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빅뱅의 남자들- 지드래곤과의 인터뷰

2011.03.25장우철

태양이 빙그르 제자리를 돌았다. 탑은 눈썹을 움직이며 접힌 거울을 연다. 대성이 어깨를 펴고 고쳐 앉는다. 지드래곤이 이쪽을 똑바로 쳐다본다. 빅뱅과의 여덟 시간이 시작되려는 순간이다.

“저는 나름 저만의 가장 큰 방식? 룰? 그런 걸 정해뒀는데, 음, 무조건 죽을 때까지 애들보다 잘나가기. 빅뱅을 잡을 수 있으려면 제가 빅뱅보다 커야 프로듀싱할 수 있죠.”팔찌와 목걸이 크롬하츠.

“저는 나름 저만의 가장 큰 방식? 룰? 그런 걸 정해뒀는데, 음, 무조건 죽을 때까지 애들보다 잘나가기. 빅뱅을 잡을 수 있으려면 제가 빅뱅보다 커야 프로듀싱할 수 있죠.”
팔찌와 목걸이 크롬하츠.

 

두 시가 넘었네요. 아침이죠.
저한텐. 거의 밤 10시쯤 일어나서 생활을 시작하니까 지금은 제일 피크일 때예요.

창밖의 날씨라든가 풍경이라든가, 그런 걸 보면서 시작하는 하루와는 퍽 다르겠어요. 밤 10시에 일어나 “잘 잤다” 이런 느낌은 아닐 테고.
다른 사람이랑 생각하는 게 달라진 것 같아요. 날씨 같은 거 생각하면서 살고 싶은데 볼 수가 없게 되니까 이제는. 글쎄요, 저는 일단 일어나면 무조건 작업실로 가니까, 거기서는 아침이든 저녁이든 햇빛이 안 들어오잖아요. 시간을 거의 잊고 살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냥 잘 맞는 것 같아요.

미니 4집이 나왔고, ‘투나잇’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죠. 기대나 걱정과 비교해서 반응은 어떤가요?
솔직히, 처음 나왔을 때도 중요하지만 그 후가 중요하죠. 처음에야 빅뱅이라는 이름값도 있고, 아무래도 주목을 안 할 수가 없는 그룹이니까요. 이번엔 그게 사그러들지 않고 어딜 가나 계속 빅뱅을 말하게 하고 싶었는데, 아직까지 반응은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반응이라는 건 항상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칭찬 백 마디보다 비판 한마디가 남기도 하고.
워낙 초반부터 욕을 많이 먹은 그룹이고, 저 또한 욕을 많이 먹은 뮤지션에 가깝기 때문에, 이제는 칭찬 한마디가 너무 고맙게 느껴져요. 대중들도 YG, 빅뱅, 지드래곤 하면 색안경 끼는 게 있다 보니까, 요즘은 칭찬이 배고픈 시기인 것 같아요.

지드래곤에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어. 그걸로 됐어’ 그런 느낌도 있거든요? 반응과는 상관없이. 네, 그쪽이 좀 더 맞는 것 같아요. 반응이라는 게, 개인적으로는 안 쓰려고 더 노력해요. 그걸 신경 썼더라면 빅뱅이나 저나 완성이 안 됐겠죠. 여러 말에 휘둘렸다면요. 주관을 갖고 계속하다 보니까, 뭐 패션도 마찬가지예요. 초반에 제가 굉장히 웃겨 보이는 의상을 입었을 때도 저희가 맞다고 생각하고 가다 보니, 일이 년 후엔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런 걸 몸소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도 변함 없을 것 같아요.

그건 지드래곤이 뭔가 이기는 사람이기 때문이라서 아닐까. 이번에 치마 입은 무대를 보고, 어떤 콘셉트를 붙이는 건 차라리 불필요해 보였어요.
빅뱅이나 저에 대해서는 패션도 많이 주목하니까 솔직히 부담이 되긴 되더라고요. 지디&탑 앨범까지만 해도 그냥 하고 싶은 거 했는데, 빅뱅은 약간 다른 것 같아요. 솔로와도 다르고. 빅뱅은 대중 그룹이기 때문에. 나름 아이돌계에서 뭔가 옷에 대한 개념을 바꿔놓았다는 시도를 했기 때문에. 이번 컨셉트는 치마야, 이렇게 보여주기보다는 그냥 한 무대 한 무대 옷도 무대도 스타일도 퍼포먼스도 노래에 맞춰 생각했더니 잘 풀린 경우인 것 같아요.

‘투나잇’은 어떻게 시작했어요?
일단 만든 지는 1년 반 정도 된 노래고요. 저희끼리는 불후의 명곡이라고 해요(웃음). 어느 날 쿠시(E.knock) 형 집에서 놀다가, 집에 오기 전에 잠깐 형이 피아노 건반을 짚었는데, 이거 괜찮네? 장난으로 흥얼거린 멜로디가 결국 ‘투나잇’의 후렴구가 됐어요. 그날 밤에 틀을 다 잡았어요.

그러고는 1년 반 동안 사연이 쌓인 건가요?
듣는 분들은 그저 빅뱅의 타이틀로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희 앨범이나 태양 앨범이나 계속 밀린 곡이었어요. 여럿이 시도를 했거든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어요. 처음 만들 때 빅뱅을 생각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추세라는 것도 있고, 여러 가지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됐죠. 그런데 제 곡이다 보니까 자식 같잖아요. 근데 반장선거에 올라가서 계속 떨어지기만 하니까 안타까운 느낌? 저조차 ‘투나잇’이라는 노래를 싫어했어요. 너무 왔다 갔다 맘고생을 시키니까. 안 듣기도 하고 버리려고도 하고, 그러다 결국 이렇게 풀렸죠.

‘투나잇’ 처음 들었을 때, 지드래곤이 운전하는 걸 제대로 즐기는구나 생각했는데.
맞아요, 맞아요. 잘나가는 남자가 혼자 운전하는 느낌. 뭐랄까, 지금 빅뱅의 모습을 말하고 싶었어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싶지만, 한 여자에게만 사랑을 줄 수 없는 위치고, 팬 여러분이나 많은 대중이 원하는 가수기 때문에. 근데 외로운 건 싫으니까 헤매는 거죠. 혼자 누군가를 찾아 떠나는. 노래도 달려가잖아요. 뭔가 도심 속의 외로운….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홍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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