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에서 온 여자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제명이 됐어요~.” 김영희의 리듬감 좋은 사투리 개그를 보고 있자니, 왠지 통하는 구석이 많은 고향 친구 같았다.

그렇게 거울 보다가 “나 예쁘지?” 할 것만 같다.
실제로 보면 못 생긴 거 아니라고 다른 인터뷰 때 몇 번 말했다가 욕 엄청 먹었다. “진짜로 예쁜 줄 안다” 이러면서….

못생겼다는 말 들으며 자랐을 것 같진 않은데?
그러니깐. (이 얼굴로) 개그우먼 된 내가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봐도 얼굴로 웃길 수 있는 사람들에 비해 정말 평범하게 생기지 않았나? 그런데 선배님들은 못생긴 얼굴 때문에 내가 ‘두분토론’에 캐스팅됐다고 막 그런다. 시상식 때 미용실 갔다 왔더니 “니가 왜 미용실을 가?” 이랬다. 근데 속으로 자기들도 알 거야. 괜히 그러는 거지.

스튜디오에 들어오는데 여성스러운 옷을 입고 있어 깜짝 놀랐다. 그런데 과하게 강렬한 거 아닌가? 땡땡이 무늬에 꽃무늬까지.
아끼는 옷인데 친구가 5백원에 팔라고 자꾸…. 원래 꾸미는 것도 좋아하고. 네일아트 받는 거 좋아하는데 ‘두분토론’ 때문에 못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요샌 발톱에 색칠을 한다. 근데 한번은 촬영 때문에 맨발을 보여줬다가 난리가 났다. 정말 예쁜 여자들이 하는 짓은 다 하고 다닌다고. 동기들도 우리 집에 와보면 좀 놀라고 그런다. 옷 방에 원피스랑 치마밖에 없다. 바지도 방송국 다니면서 한두 벌 사기 시작한 거다.

다가오는 봄엔 옷장에 뭘 채우고 싶나?
요새 구두에 욕심이 생겨가지고 납작한 거, 높은 거 다 사고 싶다. 시상식 때 마음에 드는 구두를 못 구해서 ‘두분토론’ 녹화할 때 신는 구두에 코사지만 하나 달고 나갔다니까. 정말 너무 속상했다.

김영희에 대해 또 지레짐작하고 있는 게 있을까?
내가 엄마랑 많이 닮았을 거라고들 생각한다. 엄마는 굉장히 교양을 깔고 말하고, 미인이시다. 그래서 엄마는 나랑 닮았다는 소리를 제일 듣기 싫어한다. 학교 다닐 때도 선생님들이 우리 엄마와 아빠의 직업이나 성격에 대해서 좀 오해하는 게 있었다. 내가 하도 막 떠드니까…. 그러다 엄마가 학교에 왔다 가시면 나를 좀 다르게 봤다니까. 그래서 엄마는 항상 자신의 등장을 의식한다. 내 휴대폰에도 클레오 파트라의 ‘파트라’로 저장돼 있다.

사투리 쓰는 클레오 파트라, ‘비너스 회장’할 때 당신 모습 아닌가? 사투리 억양은 억센데, 그걸 교양 있는 말투로 바꾸려고 애쓰는 듯한 뉘앙스 말이다.
맞다. 말투는 거의 99퍼센트 엄마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근데 요새 엄마는 어디 가서 나 따라 했다고 하지 말라고, 내가 그렇게 무식하게 했냐고, 누가 보면 내가 그런 줄 알겠네, 하면서 기분 상해하신다.

안 봐도 보인다. 연기는 따로 배운 건가?
그건 수다, 수다, 수다에서 왔다. 어릴 때부터 놀 때는 진짜로 목이 쉴 때까지 말을 한다. 말할 땐 그걸 꼭 재연하는 스타일이다.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는데 그 힘으로 이렇게 좀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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