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로 <GQ>를 보게 될 줄이야

12월, <GQ> 디지털 매거진이 나온다. 어쩐지 아이패드를 사고 싶더라니.



처음 <GQ>를 샀을 때를 생각해보면,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 자체로 사고 싶은 물건을 놓고 왜일까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니까. <GQ>를 좋아한다는 갖가지 사람들을 가만히 떠올려보면 수학시간에 배운 ‘교집합’이 생각난다. 고집은 있지만 아집은 없는 고상한 감각. 톰 브라운 스템 웨어의 재치와 우일요 순백자의 가치를 나란히 즐길 줄 아는 명징한 취향. 소비와 사색 사이를 떠다니는 부유물이면서, 그 속에서 우주를 발견하는 위성이기도 한 남자들. 그들을 위한 끝내주는 교집합 <GQ>는 10년 가까이 종이로 살았는데, 별안간 아이패드가 나타났다. 그리고 12월, <GQ>의 디지털 매거진이 출시된다. 아이패드라는 조건을 더한, 또 하나의 정제된 교집합이다. 여기엔 단순히 ‘지큐를 아이패드로 본다’는 것 외에 더 진득한 의미가 있다. 책에 실린 화보의 장면이 살아 움직인다. <GQ>가 인터뷰한 화자의 언어가 문장이 아닌 음성으로 들린다. 톰 포드의 헤링본 수트와 심성락의 아코디언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은 <GQ> 말곤 지구 어디에도 없다. 이게 과연 어떤 의미가 될지는 곧 알게 된다.





엠비오 공식
디자이너 한상혁이 만든 엠비오의 옷은 언제나 바르고 한결같다. 엄마가 학교 끝나고 집에 바로 오라고 하면, 문방구 앞에선 눈을 감고 오락실에선 귀를 막고 떡볶이 집에선 코를 쥐며 곧장 집에 가는 그런 아이와 닮았다. 누가 봐도 알아차릴 정확한 주제를 정해놓고, 절대 그 금을 밟지 않는다. 2011 S/S 컬렉션에선 대칭이 주제였다. 데칼코마니처럼 정확한 대칭을 이루는 룩에다 쌍둥이 모델까지 등장했으니 이보다 더 ‘콘셉추얼’한 쇼가 또 있을까 싶다. 제멋대로 움직이는 실크 스카프마저 정확히 세 번 접어서 목에 묶어 고정시킨 건 누가 봐도 엠비오 식이다. 엠비오를 위해서라면 한상혁은 아마 떠다니는 구름도 꼭 붙들어 머리 위에 고정시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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