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열정

서울대를 나와 서울대생 연기를 하는 게 자신의 한계라는 걸 명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드라마를 시작한 이상윤의 마음은 한 가지로 가득했다.

<짝패>가 방영 중이다. 촬영은 아직이고.
아역 분량이 꽤 길다. 8회까지니까. 내일모레 첫 촬영을 한다.

기다리는 마음이 이전과 어떻게 다른가?
일단은 몸을 써서 해야 되는 게 많다. 어제랑 그제랑 대본 연습했는데 사극이 처음이라 캐릭터라든가 대사도 어렵다. 정통 사극이지만 소위 말하는 대감님들 얘기가 아니라, 군중들의 얘기면서, 나는 양쪽을 다 오가야 되는 캐릭터다. 대본 문체는 약간 문어체로 돼 있는데, 그거를 구어체로도 표현해 달라고 하시니, 쉽지가 않다.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도 좀 다른 것 같다. <짝패>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이런 글이 있었다. “이 작품이 이상윤 씨 연기에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하하. 그런가? 나한테?

이런 글도 있었다. “이상윤 씨, 이 작품으로 톱이 됩시다.”
아…, 음…, 그런 얘기들 뭐, 이제, 최근 들어서 많이 듣는다. 이번뿐 아니라 뭐 저번 작품,
저 저번 작품에서도 연기자로 성장해가는 데서의 어떤 단계를 짚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 작품을 통해서는 조금 더 뭔가를 보여줘야 될 거야’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게 무슨 말인지는 알겠으면서, 고마운 말이면서도, 부담도 되고, 한편으로는 오히려 그런 걸 생각 안 하려고 노력을 한다. 잘해야 되겠다는 부담감 때문에 눌리고 싶지는 않아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거다.

좀 더 야망을 가질 때다.
작품 자체가 너무 재미있고, 시선을 끌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는 있다. 마음껏 좀 놀아보고 잘해내면 말이다. 이전에는 이상윤이라는 사람을 안다기보다는, “어, 저 연기자 알아” 이 정도였는데, 이제 좀 이상윤이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큰 기회가 왔을 때 선뜻 기쁘기보단 먼저 두려워하는 편인가?
많이 두려워하는 편이다. 긴장도 많이 하고. 어제, 그제 감독님하고 얘기를 많이 하면서, 많은 숙제를 안게 됐다. 그니까 기존에 했던 연기에서 뭔가 더 나가야 되는 게 있는데…, 지금까진 몰랐는데 연기자로서 한계에 좀 이렇게 막히는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사고 같은 것들. 감독님은 조금 더 그거를 깨서 뭔가 창조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평소 생각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생각하길 원하시니까….

뭐가 문제인 것 같나?
캐릭터도 그렇고, 어떤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도 그렇고, 내가 사실은 너무 노멀하게 살아왔다. 똑같은 대사를 해석할 때도 소위 말해 열심히 공부하는 바른 생활 사나이가 그 대사를 해석하는 거랑 만날 노는 애가 그 대사를 해석하는 거랑 분명히 다르지 않나? 그런 거에서 나도 모르는 한계가 있다는 걸 딱 알았다. 감독님이 같은 학교 출신이다. 그래서 “더 너를 잘 안다”고 말씀하시면서 확 깨보라고….

아, 서울대…. 그건 어떻게 깨볼 참인가? 인생을 다시 살 수도 없는데.
그게 참 고민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그런 성격과 시각은 분명히 나한테도 있다. 내가 막고 있는 거고, 그게 아직 계발이 안 된 거고,
좀 겁내는 부분인 건데, 그래서 기본적으로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주눅들면 더 안 나올 테니까. 그리고 일단 대본을 많이 읽어보려고 한다. 소리 내서도 읽어보고, 소설책처럼도 읽어보고, 그러다 대사가 내 몸에 좀 이렇게 오면,
그 다음부터는 갖고 놀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