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건 없니

“날 웃게 했던 예전 네 모습도 여전히 그대로니?” 아니, 아이패드 2는, 또 애플은 더 영악해졌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4분기에 1천10만 대의 스마트 패드가 판매되었고, 3분기의 450만 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이, 더 많은 제조업체에서 쏟아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93퍼센트에서 73퍼센트로 겨우 20퍼센트 낮아졌다고 전했다. 애플이 아이패드 2에서 아이패드 1과는 다른 영역을 개척해야 할 동기부여가 적었을 거라는 건 꽤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전자제품의 성능 개선이란 수학능력시험에 비유하자면 점수제라기보다 등급제다. 전략기획이나 마케팅 부서에서 결정해놓은 큰 틀 안에서 더도 덜도 말고 그 등급만을 만족시키도록 엔지니어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라는 뜻이다. 애플이 성장하는 토대가 된 혁신성 때문인지, 사람들은 그들의 신제품이 ‘더 좋게’ 정도가 아니라 ‘혁신’일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자주 반복하는 얘기지만, 애플도 기업이다. 애플이라고 점수제를 지지하는 쪽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 2의 출시는 스마트 패드 시장을 애플이 더욱 압도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아이패드 1 앞에서 지갑을 손에 들고 갈팡질팡하게 만들던, 두께와 무게라든지, 카메라 미장착, 아이폰에 적응된 반응 속도에 비해 다소 느렸던 점이 꽤 개선됐다. 전면 30만 화소, 후면 9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됐고, A5 1기가헤르츠 듀얼 코어로 처리 속도가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빨라졌다. 그래픽 속도의 경우 아홉 배 이상 향상된 수준이다. 두께와 무게는 두 손에 올리고 비교해서 큰 차이가 나는 건 아니지만, 부담이 덜한 것만큼은 확실하다. 게다가 애플은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물량을 함께 쏟아 부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이용한다. 아이패드 2 출시와 함께 아이패드용 아이무비와 개러지 밴드가 새롭게 나왔다. 직관성을 보다 향상시킨 두 소프트웨어로 아이패드 2의 빨라진 속도를 더 피부에 와 닿게 누릴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애플의 물량 공세는 액세서리에서도 이어진다. 아이패드 액세서리계의 지각변동을 예상케 하는 ‘스마트 커버’는 상당히 비범한 제품이다. 물리력에 의한 장착이 아니라 자석에 의한 부착이라는 점, LCD와 닿는 면을 액정 클리어로 쓸 수 있고, 자석에 의해 자동 슬립 모드로 들어가게 만들 수 있다는 점, 접어서 커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또 HDMI 미러링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AV 어댑터 또한 아이패드의 성능 개선과 함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액세서리다.

액세서리,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함께 쏟아내는 물량 공세는 애플이 설정한 ‘등급’의 승리라고 볼 수 있겠다. 타 스마트 패드 업체들은 또 허둥지둥하게 생겼다. 그러나 주의할 것. 등급제에는 더 철저한 등급제로 맞서야지, 점수제로 맞서다간 역효과만 난다. 이미 하드웨어 물량공세로는 아이폰에 대적할 수 없다는 걸 확인한 시점이니까. 이것이 애플에게 등급제로도, 성적제로도 대적할 수 없는 이쪽 시장의 현재다.

RATING ★★★★☆ 결정적으로 변한 것도 없는데, 갖고 싶게 만드는 아이패드 2의 효율성.
FOR 대부분의 스마트 패드 사용자.
AGAINST 나머지 스마트 패드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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