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권을 아세요?

조권은 수시로 기분이 바뀌는 소년이면서, 동시에 한바탕 전쟁을 치르다 돌아온 병사 같기도 했다.

상의는 아메리칸 어패럴, 바지는 가스파트 유케비치 by 무이, 신발은 앤 드뮐미스터 by 무이, 벨트는 어브랜드어파트 by 10 꼬르소 꼬모.
상의는 아메리칸 어패럴, 바지는 가스파트 유케비치 by 무이, 신발은 앤 드뮐미스터 by 무이, 벨트는 어브랜드어파트 by 10 꼬르소 꼬모.

 

셔츠와 재킷은 비비안 웨스트우드 맨, 가슴에 장식한 목걸이는 탈리아
셔츠와 재킷은 비비안 웨스트우드 맨, 가슴에 장식한 목걸이는 탈리아

 

티셔츠는 존 갈리아노 by 10꼬르소 꼬모, 점퍼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맨.
티셔츠는 존 갈리아노 by 10꼬르소 꼬모, 점퍼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맨.

힘들다고 말할 때는 목소리가 퍼석퍼석했다. 지금이 좋다고 말할 때는 목소리가 찢을 듯이 상쾌했다.

셔츠와 조끼는 장광효 카루소, 바지는 가스파트 유케비치 by 무이, 벨트는 어브랜드어파트 by 10 꼬르소 꼬모.
셔츠와 조끼는 장광효 카루소, 바지는 가스파트 유케비치 by 무이, 벨트는 어브랜드어파트 by 10 꼬르소 꼬모.

얼굴에 ‘피곤’이라고 대놓고 쓰여 있다.
진짜 바쁘다. 음반 발표에, 시트콤에…. 근데 어쨌거나 바쁜 건 좋은 거니까.

꼭 지키고 싶은 사생활이 있나?
별거 없다. 운동도 하고, 자기 관리하고…. 연애해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것도 있지만, 일과 관련해서 좀 더 여유를 갖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이런 스케줄을 소화하는 스물두 살이 될 거라 상상했나?
전혀. 지금도 실감 안 나지만, 그때는 더 그랬으니까. 게다가 [GQ]에, Men of the year라는 기획에 내가 나오게 될 거라는 것도 생각 못했다. ‘내가? 도대체 내가 왜요?’ 이런 기분이었다.

그럼 ‘조권 대세’는 누가 만든 것 같나?
그냥 나랑 대중이 함께 만든 것 아닐까? 대세, 아이콘 이런 게 좋은 말이긴 한데, 사실 내가 데뷔하기 전에는 브라이언 선배님도 비슷한 걸 했었다. 나더러 트렌드를 창조했다고들 하니까,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예능에 나가서 한 것들이 사실 나한텐 전혀 오버도 아니고, 그게 그냥 내 모습인데 말이다.

오버가 아니라고?
전혀 오버한 거 아니다. 그냥 그게 나다. 근데 사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가끔 미쳤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나온 방송 모니터를 못하겠다. 아아, 내가 또 왜 저러지? 막… 아… 못 보겠다.

예능에 나오는 당신 모습에 대해 혹시 우리가 오해하는 게 있나?
뜨기 위해서 일부러 ‘깝’을 연습한다는 말. 발악한다는 말. 근데 난 그게 그렇게 보일 수도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시간 아깝게 깝치는 걸 연습을 하겠나. 연습한 적도 없고, 욕심낸 적도 없다.

사실 ‘조권 대세’는 누가 만든 것이냐고 물었을 때, 당신이 “나다”라고 답할 줄 알았다.
아, 사실 속으로는 그 말을 하려고 했다. <라디오 스타> 나가서도 내가 대세라고 내 입으로 말했는데…. 아깐 괜히 겸손한 멘트를 했다. 사실 내가 잘해서 그런 거 맞다.

