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습니다 2

강산에가 새 노래 ‘Kiss’를 발표했다. 예전 어느 때처럼 한바탕 불러 제칠 노래를 기대한 남자들은 서운할는지도 모르겠다. 거칠게 앞세우기보다 부드럽고 조밀한 순간을 담은 노래. 그리고 이 결벽한 경상도 남자는 부끄럽다고, 부끄럽다고 말한다.

“그 뭐라고 그랍니까? 옛날에 막 야생마처럼 와일드하고, 다듬어지지 않고, 그런 모습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있어요. 그런데 사람이 온화해지고, 배려하기 시작하고 이라니까 뭔가 이게 이상하그든? 불만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근데, 물론 내가 대중가수지만, 그것에 맞춰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내 하고 싶은대로 하는 거죠. 안 그래요?” 경상도 사투리가 부드럽게 남은 말투, 그리고 ‘곤조'.
“그 뭐라고 그랍니까? 옛날에 막 야생마처럼 와일드하고, 다듬어지지 않고, 그런 모습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있어요. 그런데 사람이 온화해지고, 배려하기 시작하고 이라니까 뭔가 이게 이상하그든? 불만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근데, 물론 내가 대중가수지만, 그것에 맞춰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내 하고 싶은대로 하는 거죠. 안 그래요?” 경상도 사투리가 부드럽게 남은 말투, 그리고 ‘곤조’.

왜요?
제가 여태까지 살아왔던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음, 이러면 대중 얘길 하실지 모르겠는데, 아무리 대중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한국의 대중 인식이랄까, 통념이랄까, 문화를 소비하는 것도 그렇고, 예술을 수용하는 부분도 그렇고. 너무 단순한 느낌이 있는데, 내가 만약 나가면, 거기에 일조를 할까 봐 안 나갑니다. 트위터를 보면, 전 국민이 TV만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더라고요. 아니, 이 사람들이 TV만 보나. 다른 거 할 거 없나? 다른 건 우리가 수용할 게 없나? <나는 가수다> 오케이. 그런 프로그램도 괜찮다고 봐요. 있으면 어때. 근데 모든 사람의 말초신경이 그쪽에 전부 가 있다는 게…. 스티비 원더나 프린스가 ‘나는 싱어다’ 하는 건 상상이 안 가잖아요? 나는 그러니까, 자유죠. 창작의 자유. 만들었어? 노래해? 오케이. 나는 그래요.

한 번도 ‘먹고살려다 보니’ 풍의 얘기를 안 했어요. 그런 노래도 없었고요.
나는 운이 좋은 게, 먹고 사는 거에 대해서 한 번도 걱정을 안 해봤어요. 옛날에, 없을 땐 없는 대로 아무 걱정 안 했고요. 애기가 생겨서 교육비 들어가고 그랬으면 내가 어떻게 변했을지 모르겠는데…. 옛날부터 밤업소 유혹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한때 또 미사리가 트렌드가 됐었잖아요? 당연히 섭외가 오죠. 갑시다. 근데, 이상하게 나는 어릴 때부터 뭔가 그런 걸 어떻게 느끼고 있었냐면, 저기에 가면 뭔가 타성에 젖을 거 같다, 내가 창작하는 데 방해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는 나를 아니까. 계획 세워서 착착착 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휩쓸릴 거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잘해온 거 같아요.

대중가수가 대중을 너무 방치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어요.
어느 날 내가 가수가 됐는데, 음반이라는 건 레코드사와 관계가 있으니까, 거기서는 계속 대중, 대중 하잖아요. 근데 내가 음악을 만드는 행위와 왜 이게 연결돼야만 하지? 그게 나한텐 이상했단 말이죠. 그렇다고 내가 완전히 고지식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데뷔 앨범 때, 노래를 만들어서 발표했는데, 이 사람들이, 이름은 뭐? 강산에? 노래 제목은 또 막 이렇게.

‘…라구요’, ‘예럴랄라’, ‘할아버지와 수박’….
당시엔 PD들이 거의 왕인데, “이런 꼴통 애들 노래 뭐, 할아버지와 수박? 동요야 뭐야?” 막 레코드판 던지면서, “야, 수박 값도 똥값인데 지금 이게 무슨 노래냐” 그랬어요. 제목이라도 바꾸라는 소리 수도 없이 들었어요. 아까 내가 고지식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건 뭐냐면, 그런 얘길 들으면, 그러냐고, 좋은 생각 있으시면 바꿔도 좋다고 했어요. 근데, 수정한 제목이라는 게, 웃지 마세요. ‘…라구요’는 ‘갈 수 없는 고향’, ‘예럴랄라’는 ‘시골여행’ 뭐 이러는데, 그건 못하겠습니다 한 거죠.

첫 앨범 노래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풍경이 있죠. ‘한국적’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충격적으로 아름답고요. 2집, 3집 그리고 이번 앨범까지, 강산에의 노래는 강산에라는 사람의 여정이 가지런히 박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멋지기도 하지만, 다가가려다 멈칫하게 되기도 합니다. 너무 개인적인 영역에 대한 반발이랄까요?
까불다가 진짜 많이 다쳤어요. 그게 뭐냐면, 언젠가부터 내 안에 겁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전엔 겁을 몰랐고 개념도 없었어요. 내가 나를 이렇게 보는데, 왜 나는 이렇게 삐딱삐딱하게 사나? 가수들 다 이렇게 모여 있어도, 나는 혼자 저쪽에 있고, 서로 말도 안 걸고. 그러니까 외롭잖아요. 여행을 하다 보니까, 진짜 고립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살살살살, 그 뭐라노, 어린양도 부릴 줄 알고, 까불까불, 딸랑딸랑 가벼운, 이런 게 나오더라고요. 사람이 부드러워지고요. 변했다는 얘길 많이 들어요. 노래도 따라가는 거겠죠.

그런 과정들이 지금의 ‘Kiss’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요?
관계로 따지면 결국에는, 있겠죠. 어떤 관곈지는 모르겠어요. 지금의 이 결과물은 이전의 과정이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나를 모르는 관객이 답답하거나 그렇진 않아요. 나도 그 사람도 그렇고,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해왔을 뿐이니까요. 그러다 만난 거라면 오히려 설레죠. 방법을 갑자기 바꾸고 이러진 않겠지만, 좀 다르게 해볼까? 적극적으로? 이런 생각은 해요. 이번 앨범 프로듀서는 골든팝스라는 밴드의 조호균 씨. 다소 낯선 이름입니다. 술 먹고 친해졌어요. 내가 나를 이렇게 관찰해봤을 때, 내가 막 세련되고 이런 건 아니잖아요? 근데 야 음악을 들어보니까, 되게 세련되고, 고급스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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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디렉터] 곧 두 번째 책을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