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시키라는 이름의 사나이

2011.01.19GQ

시키라는 이름의 사나이

공식적인 이름은 시키 임이다. 독일식 이름인가?
독일에서 자랄 때 사람들이 상균이란 발음을 어려워했다. 내 이름의 가장 앞 ‘스펠’을 따서 별명처럼 불리던 이름이 시키다.

컬렉션을 영상으로 만드는 이유가 있나?
영상은 나의‘ 비전’과‘ 콘셉트’를 설명하기에 최상의 도구다.

쇼나 전시회만으로 부족한가?
캣워크는 왠지 좀 슬프다. 초대된 사람만 쇼를 볼 수 있는데다가 첫 번째 줄과 두 번째 줄로 사람들을 나눠 앉히는 게 별로다. 금방 끝나서 허무하기도 하고. 차라리 공연을 하는 게 좋다. 음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내 옷을 관람하게 둔다.

남자들이 사무실에서 집기를 때려 부수고, 잘게 잘린 종이를 던지는 슬로모션 영상 ‘시티 소나타’는 공식적인 당신의 첫 컬렉션이었다.
집 근처가 월스트리트인데, 어느 가을날 지나다니는 회사원들을 봤다. 우울해 보였다. 그 두려움을 없애고 좀 더 과감한 남자들을 상상해본 게 나의 첫 번째 컬렉션이었다.

독일 퀼른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건축가로도 활동했었다. 또 지금은 뉴욕에 산다. 여권에 이름은 뭐라고 적혀 있나?
임상균이다. 대부분의 교포가 그렇듯 나 역시 복잡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정체성이 흔들리거나 뭔가에 두려웠던 적이 없다.

에코 도마니 펀드에서 수상하면서 알려졌고, 내년 SFDF에도 선정됐다. 알렉산더 왕, 로다테가 이런 펀드의 지원을 받으며 순식간에 알려졌던 것처럼 당신도 비슷한 경우다.
중요한 것은 알렉산더 왕이나 로다테는 수상 이후에 꾸준히 좋은 내용의 쇼를 했다는 데 있다. 최근 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걸 느낀다. 하지만 난 스타가 되고 싶지 않다.

그래도 유명해지면 원하는 걸 할 수 있다.
디자이너가 꼭 유명해져야 할 필요는 없다. 유명해지는 것보다 사고 싶은 옷, 입고 싶은 옷을 잘 만든다는 인정을 받고 싶다. 패션 디자인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충실하고 싶다.

그래서 시키 임의 본질은 뭔가?
침묵과 강렬함

    에디터
    김경민
    포토그래퍼
    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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