재킷과 체크 바지는 모두 비비안웨스트우드 포 맨, 벨벳 보타이는 폴스미스, 시계는 셀린느 by 갤러리어클락.

 

화이트 셔츠는 ck캘빈클라인, 재킷과 바지와 타이는 모두 밴드오브아웃사이더스 by 블리커, 포켓치프는 브로어 by 일 치르꼬, 머플러는 프랑코 페라리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가방은 콜롬보, 시계는 시티즌 by 갤러리어클락.
화이트 셔츠는 ck캘빈클라인, 재킷과 바지와 타이는 모두 밴드오브아웃사이더스 by 블리커, 포켓치프는 브로어 by 일 치르꼬, 머플러는 프랑코 페라리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가방은 콜롬보, 시계는 시티즌 by 갤러리어클락.

<제빵왕 김탁구>가 끝났다. 이 순간을 기다렸나?
정확하게 말하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순간을 기다렸다. 촬영하면서 행복했기 때문에 빨리 끝내야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종방연 때 많이 울었다.
제작 발표회 때가 생각나서 그랬다. 그때 기자들이 질문했던 게 결국 두가지였다. “대작들과 경쟁합니다. 알고 계세요?” “그럼 어떻게하실건가요?”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 밖에 없었다. “저는 정말 부족합니다. 두 주인공이 가진 달란트를 이길 수 있는 역량은 없지만 드라마라는 것은 캐릭터가 말해주는 거니까, 탁구를 한번 믿어주십시오.” 당시엔 아무도 듣지 않았다.

그럼 결국 한 방 먹인 거니까, 승리의 눈물이겠다.
그렇다기보단, 그냥 종방연 자리가 너무 감격스러웠다. 배우들이 모두 앞에 나가서 일렬로 섰을때, 이런 생각을 했다. “보십쇼. 아직도 저는 제작 발표회 때와 똑같습니다. 근데 사실 제 뒤에 이 배우분들이 있었습니다.” 드라마를 시작할 땐 사람들이 다 나만 보고 있었다. 그때 비웃었던, 혹은 안 될 거라고 했던 사람들은 함께 연기한 다른 배우들을 못 봤던 거다.

기자를 설득하는 일보다 동료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믿음을 주는 게 훨씬 중요한 일이다. 드라마를 시작할 때 당신만의 무기는 뭐였나?
정말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었다. 이미 스태프들은 온 힘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었으니까. 촬영장 앞에 ‘촬영 중입니다’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다. 초반엔 그렇게 해놔도 아무도 모르고 그냥 지나갔다. 그럴수록 의기소침해지지 말자고 생각했다. “우와, 윤시윤이에요? 윤시윤 한번만 봐도 돼요?” 누가 지나가다가 이렇게 말해주면 스태프들도 얼마나 기운이 났겠나. 그런 것들을 못 해드려 죄송스러웠다. 그래서 촬영장에서 더 방방 뛰었다. “여러분들의 배웁니다. 저 절대로 용기 잃지 않을 거고, 씩씩하게 한번 가볼게요”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정치가 같다.
뽑아 줄 건가? (웃음) 근데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맞는 거라고 배워왔다.

의외의 성공이라는 말은 기분 나쁜가?
짜릿하다. 좋다! 정말 의외의 성공이다. 하지만 그 말에 하나 덧붙이고 싶은 건, 난 예상했던 부분이 분명 있었다는 거다.

시청률?
아니, 그건 정말 몰랐다. 다만 이 드라마가 착한 드라마고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이 드라마로 인해서 많은 분이 희망을 얻고, 가치관이 변할 수도 있다고, 그럴만한 진정성이 이 드라마에 있다고, 백 퍼센트 이백 퍼센트 확신했다.

우리 사회에서 진정성이 통한다고 생각하나?
그건 천 년 만 년이 지나도 통한다. 왜 <인간극장>을 보면서 사람들이 감동을 받겠나. 자극적인 요소도 없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진정성이 담긴 작품을 찾아내는 당신의 눈을 믿나?
전혀 아니다. 어떤 것이 나를 성장시킬 작품인지, 흥행할 작품인지 전혀 모른다. 알고 있는 딱 하나는 작은 역할까지도 모두 살아 숨 쉬는 작품이 좋다는 점이다. <지붕 뚫고 하이킥>도 그랬다.

그래도 주인공은 주인공이다. 김탁구의 상황과 연기는 주인공답게 종종 극적이었다. 그 중 눈물을 흘리면서 빵을 먹는 장면이 힘들었나, 개다리춤 추는 장면이 힘들었나?
단언할 수 있다. 개다리춤을 추는 게 훨씬 힘들다. 탁구는 빵을 신나게 만들고, 내일은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하고, 차가운 방바닥에서도 행복하게 잘 수 있는 친구다. 그런데 과연 이 윤시윤도 그럴까? 내 마음속에 아직 분노가 있는데 촬영에 임한 적도 있고, 슬픔이 있는데 행복한 미소를 지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슬픔은 끌어내 촬영을 할 수가 있는데, 개다리춤은 행복을 전해야 해서 어려웠다.

어떤 슬픔과 분노인가?
그냥 부담감 같은 것들이 나를 눌렀다. 그땐 좀 우그려져 있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잘해야 하는데….

그래선지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윤시윤의 모습이 탁구 위로 자주 보였다.
참, 그 부분은 부끄럽고 반성해야 한다.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건데, 거기에 힘이 들어가있었다. 내 연기에 ‘열심히 해야만 해, 강하게, 몸을 날려서’가 늘 있었다는 거다. 그건 윤시윤이다. 탁구가 아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어어, 열심히 하는 우리 시윤 배우, 이게 나와 버리면 안 되는데…

다행히 김탁구의 캐릭터가 그렇기도 했다.
아니다. 후회한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오기 전까지, 열심히 해야지 열심히 해야지 하는 강박관념을 더 극으로 치닫게 할 거다. 지금 자신을 괴롭힐 대로 괴롭힌 뒤 작품에 딱 들어가면 아, 이제 할 만큼 했으니까 되는 대로해보자, 라는 게 될 것 같다.

데뷔작 <지붕 뚫고 하이킥>을 시작할 땐 그런 강박증이나 부담이 없었나?
<하이킥>을 찍기 전에는 인성을 가꾸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연기자로 살기 위해선 인성이 중요하니까. 어차피 연기라는 건, 하면서 늘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하는데, 스스로 많은 것을 미리 만들어놓으면, 그게 답이 아니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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