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다섯 대의 매혹적인 선

도자기를 빚는 마음으로, 자동차 다섯 대의 매혹적인 선을 찾았다.




포르쉐 911 카레라 GTS 쿠페


세계 자동차 가문에 포르쉐만 한 옹고집이 또 있을까? 911은 그중 진골이다. 카레라 GTS는 서울 모터쇼를 기점으로 한국에 처음 출시되는 최고사양 모델이다. 자연흡기 3.8리터 수평대항 6기통 엔진 또한 포르쉐의 고집이다. 최고출력 408마력, 제로백은 4.2초다. 수동변속기 모델의 최고속력은 시속 305킬로미터다. 여기까지도 간담이 서늘할 지경인데 이렇게 풍만한 엉덩이선이라니. 좌우로 볼록하고 그 위에 비행기 조종간을 얹은 것 같은 디자인 역시, 포르쉐의 전통이다. 1억 5천1백70만원.






랜드로버 뉴 레인지로버 4.4 TDV8 보그


4,367cc V8 터보 디젤 엔진이 들어 있는 레인지로버다. 기존엔 3.0과 5.0 모델이 있었다. 아쉽거나 벅차거나, 그 사이를 뉴 레인지로버가 메운다. 디자인은 대동소이하다. 전체적으로 미세하게 부드럽다. 한계까지 불에 벼려서 딱 한 번만 꾹 눌러 다듬은 것 같은 평면은 역설적으로 온화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즈음에 있는 공기흡입구는 세로로 길다. 최대출력 313마력, 최고속력 시속 210킬로미터, 제로백은 7.8초다. 자갈만 깔린 도로를 달릴 때도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으니, 다만 한국이 좁게 느껴질 뿐. 1억 5천4백90만원.






볼보 S60 T5


볼보는 S60을 기점으로 기존의 이미지를 뒤집을 계획을 짜고 있는 게 틀림없다. T5 엔진의 최고출력은 254마력, 최대토크는 36.7kg.m이다. 최고속력은 250킬로미터다. 제자리에서 엑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으면, 앞바퀴가 접지력을 잃고 잠시 헛 돌 정도의 힘이다. 달릴 땐 그저 포만감에 너그러운 마음이 된다. 이런식으로 정확하게 마음처럼 움직이는 볼보의 세단은 처음이다. 안전장비들은 그대로 실려 있다. 보행자 보호 시스템은 대인 사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리어램프에서 뻗어나간 두 개의 선은, 이렇게 옆면을 지나 정확히 헤드램프까지 이어진다. 위에서 보면, 정교한 요트처럼 보인다. 이제 ‘안전’만으론, 볼보의 매력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게 됐다. 4천9백90만원.






재규어 XJ 3.0D


XJ는 재규어의 기함이다. 길이는 5미터가 넘는다. 2,933cc 디젤 엔진은 최대출력 275마력을 낸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킬로미터, 제로백은 6.4초다. 차체는, 웬만한 도로의 굴곡을 모조리 흡수한다. 시속 200킬로미터로 달려도 봄비 내리는 소리 정도만 들린다면 과장일까? 재규어의 수석 디자이너 이안 칼럼은 두 개의 둥근 헤드램프를 마지막 전통으로 만들었다. 대신 완전히 새로운 차를 그렸다. 앞유리에서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진취적으로 뻗은 두 개의 선과 도톰한 굴곡에 재규어 본연의 야수성이 다분하다.
1억 2천9백90만~1억 3천6백40만원.




미니 쿠퍼 S 컨트리맨


누가 미니를 미워할 수 있을까? 눈은 똑바로 치켜뜬 채 날렵한 핸들링, 딱딱한 서스펜션, 당찬 출력. 이 차를 운전했던 어떤 새벽 4시엔 묵은 피로까지 다 풀렸다. 길이를 4미터 이상으로 늘이고, 높이를 10센티미터 이상 높여도 그대로 미니다. 1.6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4.5kg.m을 낸다. 제로백은 7.9초, 안전 최고속도는 시속 210킬로미터다. 미니 컨트리맨은 미니 최초의 SUV다. 트렁크는 350리터에서 최대 1천1백30리터까지 확장된다. 포용력의 표현일까? 측면에 이렇게 의뭉스러운 굴곡이 생겼다. 4천4백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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