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보리 박사

2010.12.20손기은

글렌리벳 위스키 브랜드 앰버서더 이안 로건과의 인터뷰

당신이 운영하는 ‘렌리벳 위스키 스쿨’은 어떤 곳인가?
심지어 뉴질랜드에서부터 스코틀랜드까지 사람들이 이 수업을 듣기 위해 온다. 글렌리벳의 역사는 물론, 보리가 위스키가 되는 모든 과정을 배우게 된다.

가장 열심히 가르치고 있는 부분은 어디인가?
위스키의 향과 맛을 느끼는 법. 맛을 음미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특별히 보고 즐기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면 사람들의 얼굴에 깨달음의 빛이 난다. 코는 기본적으로 게으른 감각기관이기 때문에 단순히 코로만 냄새를 맡으면 쉽게 지친다. 눈으로 보면서 어떠한 맛이 날지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한다.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맛과 향을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까?
향을 맡은 뒤, 자기가 갖고 있던 기억의 향보다 한발짝 더 나아가는 훈련을 하면 된다. 만약 사과 향이 난다면 거기에서 그치지 말고, 빨간 사과인지 녹색 사과인지 비교해 보라는 거다. 붉은 사과는 단맛이 더 날 것이고 녹색 사과는 신맛이 날 것이다.

코를 단련시킬 땐 위스키를 어떤 방법으로 마시는 게 좋을까?
위스키에 물을 섞는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다 보면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데, 23년을 위스키 업계에 있어 보니 전문가 중엔 아무도 스트레이트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 위스키에 물을 섞으면 향과 맛을 증폭시킬 수 있다. 그리고 테이스팅 노트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다면 글렌리벳의 테이스팅 노트엔 어떤 표현과 단어가 가장 많이 쓰여 있을까?
과일 향 Fruity이다. 글렌리벳 12년은 파인애플과 같은 감귤류의 아주 산뜻하고 날카로운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18년으로 올라가면 배, 코코넛, 토피 향이 더 나게 되고, 21년은 건포도, 건자두와 같은 말린 과일 향이 좀 더 많이 난다. 25년으로 올라가면 좀 더 풍부하고 강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같은 향이 난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향?
추운 겨울날 크리스마스 케이크 한 조각을 먹었을 때의 느낌을 떠올려보면 쉽다. 달콤하면서 건과일 향이 농축된 맛이다. 스파이시한 향, 시나몬 향도 난다.

글렌리벳 25년을 당장 마셔보고 싶다. 당신은 어디서 마셨던 글렌리벳이 가장 좋았나?
글렌리벳 웨어하우스에서 마신 한 잔. 그곳엔 1860년, 1973년에 들어온 오크통도 있는데, 그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마실 때 글렌리벳이 최고로 느껴진다.

어떤 남자가 글렌리벳을 마셨으면 좋겠나?
인생의 정점에 다다른 사람. 좋은 것을 보면 그것의 역사와 배경까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 그렇지만 잘난 척하지 않는 사람.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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