하하. 대세를 유지하려면 비법이 필요한가?
그냥 밝게 지내고, 그렇게 또 깝치고…. 그런데 ‘깝친다’는 걸 아직도 내 입으로 얘기하는 게 되게 생소하다. 욕 같기도 하고. 어느 때는 되게 마음이 약해질 때도 있다. 이제 안 해야 될까,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 하면서. 요샌 자신감이 위축될 때가 좀 많다.

왜일까?
요즘은 워낙 바빠서 그냥 뭐, 깝칠 기운도 없고…. 아, 그리고 예능에서의 모습을 이젠 <몽땅 내사랑> 시트콤을 통해서 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있다.

가수로서는?
나도 그렇고 멤버들도 그렇고 진심을 담으려고 한다. 애드리브, 고음, 바이브레이션으로 진심을 백 퍼센트 사람한테 전달할 수는 없다. 진심을 다해서 부르는구나, 그게 전달되면 가수로서는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진정성은 경험에서 나온다고들 하지 않나?
사실 부른 노래 중 한 곡도 내가 경험해 본 건 없다. 진짜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그런 감정이 나오는 건, 끼나 재능 때문이 아닐까? 진영이 형도 나를 뽑은 이유가 목소리가 좀 슬프게 들려서라고 했다.

무대에서 노래 외에 가장 신경 쓰는 게 뭔가?
눈빛. 영화 <아저씨>를 보고 원빈 씨의 눈빛이 엄청 기억에 남았다. 그렇다고 눈빛을 연습하는 건 아니다. 노래할 때 몰입하고 집중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운 적도 많다. 난 대부분 무대에서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나한테 갭이 크다고 한다. 이중성 아니냐고, ‘다중이’ 같다고.

무대 위에서 종종 감격한 당신의 모습을 본다. 쉽게는 8년간의 연습생 생활 때문에 북받쳐서 일 거라 생각하면서. 몇 년까지 버텼을 것 같나?
딱 8년. 한계점일 때 2AM으로 데뷔를 한 거다. 더 못 참았을 것 같다.

못 참았다면 뭘 했을까?
가수 안 했어도, 어떻게 해서든 다른 방법을 찾았을 거다. 어쨌든 방송을 하는 사람이 됐을 것 같다. 예능 쪽으로 갔을 수도 있고.

유명해지고 싶나?
그런 욕망이 아주 크다. 왜냐면 이미‘ 영재육성’이라는 프로젝트로 TV에 한 번 나왔기 때문에 그 맛을 알았다. “어, 쟤~박진영, 영재” 이러니까 “어, 좋다, 이거” 그랬다. 연습생으로 몇 년이 흐르고 좀 잊혀지면서 그 마음이 더 절실해졌다. 사람들한테 다시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고, 내가 이렇게 컸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고생에 대한 합당한 보상은 역시 성공일까? 어느 정도의 성공일까?
음…. 난 이미 받았다. 데뷔하는 날 모두 보상을 받았다. 이 말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8년 연습해보면 안다. 내가 8년을 연습을 한 이유는 데뷔, 그 한 가지를 위해서였다. 원래 내 꿈은 슈퍼스타가 되고, 인기도 많고, 사람들한테 사랑 많이 받고, 다방면에서 이것저것 다 잘하는 거지만, 그건 꿈이다. 8년 동안 연습한 이유는 데뷔라는 목표를 잡기 위한 거였다. 그때의 쾌감을 잊을 수가 없다. 근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데뷔 때보다 더한 쾌감을 느꼈을 때가 ‘죽어도 못 보내’로 처음 1위했을 때다. 오열을 했다.

그날 마침 취재하느라 방청석에 있었다. 옆에 앉아 있던 팬도 당신 못지않게 울었다.
글쎄. 우리 팬들이 약간 그런 면이 있다. 2AM이 워낙 팬 층이 다양하긴 한데, 아이돌로서 2AM의 팬들은 다들 착하고 여린 학생들이다. 그게 2AM이 데뷔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고, 힘든 일도 많았고, 2567일 만에 데뷔한 내 이야기도 이슈가 돼서 그런 것 같다. 나를 보고 힘내야지, 기운내야지 하는 게 있다. 심지어 수능 문제집에도 내 이야기가 있었다. ‘조권을 보라’ 이런 거였다. 김연아 선수랑 나랑 함께 문제집 첫 장에 나왔다.

