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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신제품.3

2010.10.27GQ

엄격한 눈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본 여덟 개의 신제품.

캐논 EOS-60D

60D는 플라스틱 보디다. 50D와 7D 사이에서 주저하게 만드는 중급기가 60D인 만큼 두 제품과의 차별점인 플라스틱 보디란 점은 유독 눈에 띈다. 하지만 50D와 똑같은 810그램이므로, 경량화의 의도가 사람들이 모르는 곳 어딘가에 숨어 있는지 어쩐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사정이 있었을 거라며 아량을 베풀기엔 60D가 여러모로 밉상이다. 60D에서 멀티 셀렉터는 사라졌고, 상단 정보창은 축소됐다. 대신 초보자를 위한 필터 기능이 추가됐고, 1080p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졌으며, 캐논 DSLR 최초로 액정이 회전한다. 다소 장식적인 기능들이나 사소한 장점으로 보이진 않는다. 화소수가 크게 증가했기에 연사 속도가 줄어든 것처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50D에서 좋은 평판을 얻었던 부분들은DSLR 사용자들에게 친화적인 기능이었고, 60D에서 강화된 면은DSLR 사용자들이 보기엔 시시한 지점들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크롭모델인 7D는 2백만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풀 프레임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듣는 60D의 상위 기종이다. 최근에 발표된 550D는7D의 반값으로 그에 맞먹는 성능을 선보였다. 60D는 가격으로 550D와50D보다 위, 7D보다 아래로, 각각 약 20만원씩 차이를 보인다. 60D의 입지가 매우 애매한 면이 있다. 60D가 발군인 점은 회전 액정이 추가되었다는 것인데, 캐논의 DSLR 중급기를 셀카 찍고 라이브뷰 좀 폼나게 하겠다고 사는 부자는 흔치 않을 것이다. 60D로 콤팩트 카메라사용자를 더 끌어들인 것과 DSLR 사용자를 떠나 보낸 것 가운데 무엇이 옳았는지, 캐논은 따져봐야겠다.

RATING ★★★☆☆
FOR ‘돌고돌고돌고’-들국화
AGAINST 중급반.

LG KU-9500

옵티머스Z는 LG의 성공작인 ‘초콜릿폰’, ‘프라다폰’의 명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하지만 LG는 지각하는 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 ‘프리미엄’이란 이미지로 승부하기엔 발매 일자가 너무 늦었다. 아이폰 4가 나오기 전에 발매했거나, 적어도 갤럭시 S와는 같은 시기에 나왔어야 한다. 드래그앤 셰이크, 온스크린폰, 로드타이핑 같은 기능을 야심의 전면에 내세웠지만 셋 다 크게 실효성은 없다. 드래그앤 셰이크의 경우 이미 범프 같은 어플리케이션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온스크린폰은 키보드나 마우스를 통해 전화기를 제어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휴대전화를 쳐다볼 시간도 없이 분초를 다투며 일하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로드타이핑 역시 쿼티 자판 없이 걸으면서 문자를 정확히 쓸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기본 어플리케이션의 구성은 ‘배려’와 ‘중복’이 공존한다. 네이트 검색, 네이버 검색,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 굳이 모바일 웹을 통하지 않더라도 바로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배려’다. 그러나 비슷한 지도 어플리케이션만 5개가 있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이에겐 불필요한 앱이 많다는 점은 ‘중복’이다. 하지만 옵티머스 Z는 특출한 부분은 없어도 큰 단점 또한 없는 스마트폰이다. 휴대전화 시절부터 그랬듯이, 필요치 않은 기능을 넣어 억지 차별화를 꾀하려는 ‘잔머리’가 아쉽다. 쿼티 키패드의 편리함 때문에 옵티머스 Q를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차라리 쿼티 키패드를 고수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RATING ★★★☆☆
FOR ‘이제는 다만 때 아닌, 때 늦은 사랑에 관하여’ – 이성복
AGAINST <너무 낡은 시대에 너무 젊게 이 세상에 오다> – 박명욱

    에디터
    정우영, 유지성
    포토그래퍼
    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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