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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1

2011.07.28GQ

해발 800미터라면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을까? 도저히 그럴 수 없었던, 강원도 영월의 오후 세 시.

닛산 큐브

오른쪽 뒷좌석의 유리가 밖에서 보면 뒷유리까지 이어져 있다. 큐브엔 이런 재치가 안팎으로 쏠쏠하다. 천장에는 잔잔한 호수에 조약돌 하나 던진 것 같은 여러 개의 동심원을 그려놓았다. 기능과 무관하지만 무심코 올려볼 때, 마음이 물처럼 넉넉해진다. 한번 쓰다듬어보려고 손을 뻗으면 ‘박스카’가 하나의 장르로 굳은 이유를 체험하게 된다. 컨테이너가 직육면체인 덴 이유가 있다. 손해 보는 선, 면,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 안엔 커플이나 가족이라도 모자람 없는, 평일이나 주말이라도 망설일 것 없는 일상을 채울 수 있다. 1.8리터 가솔린 엔진은 120마력을 낸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16.8킬로미터. 정식으로 수입된다는 소문이 돌 때부터 무성했던 예측을 단번에 뒤집는 안정적인 가격까지. 2천1백90만~2천4백90만원.

푸조 508 악티브

508은 푸조의 기함, 중대형 세단이다. 또한, 반드시 수치를 알아야만 진가를 짐작할 수 있는 차다. 508 악티브엔 1,560cc 디젤 엔진이 들어 있다. 이런 차체에, 배기량은 닛산 큐브보다 작은 셈이다. 최대출력 112마력, 최대토크 29kg.m을 낸다. 문득 모자라 보이는 수치에서도 아쉬움 없는 체감성능을 내는 건 푸조의 특기일까? 핸들에는 패들 시프트까지 달려 있다. 기어 갖고 한번 놀아봐도 재미있을 거라는 뜻이다. 디젤 엔진은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도 충분한 힘으로 등을 떠밀고, 핸들링은 푸조 본연의 미덕으로 차지다. 엔진을 혹사시키면서 달릴 때도, 공인연비가 리터당 22.6킬로미터라는 사실은 위로가 된다. 자동변속기를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 중 가장 높은 연비. 4천2백90만원.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Arnold Park
    스탭
    어시스턴트/ 강동철, 최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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