학생뿐만 아니라, 수많은 연습생도 당신을 따라가고 싶어 한다.
그리고 요즘 내 깝을 따라잡겠다고 후배 가수들이 예능에서 들이대고 그러기도 한다. 생각보다 되게 많다. 제국의 아이들의 황광희 씨 있었고, 인피니트에도 있었고, 요즘 나오는 아이돌 그룹마다 다 한 명씩 있는 것 같다.

한마디 한다면?
나한테는 안 돼! 으하하. 나도 지금 여기까지 자리 잡기 위해서 욕도 많이 먹고 “쟤, 비호감이다”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런 마음을 가졌던 사람들을 내가 다 돌려놓은 거다. 물론 좋긴 좋다. 하지만 방송에서 엽기춤으로 나한테 들이대면, 어쩔 수 없이 내 특유의 거만한 표정이 나오고 그런다.

아, 그 표정도 진심이었나?
그렇다. 물론 나도 요즘 좀 레퍼토리가 달릴 때가 있다. 되게 핫한 걸그룹이 빨리 나와야 된다. 내가 또 따라할 수 있는 그런 걸그룹. 예전에 ‘아브라카다브라’로 엄청 우려먹고 뭐 소녀시대 ‘지’도 너무 많이 해서….

방송할 때, 간담이 서늘했던 적은 없나? 너무 나간 것 같아 후회한 적 말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세바퀴>도 그렇고 <우리 결혼했어요>도 그렇고 생각하지 않고 바로바로 하는데도…. 진짜 중요한 것 하나만 기억한다. 예를 들어 <인기가요> MC를 할 때는 내가 가수들을 소개해야 되는 중요한 입장이고, 분위기를 살려가면서 대사를 외워야 하는 역할이 있는 거다. 그 틀을 지키면서, 별 생각없이 하는 거다.

똑똑하다.
공부는 못하는데, 이런 쪽 머리는 좋은 것 같다.

꿈도, 목표도, 시간도 다 떠나서 가장 해보고 싶은 건 뭔가?
학창 시절로 돌아가 수학여행 가는 것? 뭐 가본 적이 있어야 말이다. 연습생일 땐 수학여행이랑 수련회는 못 가게 한다.

친구들이랑은 서울 어디에서 노나?
서울은 청담동하고 압구정동밖에 모른다. 열세 살 때 연습생을 시작했고, 회사가 청담동에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안 가본 동네가 너무 많다. 아, 진짜 놀고 싶다.

뭐 하고 노나?
클럽 가고 싶다. 나 봉 탄다. 근데 그건 좀 술이 들어갔을 때 한다.

술 마신 조권은 어떤가?
슈퍼깝 된다. 진짜 봉 탄다니까. 그런데 옥택연 형도 그런다.

둘이 같이 봉 타는 모습이라니…. 어떤 여자를 봤을 때 떨리나?
공효진 누나 되게 좋아한다. 고현정 선배님도 뵙고 싶다. 고현정 선배님이 우울하실 때마다 내가 나온 영상을 본다고 했다. 한 번 직접 가서 골반 좀 털어드리고 싶기도 하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갑자기 바퀴벌레가 되어 있으면 어떨 것 같나?
바퀴벌레는 너무하다. 그래도 어쨌든 살려고 발버둥치지 않을까? 그리고 제일 활발한 바퀴벌레가 되어있을 거다. 사람들 막 놀래켜주고 나타났다 사라지고 막 진동도 떨고…

혹시 인기도, 그 무엇도 사라지는 날을 상상해봤나?
아직까지는 없다. 그냥 난 이게 죽을 때까지 갔으면 좋겠고, 갈 거라고 믿고 일하고 있다. 오래 못 갈 거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가 성격을 바꾸는 건 말도 안 된다. 나는 이대로 쭉 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