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둥이

말하고 또 말한다. 볼기짝이나 엉치나 엉덩이나 둔부가 아니라, 궁둥이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궁둥이>에서.



스바루 포레스터 2.5
누가 내 차를 좀 알아봐주길 바란다면, 스바루 포레스터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안팎으로 단출하다. 2,457cc 가솔린 엔진이 최대출력 172마력을 낸다. 연비는 리터당 9.9킬로미터, 최대토크는 23.5kg.m이다. 하지만 스바루가 고집하는 수평대항 4기통 박서엔진의 낯선 감각. 보통 운전석에서 느끼는 엔진의 높이는 가슴께에서 수평이다. 하지만 스바루는 오른발과 수평인 지점이다. 중심이 낮다는 뜻이다. 치고 나가는 맛이 부족하더라도, 돌아나가는 재미가 있는 건 그래서다. 게다가 항시사륜구동이니까 더 안정적이다. 생산량의 43퍼센트가, 그 가치를 알아본 미국에서 팔린다. 한국 판매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3천7백90만원.





뉴 아우디 A8
뉴 아우디 A8의 미덕은 ‘관용’이다. 모든 좌석에서 고른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운전석에선 재미를, 조수석에선 안락을. 이 차의 뒷좌석에 앉는다는 건, 스스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행위다. 하지만 직접 운전할 때나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딸 때의 쾌락에도 위화감은 없다. 4.2리터 FSI 엔진은 372마력을 내고 제로백은 5.7초, 최고속도는 210킬로미터에 제한돼 있다. 차 안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핫스팟 기능’, 패드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써서 각종 장치를 조작하는 ‘아이터치’기술도 적용됐다.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로 만든 차체는 이전보다 6.5킬로그램 가볍다. 수치를 읽고 성능을 갈음하기보단 문을 여닫고 의자에 앉는 순간,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손가락 끝으로 만졌을 때, 아우디 A8이라는 이름이 하나의 느낌표로 남는다. 11월 초에 출시된다. 가격은 미정.





GM대우 알페온
BMW, 아우디, 렉서스와 직접 비교했던 광고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일각에선 비웃기도 했다. 디자인에선 호오가 갈릴 것이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숙성만큼은 근거 없는 마케팅도, 허언도 아니다. 오직 새벽 세 시처럼 고요하다. 그래서 앞 차가 끼어들 때도, 버스가 들이밀 때도 괜스레 관대해진다면 과장이 될까? 운전석에서 판단할 일이다. 3.0 V6 SIDI 엔진은 263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는29.6kg.m이다. 최대출력과 최대토크가 터지는 엔진 회전수가 높아서 초반가속력이 더디다는 질타를 받았지만, ‘뛰쳐나가는’ 속력만으로 자동차를 평가할 순 없는일이다. CL300은 3천6백62만~3천7백87만원. EL300은 3천8백95만원.





볼보 XC90 D5
위풍당당하다. XC60은 SUV의 모든 미덕을 다 갖춘 차였다. 물렁할 때와 딱딱할 때의 간극이 넓어서 재미가 있었다. XC90은 조금 더 오프로드에 가깝다. 약 20센티미터 더 길고 높다. 2,400cc 직렬 5기통 터보 디젤 엔진은 최대출력 185마력, 최대토크 40.0kg/m을 낸다. 2톤이 넘는 차체를 움직이는 데 모자람이 없다. 이 차를 타고 백록담인들 못 오를까? 뒷좌석 가운데 자리는 아이의 키높이에 맞춰 조절할 수 있고, 3열에도 의자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최대한 많은 사람과 더 멀리,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차라는 뜻이다. 강, 산, 바다에서 놀 수 있는 모든 장비를 싣고. 6천8백50만원.





인피니티 QX
거대하다. 전장은 5미터, 폭은 2미터를 상회한다. 높이도 2미터에 가깝다. 인피니티의 플래그십 SUV다. QX에는 인피니티의 모든 기술이 집약됐다. ‘어라운드뷰 모니터’는 차둘레 360도를 모두 모니터에 투영한다. SUV의 태생적 사각지대를 기술로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다. QX가 들어옴으로써, 이젠 인피니티의 모든 모델을 한국에서 살 수 있게 됐다. 미국과 캐나다를 묶은 북미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 닛산은 이 차를 ‘한정판매’의 형식으로 들여왔다고 전했다. 들여온 만큼은 이미 다 팔렸다. 원하는 사람은 언제든 살 수 있지만, 대량판매를 위한 모델은 아니다. 1억2천5백만원.





폭스바겐 CC
CC의 지위는 독특하다. 폭스바겐의 모든 모델이 공유하는 모범생 기질을 그대로 갖췄으면서, 거기에 속하지 않고 관조하는 한량 같은 느낌이라서 오래 보게 된다. 1,968cc 디젤 엔진과 6단 DSG 기어를 맞물렸다. 최대출력은 170마력, 최고속도는 시속 224킬로미터다. 최대토크 35.7kg/m는 엔진회전수 1750~2500에서 터진다. 가장 많이 쓰이는 실용영역이고, 3,000cc 가솔린 엔진급의 힘이다. 리터당 16.2킬로미터인 연비는 쿠페 모델 중 가장 높다. 볼 때마다 ‘예쁘다’고 되뇌었지만, 뒷좌석에 두 명밖에 탈 수 없는 차는 가족 때문에 살 수 없었다면 지금이 기회다. 2011년형은 5인승 모델로 출시됐다. 5천1백90만원.





BMW 528i
‘부드럽다’는 중론이었다. 외관은 무난하고 둥글다. 게다가 인간이 본능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1:1.6의 황금비에 각종 수치를 맞춘데선 디자이너의 강박까지느껴진다. 하지만 BMW의 철학은 ‘Sheer Driving Pleasure’다. 기사에선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정도로 번역된다. 하지만 ‘Sheer’는 ‘다른것이 섞이지 않아서 순수한’, ‘깎아지른듯한’, ‘몹시 가파른’의 의미도 담겨있다. 핸들과, 서스펜션과, 기어비 조작과, 당신의 오른발로 그렇게 할 수 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직벽을 타고 내리꽂는 느낌으로. 최대출력 245마력, 최대토크는 31.6kg/m, 제로백은 6,7초다. 6천7백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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