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얼음 동물원 2

2011.07.12GQ

기린의 의연함과 코끼리의 규모, 말 4백60마리의 힘과 수사자의 존재감. 네 대의 자동차 앞에서 꼼짝없이 얼어붙은 네 마리의 동물.

페라리 캘리포니아
매일 탈 수 있는 페라리라는 역설, 페라리 최초의 하드톱 컨버터블이라는 의미는 접어두고. 일단 매장에 서 있는 빨간색 페라리를 가만 본다. 그러다 그녀의 쇄골에 그럴 때처럼 손가락 끝을 대고 선을 따라가 본다. 시동을 걸면 마른하늘에 치는 천둥, 수백 명이 동시에 부는 금관악기 같은 소리가 속절도 없이 배를 울린다. 이대로 가속 패달을 밟으면 유리를 뚫고 나가겠지? 4,300cc 가솔린 엔진이 내는 460마력의 힘이라면. 가늠할 수 없는 최고속도라면, 4초의 제로백이라면.3억원대.

아우디 A8 L
고급 세단이라면 거리에서 존재감을 증명할 줄 알아야 한다. 최근, 아우디 A8은 단연 발군이다. 명료한 주간주행등 LED의 품위만으로도. A8의 주간주행등은 단호한 두 개의 직선이다. 이 차를 타는 사람이라면 응당, 중요한 결정을 분 단위로 내려야겠지. 그런 긴장을, 역시 발군인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풀어준다. 럭셔리라는 시쳇말보단, 그저 취향 좋은 가구로 공들여 꾸민 서재 같다. A8의 차체보다 13센티미터 길다. 폭도 20센티미터 정도 넓다. 동급 최고의 길이와 너비다. 그게 L의 의미다. 4,163cc 가솔린 엔진은 최대출력 371마력 최대토크 45.4kg.m을 낸다. 제로백은 5.7초, 최고속도는 시속 210킬로미터. 1억6천9백만원.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이신구
    스탭
    어시스턴트/한상선, 어시스턴트 손상호
    기타
    얼음조각/ 김광성 (아이스샵)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