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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신제품-2

2011.08.12GQ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코닥 이지쉐어 C123

C123을 처음 만나고 당황했다. 반 셔터가 없는 카메라라니…. 막 찍으라는 건가. 누르기만 하면 철컥하고 찍히는 카메라. 한데 가만 보니 C123이 추구하는 바를 알 겠다. 최저가 17만원, 방수 기능을 생각한다면 저렴한 가격이다. ‘통큰 방수’ 카메라 정도 될까? 하지만 전자제품의 불문율이 있다면 가격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방수는 되지만 카메라 본연의 성능은 왜소하다. 가장 먼저, 광학줌이 안 된다. 필름 환산 35밀리미터 단렌즈뿐이다. 디지털로 사진을 확대하는 방식인 디지털줌만 가능하다. 물론 하나의 화각만을 선택해 사진을 찍어야 한다면 당연히 35밀리미터 화각이다. 50밀리미터는 빡빡하고 28밀리미터부터는 광각렌즈니 가격은 오를 터. 최근들어 단렌즈를 탑재한 카메라가 인기라지만, 그건 크고 좋은 렌즈를 탑재해 화질이 보장되기 때문이지 필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하지만 C123은 좋은 렌즈도, 편리성도 포기했다. 최대감도도 마찬가지, 고작 1250까지다. 아쉬운 성능을 구구절절 말하는 건 의미가 없다. 이 카메라가 ‘가장 저렴한 디지털 카메라’를 추구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제품이면 시중의 방수 카메라 중에서 대충 싼 정도가 아니라 월등하게 저렴해야 이해할 수 있다. 후지필름의 XP10의 최저가는 17만원 선, 광학줌도 되고, 최대감도도 1600까지다. 방수 기능의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둘 다 3미터까지 된다. C123이 카메라의 성능을 포기하고 싶었다면, 방수 성능에서 압도적이었어야 했다. 여름이 되면 방수 카메라를 살 걸 하는 후회가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방수팩을 사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 물속에 좀 더 깊숙이 들어가려면 수압을 견뎌내는 설계가 필요한데 방수팩은 물이 스며들지 않게 하는 ‘액세서리’일 뿐이다. 스쿠버다이빙이라도 한다 치면, 물 ‘속’에서 완벽하게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하다. 기존의 카메라는 있으니 저렴한 가격이면 금상첨화. 완벽한 방수 카메라를 원한 건 아니었지만, 물 ‘밖’에서 민망한 카메라를 원했던 건 아니다.

RATING ★★★☆☆
FOR 휴가지는 워터파크.
AGAINST 휴가지는 코타키나발루.

모뉴엘 라이디스 R750H

로봇청소기가 처음 나왔을 때, 만화에서나 보던 가정부 로봇의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가 있었다. 이제 집집마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R2-D2’ 같은 로봇이 하나씩 보급되는 날도 멀지 않았구나 했다. 하지만 벌써 10년 전 일이다. 그 사이 로봇청소기가 로봇 가정부를 대신하진 못했지만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더 얇아졌으며,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은 가지도 않는다. 이제 로봇청소기에 카메라까지 달고 집 안을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로봇청소기에 대한 불만, 아니 불평이 하나 있었다. 로봇청소기가 대부분 인공지능만 발전했을 뿐, 직접 조종하는 기능은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는 것. 충분히 조종의 재미를 살릴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리모콘으로 조종하고, 아이폰으로 제어하는 제품이 나왔지만 RC카 같은 ‘재미’는 아니었다. 물론 로봇청소기의 존재 이유는 ‘청소’다. 하지만 로봇청소기가 RC카처럼 움직인다면, 청소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남자는 움직이는 것들에 대한 ‘로망’이 있기 마련이니까, 남자들 청소시키기에도 좋고 말이다. 라이디스 R750H는 남자와 청소기 사이를 견원지간에서 죽마고우로 바꿔준다. 핸들형 리모컨에 모션센서를 장착해 리모컨을 핸들삼아 조종할 수 있다. 움직이는 모습도 RC카와 비슷하다. 리모컨의 작동 거리 범위도 약 10미터 정도. 이 정도면 조종하는 재미와 움직임은 합격점. 하지만 청소기지, 장난감이 아니다. 청소기임을 주지하고 보니 소음이 신경 쓰였다. 일반 진공청소기와 비교했을 땐 크지 않지만 경쟁사의 저소음 제품이 50데시벨인 반면 이 제품은 60데시벨이다. 청소를 하지 않고 조종할 때는 재미있지만 청소할 때는 신경 쓰인다. 그래도 모뉴엘의 도전은 생활가전에 재미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박수 받을 만하다. 핸들 리모컨 포함 54만8천원. 핸들 리모컨(RH750)은 6만 9천원. 핸들 리모컨을 따로 구입하면 기존의 모뉴엘 로봇청소기도 재미있어진다.

RATING ★★★☆☆
FOR 키덜트 삼촌.
AGAINST 예민한 이모.

    에디터
    정우영, 양승철
    포토그래퍼
    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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