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

소설 <완전히 불완전한>에서 읽은 완전한 감정.

매달 읽히고 사라지는 잡지의 운명이 어떤 영속성을 바라게 했을까? 문장이라면 애인처럼 늘 낯설면서도 늘 상냥하길 바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욕망으로, 문장이 가닿는 미학의 한 경지인 소설과 손뼉을 마주쳐보려는 야심이었을까? <GQ KOREA>의 편집장 이충걸이 새 책, 공교롭게도 ‘소설 책’ <완전히 불완전한>을 냈다. 매번 사상 최대의 문명을 다루는 잡지의 요란함은 어쩌면 인간의 유한함을 긍정한 흔적이다. 필요하지 않지만 갖고 싶은 것, 바꿀 수 없을지언정 말하는 것, 사라지기 전에 누리고 싶은 것은 모두 잡지이고, 문명과 삶에 대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긍정이다. 이충걸은 편집자의 연장선으로서, 그 유한함을 냉소하기보다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삶에 대해 썼다. 죽음이 입을 벌린 현실적인 위협 앞에서 그 입 안으로 스스로 목을 집어넣으려는 어머니의 적응(‘작별의 예식’),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해가는 조숙한 여자 아이의 적응(‘완전히 불완전한’), 이별 뒤의 치졸한 자의식을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식의 적응(‘좋게 헤어지는 건 없다’). 적응하는 척하면서 자의식을 장식하는 것에 불과한 칙릿과 다르고, 적응을 인간적이고 사회적인 조건으로 드러내는 기존 문학과도 다르다. 그의 소설에서 선명한 것은 적응 그 자체에 대한 감정이다. 이충걸의 야심을 ‘굳이’ 물어보진 않았다. 다만, 소설이 감정 덩어리의,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노래 듣듯이 읽힌 것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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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책, 음반, IT를 담당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