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경제 코치

2011.03.03GQ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이자 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의 진행자. 그리고 먹고 사는 일에 대해 조언하는 코치이자 집사인 김방희를 만났다.

설 연휴인데도 라디오 방송을 하고 왔나?
늘 연휴에 방송을 했다. 교통 방송이 중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매일매일이 생방송인 셈이다.

1997년부터 8년간 진행한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부터 지금의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까지, 수년간 아침 생방송을 했다. 술 약속도 못 잡겠다.
하지만 방송은 단 한 번도 펑크 낸 적이 없다. 아, 이런 적은 딱 한 번 있다. 하루는 전날 술을 엄청 많이 마시고 아침 9시 반에 눈을 딱 떴다. 아, 큰일났구나, 펑크구나…. PD한테 전화를 걸어서 미안하다고 말했더니, 방송 잘하고 갔는데 왜 그러시냐고 했다.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 진행을 한 거다. 다시 듣기를 해보니 횡설수설…. 근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 경제다 보니까.

놀랍고 무섭다. 4년째 에서 돈과 관련된 기사를 쓰면서 늘‘ 재테크’라는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옛날 유행어 같기도 하고, 영 신뢰가 없어 뵈는 말인 것도 같고.
일본에서 시작됐는데, 자산거품이 쌓일 때 나온 말이다. 재테크라는 단어는 두 가지 환상을 심어준다. 하나는 모든 사람이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환상. 또 하나는 남들이 재테크 할 때 나도 같이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환상. 재밌는 게 뭐냐면, 재테크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나오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재테크의 본질을 교통 방송에 비유하는데, 어디가 덜 밀리니까 거기로 가십시오, 하면 그 쪽으로 모두 다 몰려서 또 막히는 것과 같다.

증권 방송을 볼 때도 비슷한 느낌이다. 권투 시합을 중계하는 듯한 말투로 누구나 이익을 볼 것처럼 말한다.
증권 방송이 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의도적으로 정보를 왜곡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방송을 탈 무렵이면 대개 다 공개된 정보여서…. 게다가 지나친 현장감이나 열기가 투자 판단을 그르치게 할 가능성도 높다.

그럼 당신은 재테크 대신 어떤 말을 쓰고 싶나?
머니 인사이트라는 말을 좋아한다. 통찰력. 1997년 외환 위기로 나라 다 망했다고 할 때, 내가 겪은 직장인 시절의 경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집과 차가 그대로 있어도, 지갑에 현금이 한 푼도 없어서 동창들 만나러도 못 나가던 시절이 있지 않나? 근데 그렇다고 그 사람이 망한 건 아니다. 집도 그대로고 차도 그대론데 현금 흐름만 안 좋은 거다. 기업으로 치면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긴 건데,
우리나라 경제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게 주가니까, 우리 기업 주식을 사자고 방송에서 얘기를 했다. 그런데 시장이 미쳐 돌아가면 사람들이 잘 안 믿는다.

바이코리아 펀드보다 먼저였나?
1998년 6월에 우리 기업 주식 사기 운동을 제창했고, 그 뒤 2000년 2월쯤 되니까 현대증권에서‘ 바이코리아’를 시작했다. 그땐 이미 주가가 미쳐서 너무 뛰었다. 그래서 2000년 2월에 내 걸 다 팔았고, 2000년 4월부터 주가가 폭락했다. 그때 돈을 열아홉 배쯤 벌었는데 정치하는 친구 놈, 벤처기업 친구 놈들한테 투자도 하고, 대부분 말아먹었다. 공돈은 그렇다.

통찰력은 결국 남들보다 한발 앞서는 힘일까?
다른 사람과 달리 생각해야 되고 다른 사람보다 빨리 움직여야 하는 거다. 인사이트의 기반은 전반적인 경제의 흐름, 본질을 꿰뚫는 것이다. 특히 재테크에 관해서는 그 본질이 대중의 심리인 것 같다. 대중이 지금 얼마나 미쳐 돌아가나를 보면 될 것이다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