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家의 남자들- 대성과의 인터뷰

승리가 음악을 틀었다. 태양이 빙그르 제자리를 돌았다. 탑은 눈썹을 움직이며 접힌 거울을 연다. 대성이 어깨를 펴고 고쳐 앉는다. 지드래곤이 이쪽을 똑바로 쳐다본다. 빅뱅 다섯 남자와의 여덟 시간이 시작되려는 순간이다.

“인생에서 제일 슬픈 순간을 꼽으라면 빅뱅 데뷔 직후예요. 욕심은 큰데 자꾸 실수를 해서 무대가 무서웠어요. 그런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때려치웠으면 남은 인생이 훨씬 더 우울해졌을 것 같아요.”조끼 YSL, 바지 돌체&가바나.
“인생에서 제일 슬픈 순간을 꼽으라면 빅뱅 데뷔 직후예요. 욕심은 큰데 자꾸 실수를 해서 무대가 무서웠어요. 그런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때려치웠으면 남은 인생이 훨씬 더 우울해졌을 것 같아요.”
조끼 YSL, 바지 돌체&가바나.

팬들이 스케줄 정리해놓은 걸 봤어요. 드라마 촬영에 예능 녹화에 빅뱅 활동까지, 잔뜩 샌드위치가 돼 있었어요.
이제 드라마 <왓츠업> 촬영도 끝났고, 조금은 괜찮아요. 한창 바쁠 때, 하루에 한두 시간 잘 땐, 자면서도 ‘아, 내일은 일어나기 정말 더 힘들겠구나’ 생각 들 때도 있어요.

그렇게 힘든 아침일 땐, 무슨 생각으로 몸을 일으켜요?
잠꼬대 할 때 5분만 더, 5분만 더 하잖아요. 근데 그냥 어차피 깬 거, 5분 있다 누가 또 깨우면 더 짜증난다, 그 생각해요. ‘타의로 일어나지 말자, 자의로 일어나는 거야’ 이런 생각도 하고요. 그리고 사실 막내기 때문에, 저랑 승리랑 둘이서 빨리 씻는 스타트를 끊어야 그 뒤에 줄줄이 나와요.
빨리 끊어줘야 해요.

불평도 좀 하고 그래봐요.
저 사실 옛날에 되게 불평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터닝 포인트가 있었어요. 재작년에 교통사고 났을 때요. 그전에는 막 뮤지컬 <캣츠>하고, MC하고, 예능하고, 빅뱅 활동하고, 너무 바쁜 시기였는데, 그때 잠깐 불평했어요. 근데 사고가 나고, 한두 달 동안 맛도 못 느끼고, 냄새도 못 맡고, 목소리도 안 나오고 그랬죠. 그때, 음… 이 말은 뭐 인터뷰에 실릴지 안 실릴지 모르겠는데, 정말 회개를 많이 했어요.

회개요?
바쁜 거 가지고 불평도 하다니, 제가 약간 방심한 것 같아서요. 다시 한 번
진짜 목소리라도, 맛이나 후각은 안 돌아와도 좋으니까 목소리라도 돌아오면, 이제 아무리 바빠도 불평 안 하고 살겠다고 기도했어요. 그리고 두세 달 정도 있다가 다시 목소리가 돌아온 거예요.

기도의 힘이라고 믿어요?
뭐, 의사 선생님이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돌아온다고 그러시긴 했어요. 흐흐. 어찌됐건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 바빠도 그때 생각하면서 살아요.

욕도 안 한다고요?
불평도 속으로만 생각해요, ‘그냥 다 너무 힘들다’ 그런 식으로요. 제가 원래 기분 좋아도 말 잘 안 하고, 기분 나빠도 말 잘 안 하는 성격이에요.

그러다 머리카락만 빠져요.
아, 얼마 전에 한의원에 갔는데요, 한의사 선생님이 이것저것 검사해보다가 저한테 홧병이 있다고 그랬어요. 제가 그래서 “홧병요? 제가요?” 그랬어요. “안으로 쌓인 게 많나 보네” 하시고. (웃음)

뭘 그렇게 쌓아뒀어요? 요즘 무슨 생각할 때 가슴이 제일 답답해요?
어, 글쎄요. 고민이 뭔가…. 아…. 하…. 뭘 말해야 되나…. 그게요….

멤버들이 여기저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성이는 자기 얘기 잘 안 한다고 하더니, 정말 숨 넘어가겠네요.
아, 전 안 되나 봐요. 정말 이 성격이…. 고민거리 같은 거 얘기를 잘 안 해요. 가장 큰 이유는, 미안하잖아요.

누구한테요?
내 얘기 들어주는 사람한테 미안하지 않나요? 안 그래요? 아니, 이 사람도 나름대로 충분히 고민을 갖고 살고, 그리고 정말 그 고민 때문에 바쁠 텐데 내가 이 사람한테 내 고민을 얘기함으로써, 이 사람은 자기 고민 생각 안 하고 내 고민을 들어줘야 되니까요.

서로 들어주면서 뭔가 해결해갈 수도 있고, 돈 빌리는 것처럼 뭘 따져야 하는 것도 아니고, 무척 단순한 것일 수도 있잖아요.
예전에 전 다른 사람 고민을 들어주기만 했어요.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너는 정말 내 고민만 들어주고, 난 너에 대해서 모른다”는 얘기를 가끔씩 했어요. “따뜻하지만, 알고 봤더니 되게 차가운 것 같다” 이렇게도 말하고요. 나를 다시 봤다 그러고, 너무 오버한다 그러고. 그래서 요즘은 힘든 거 있으면 말하려고 해요.

그럼 이렇게 물어볼게요. 컴백하면서 대성의 고민은 뭐였나요? 2년 3개월 만이라 두렵고, 빅뱅이 앞으로 잘될까 걱정되고, 그런 거 말고 대성만의 고민요.
다른 멤버들에 비해 무대가 오랜만이라 그런 거에 대해서는 진짜 걱정 많이 했죠. 심지어 컴백하는데, 너무 떨리더라고요, 정말 심장이 막 진짜 쿵쾅대서, 멤버들한테 그랬어요. “나 지금 말도 안 되게 떨고 있어”라고. 그러니까 멤버들이 “하긴 넌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는 거예요 그냥 태연하게. 하긴 아, 오히려 멤버들은 그동안 무대를 서면서 배웠던 것도 많고, 경험도 많이 쌓았기 때문에 다 잘할 거고, 저는 그걸 보면서 ‘아, 내가 피해를 주면 안 되겠다’ 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냥 바깥에서 보자면, 서운한 마음도 들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아직은 솔로 활동에 자신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서운하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되게 많은데, 그럴 때마다 뭐, 서운할 것도 없이 일단 내가 아직 자신이 없다고 말해요. 나도 내가 준비가 된 상태에서 하고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