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나니 폼나니

맥나니 구두는 발을 위한 장갑이다. 편하고 부드럽고 신을수록 발에 착 감긴다. 게다가 ‘창의적이고 독보적으로’ 멋지기까지 하다.

한때 볼로냐 제법은 중원의 고수가 숨겨온 비책처럼 비밀스럽고도 고고한 것이었다. 장안의 구두 장인들은 소문은 들었으되 정작 방법을 몰라 전전반측, 오매불망 풍문 속의 공기 가죽 주머니를 원하고 원망했다. 지금은 다르다. 웬만한 구두 치고 볼로냐 제법으로 안 만든 구두가 없다. 이제 볼로냐는 볼로네제 스파게티만큼이나 흔해졌다. 하지만 그중 진짜는 드물다. 대부분‘ 볼로냐풍’의 제법일 뿐.

알다시피, 오드리 헵번풍과 오드리 헵번은 다르고 미셸 공드리풍은 미셸 공드리와는 별 상관 없다. 맥나니 구두는 스페인의 작은 도시 알만사에서 남자 구두만 만든 3대가 속임수나 허풍 없이 정직하게 만든다. 그리고 진짜 볼로냐 제법을 쓴다. 우선, 특별히 만든 공기 가죽 주머니를 신발 밑창에 넣어 발이 신발 안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만든다. 구두 밑창을 이중으로 박아서 걸을 땐 신발이 늘어났다가 서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게 한다. 구두 앞부분은 부드럽고 여유가 있으며(그래서 손으로 구기면 활처럼 휜다) 중심부는 적당히 단단하게 만들어 체중을 견디게 한다. 발뒤꿈치는 아주 튼튼하게 만들어서 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꼭 잡아준다. 이렇게 만든 구두는 장갑처럼 유연해서 ‘글로브 이펙트’라는 상징적인 이름을 얻는데 맥나니 구두는 이 중 어느 과정 하나도 대충 넘기지 않는다.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완성하는 건 물론이고 가죽 염색도 한 번에 한 조각만 한다.

영국 구두나 이탈리아 구두에 밀려 먼 곳에서 조용히 본분을 다하던 이 스페인 구두를 서울에 들여온 건, 역시 란스미어다. 쾌활한 더블 몽크 스트랩과 충직한 윙팁, 겸손한 유팁이 색깔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고, 사진 속 스웨이드 슈즈처럼 다정하고 수수한 것도 있다. 게다가 진짜 볼로냐인데도 69만원. 볼로냐풍 구두보다 훨씬 겸손한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