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랑랑 29세

2011.01.14유지성

유엔랑랑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 일단 손톱부터 자르고..

어제(12월 4일) 공연은 맘에 들었나?
공연을 하다 보면 ‘아 정말 오늘은 되는 날이구나’ 싶을 때가 있다. 어제가 그랬다. 나도, 관객도 완벽했다. 한국 관객들은 헌신적이고, 열광적이다.

그런 관객의 반응이 연주에 도움이 되나?
어제 공연은 매진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신난다. 관객들이 소리까지 지르면 더 좋다. 당신은

한국에 와서 공연 외에도 TV, 라디오, ‘메이드 인 팝랜드’란 전시에 참여했다. 클래식 뮤지션으로서 이례적이다.
공연장 안에서 내가 뮤지션이라면, 밖에선 ‘커뮤니케이터’다. 전시회나 방송에서 내 생각을 전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송에 나가서 이야기하는 게 음악에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딱히 그렇진 않다. 그러나 난 음악가이기 전에 사람이다. 음악으로도 할 말이 있지만 삶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그들에게 내가 가진 지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음악 외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나?
음악만으로 가능하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난 클래식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클래식엔 교육받은 사람들을 위한 음악이란 고정관념이 있다.

대중이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고 생각하나?
음…글쎄. 그러나 한국과 중국에선 많은 사람이 연주를 하고, 좋은 음악 수업이 있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한다. 서구는 좀 다르다. 대다수의 국가에서 음악 수업을 점점 없애고 있다. 그건 위험하다. 난 음악 덕에 중국의 작은 도시에서 세계로 나왔다. 그런 일이 다른 이들에게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당신이 주로 공연하는 큰 공연장은 대중들에게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자선공연도 많이 한다. 작은 학교에서 한 적도 있고, 유니세프와 함께 탄자니아에 간 적도 있다. 아직까진 큰 공연장이 더 많겠지만 점점 늘려갈 예정이다.

당신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무대로 허비 행콕과 ‘Rhapsody in Blue’를 부른 2008 그래미 시상식을 꼽고 싶다. 당신은 음악 외적으로 대중과 가까워지고자 하지만 어쨌든 클래식 뮤지션이다. ‘Rhapsody in Blue’는 재즈에 가까운, 대중적인 클래식 곡이다. 그런 음악엔 관심 없나?
아직 말하기 이르지만, 2년 후에 크로스오버 앨범을 낼 거다. 재즈, 팝 뮤지션 등과 협업할 계획이다.

탄둔과의 OST를 제외하고는 창작음악이 거의 없었다. 그 앨범에선 당신의 창작음악을 들을 수 있나?
반반 정도.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생각하고 있다. 알리시아 키즈, 제이지, 허비 행콕, 와이클레프 장 등등.

당신의 선택인가? 의외다. 알앤비와 힙합 뮤지션이라니.
힙합을 아주 좋아한다. 에미넴, 카니예 웨스트. 50센트, 어셔. 힙합은 매우 창조적이다. 카니예 웨스트는 클래식 샘플도 즐겨 사용한다. 그는 내게 피아노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같이 하면 흥미로울 것 같다.

최근 들려온 당신의 소식 중 가장 재미있는 건 ‘그란투리스모5’의 오프닝 음악을 맡았다는 뉴스였다. 단지 소니로 소속사를 옮겼기 때문인가? 아니면 정말 본인이 원해서?
둘 다다. 나도 하고 싶었다. 이전까지 많은 게임에서 내 음악을 원했지만 거의 다 거절했다. ‘그란투리스모5’가 처음이다. 원래 카레이싱 게임을 자주 한다. 스트레스 받을 때 그만큼 좋은 게 없다.

참 많은 일을 한다. 상대적으로 당신은 콩쿠르에 거의 나가지 않았다. 콩쿠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하나?
어릴 땐 완전히 콩쿠르 중독자였다. 존재하는 모든 대회에 다 나갔다. 그러다 미국에 유학을 떠난 이후 선생님의 권유로 중지했다. 물론 콩쿠르에 나가면, 같이 출전한 사람들에게 자극도 받고 연습의 동기도 생긴다. 그러나 사람들은 콩쿠르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창조적인 연주를 연습하는 대신 정확히 치는 데만 집중한다.

당신의 기교를 향한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매일 나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수많은 사람이 블로그를 갖고 있고, 모두가 비평을 한다. 누가 내가 우주에서 피아노를 제일 잘 친다고 해도 난 그 말 안 믿는다. 기교에만 집중한단 말 역시 절대 사실이 아니다. 그건 단지 음악을 보조하는 거다. 물론,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말할 권리가 있다. 당신은 특히

연주할 때 표정이 풍부하다. 무슨 생각을 하나?
하나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가 된다. 다양한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좋은 피아니스트는 좋은 연기자다. 진실해야 한다. 절대 연습하는 게 아니다. 내가 내 표정 보면서 ‘어 저건 좀 이상하네’ 싶을 때도 많다.

당신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노벨 평화상 축하무대에 초청 받았다. 또 서고 싶은 무대가 있나?
이라크나 매우 민감한 국제회의 같은 곳에서 긴장을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싶다.

    에디터
    유지성
    포토그래퍼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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