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의 변별력

이미지를 파는 연예인과 진심을 파는 배우가 있다. 원빈이 후자라면, <아저씨>는 그 증거일 것이다.

아름답다는 말은 진부하다. 미디어는 ‘일상이 화보’ ‘딸바보’ 같은 말을 양산하는 데 아무 가책도 없다. 하지만 원빈이 그런 식으로 소비될 남자는 아니라서, 흔들릴 이유도 없다. 그는 2년 연속으로 <GQ>가 선정한 ‘올해의 남자’다. 작년엔 <마더>, 올해는 <아저씨>다. <아저씨>를 선택한 건 원빈 자신이었다. 그는 감독을 설득했고, 대중을 자극했다. “너무 잘됐고, 너무 사랑받았으니까 감사해요. 한 것도 없는데 쑥스럽기도 하고요.” 원빈의 말이다. 관객은 아이들의 배를 가르는 현실감에 질겁하다, 그가 칼을 들고 움직일 때 환호했다. 몸을 극도로 혹사시켜 가며 밤샘 촬영이 이어질 때도 힘든 기색조차 안 보였다는 건 풍문보다 미담에 가까웠다. 그렇게 찍은 영화면서 ‘한 게 없다’는 말이 합당하냐는 질문엔 이렇게 대답했다. “현장엔 저보다 고생한 스태프가 아주 많아요. 그런데 관심은 저한테 집중되는 게 부담스럽기도, 죄송하기도 해요.” 원빈의 말은 이런 식으로 느리고 착해서 지루하다. “‘배우’라는 단어는 아직도 나에게 많은 고민을 주고 많은 숙제를 던져주는 것 같다.” 그의 대종상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은 질펀한 흥분과 겉치레가 없는 대신 꿋꿋해서 좋게 들렸다. “‘배우’라는 단어는 아직도, 가끔은 정말 어렵게 느껴져요. 현장에서 느껴지는 어떤 순간들은 말로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원빈이, 다시 선하게 말했다. “다음 작품도 서두르지는 않아요. 마음이 움직이는 작품을 기다리고 있어요.” 말의 기교에서 오는 재미도 있는 법이지만…. 기실 진실은 화려한 화술보단 도덕책처럼 흔한 언어 속에 있는 법이다. 원빈의 진심은 시상식 조명으로부터 멀고, 살과 땀으로 질척대는 현장에 가깝다. 이 사진은 모든 스태프의 피로와 긴장이 극에 달하고, 원빈의 집중력이 1백 퍼센트였던 새벽 6시 반의 촬영 현장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기꺼이 기념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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