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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신제품. 1

2011.02.07GQ

엄격한 눈으로 세심하게 들여다본 여덟 개의 신제품.

야마하 TSX-140

“아이폰/ 아이팟용 스피커 중 괜찮은 거 없어? 알람 기능 있고 라디오 들을 수 있으면 좋겠고, 한 20만~30만원 정도에 음질은 그럭저럭 이상이면 좋겠어. 가능하면 CD 플레이어 있는 걸로. 디자인은 깔끔한 게 좋은데 너무 딱딱한 건 또 싫어.” 몇 달 전 주변 누군가가 물었던 내용이다. 그가 말한 기준은 길긴 해도 까다롭지 않았다. 아마 아이팟용 스피커를 원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비슷한 기준을 갖고 있을 것이다. 결국 야마하의 MCR-040이 선정됐다. 후보에 있던 야마하 TSX-130은 50만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탈락했다. 야마하가 선전한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이었다. MCR-080은 작년의 TSX 시리즈와 함께 야마하가 야심차게 내놓은 아이팟 스피커 중 하나였고, 야심만큼 ‘예쁘게’ 만든 제품이었다. 작년에 내놓은 대부분의 야마하 아이폰 스피커들은 너무 귀엽지도, 너무 디자인에 치우치지도, 그렇다고 또 사무적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셋 중 어디에도 포함될 만한 모양새라 누군가에게 추천할 때 늘 목록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MCR-080조차도 결국은 탈락했다. 30만원이 넘는 가격에 비해 음질이 좀 떨어져서였다. 20만~30만원대 아이팟 스피커들 대부분이 비슷한 수준이기에 더 이상 다른 제품을 추천하지 않았다. 2011년 시작과 함께 야마하는 TSX-140을 내놓았다. 복고풍의 TSX-130과는 확연히 다른, 단정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이다. 아이팟, USB, 컴퓨터와 모두 연결이 가능하고, 수직 슬라이딩 방식 CD 플레이어와 라디오도 포함됐다. 지정해놓은 음원의 음량이 서서히 올라가, 놀라지 않고 잠에서 깰 수 있는 ‘인텔리 알람’ 기능도 눈에 띈다. 아이팟과 PC를 연결해 자동 동기화할 수 있다는 건 무엇보다 큰 발전이다. 마지막은 역시 소리다. TSX-130과 비교해 저음이 좀 더 풍부해졌지만, 50만원 후반의 가격을 생각하면 뛰어나다고 말하긴 힘들다. 10평 안팎의 공간이라면 괜찮겠다. 볼륨을 최대한 올려도 음이 찢어지지 않았다. 얼마 전 다시 전화가 왔다. “이번에 TSX-140인가? 어디서 봤는데, 그건 어때?” 확실히 야마하는 이 분야에서 잘해나가고 있다.

RATING ★★★★☆
FOR 미니 오디오 하나 사려고. 아이팟 꽂을 수 있는 예쁜 거 없어?
AGAINST 저 아이팟만 포기하면 50만원으로 저가 앰프에 쓸 만한 스피커를 살 수도 있는데.

SK-S100 (W 리액션)

왜 리액션이란 애칭을 붙였을까? 광고를 찾아보니 ‘스마트한 리액션도 W의 이유가 된다’라고 한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지만, 아무튼 잘 반응한다는 면을 부각시키고 싶었던 모양이다. 반응속도는 확실히 좋다. 1기가헤르츠의 CPU에 512메가바이트의 램에, OS는 안드로이드 2.2 프로요니까 흔히 말하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사양이다. 만듦새도 좋다. 잘 가공된 플라스틱 사이에 금속 소재의 장식을 유격 없이 결합해 견고한 인상이다. 하지만 요즘 나온 안드로이드 OS 하이엔드 스마트폰 사양은 사실 별 차이가 없다. 넷북이 한창 유행할 때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화면 크기가 제각각이라는 것 정도. 시장이 워낙 뜨겁다 보니 어떻게든 다른 점을 ‘만들어’ 부각시키려는 노력으로 가득하지만 리액션이 자랑하는 갖가지 ‘반응’ 역시 다른 회사의 상위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4인치로 넘어간 시점에서 3.5인치의 화면은 부족해 보인다. 특별한 장점이 없으니, LED 플래시가 없다는 사소한 단점 따위에 신경이 쓰인다. 소프트웨어로 넘어가면 장점과 단점이 더 잘 나뉜다. 리액션은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은 소프트웨어를 ‘제안’한다. 제안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최악은 부팅 후 화면을 왼쪽으로 넘기면 보이는 T스토어 로고가 들어간 뉴스와 날씨 창이다. 뉴스와 날씨 관련 앱이 몇 개인지 세기도 힘든 상황에서 이건 제안이 아니라 참견이다. 장담컨대 그대로 두고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블로그용 편집기인 ‘블로그 업로더’, 통화 횟수와 문자 메시지 수로 친밀도를 알려주는 ‘통화 랭킹 톱 100’ 등은 애매하다. 쓰는 사람과 바로 지우는 사람이 공존할 것이다. 타임시프트는 누구라도 환영할 만하다. DMB 시청 중 메뉴 버튼을 눌러 타임스프트를 설정해놓으면 중간에 전화를 받다 끊어도 보던 화면부터 이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미리 깔아놓은 앱과 장치들이 꽤 많다. 리액션의 반응은 누가 쓰든 똑같겠지만, 리액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는 사용자마다 다를 것이다.

RATING ★★★☆☆
FOR 생각보다 괜찮은데?
AGAINST 쟁쟁한 스마트폰들을 제쳐두고 이걸 사야 할 이유 세 가지만 말해봐.

    에디터
    정우영, 컨트리뷰팅 에디터 문성원
    포토그래퍼
    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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