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개의 신제품-3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라이카 V-Lux30


라이카는 걸출한 렌즈와 묵직하고 완벽에 가까운 마감 덕분에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 ‘도구’ 이상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런 라이카의 브랜드 가치는 최근에 더욱 빛을 발한다.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비싼 돈을 주고라도 소유하고 싶은 제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이카는 디지털에 뛰어들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연착륙 하기 위해 파나소닉을 동업자로 선택했다. 이 둘의 연대는 서로의 단점을 완벽히 보완하는 한 쌍으로 보였다. 커플은 닮는다더니 라이카에서 나오는 콤팩트 카메라는 파나소닉에서 출시된 동일 사양의 제품과 외관만 다를 뿐, 차이점은 모호했다. 라이카의 빨간 딱지가 붙자 가격은 배로 뛰었다. “색감이 다르네”, “콘트라스트가 진하네” 동일 성능이지만 결과물이 다르다며 갑론을박이 한창이었다. 중요한 건 V-LUX30에서는 어떠한 논란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제품이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일 수 있겠지만 먼저 출시된 동일 모델, 파나소닉 ZS10도 마찬가지였다. 먼저 출시되는 파나소닉 제품이 관심을 끈다면 겉모습만 다른 라이카의 제품도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이번은 다르다. 관심도 관심이지만 V-LUX30의 문제는 라이카란 이름이 무색할 만큼 가벼운 제품이라는 점이다. 소재가 기존 라이카의 제품을 생각했을 때 가볍다. 겉모습뿐 아니라, 메뉴의 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시대에 뒤떨어진다. 성능도 마찬가지. 가장 핵심인 CMoS크기도 1/2.33인치의 가장 작은 사이즈를 사용했다. 당연히 좋은 화질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날 필름 카메라의 핵심은 렌즈였다. 필름은 상황에 맞게 다른 걸로 바꿔서 사용할 수 있었다. 지금, 필름 역할을 하는 CMoS는 바꿀 수 없다. 동일 모델의 ZS10의 최저가는 37만원 선이다. 작은 크기가 이해가 된다. V-LUX30의 최저가는 95만원. 만듦새가 괜찮다면야…. 아, 파나소닉과 동일 제품이랬지.

RATING ★★★☆☆
FOR 후발주자.
AGAINST 선발주자.






삼성 HMX-W200


삼성이 익스트림 스포츠를 위한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뒤집어쓰곤 했던 ‘구색 갖추기’의 혐의는 이번에도 벗기 어려울 것 같다. 삼성에게 어떤 ‘쿨함’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려운 것일까? 이제 ‘초일류’는 월마트가 아니라 페이스북에 있는 시대인데 말이다. 별 게 아니라, 세간의 기대를 그저 무시해버리거나, 그 이상 밀어붙인 제품을 볼 때도 되지 않았나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지레 W200을 무가치한 제품이라고 생각했다면 오해다. 사양이 그리 나쁘지 않다. 명시해놓은 대로, 조리개 밝기 F2.2의 밝은 렌즈와 이면조사 센서가 보여주는 야간 촬영 시의 ‘저노이즈’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풀 HD 동영상을 지원하고, 550만 화소급 사진 촬영도 가능하니까 포켓형 캠코더치고는 괜찮다. 하지만 최저가 18만원대의 제품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산요 PD-1, 도시바 카밀레오 S-20, 코닥 ZX-3, 소니 CM-5는 물론 같은 삼성 제품인 E10과 비교해도 방진, 방수를 제외하면, 이 포켓형 캠코더를 사야 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방진, 방수 때문에 사는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방수 3미터, 충격흡수 2미터와 방진 설계를 어디까지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지 되묻고 싶다. 등산과 물놀이가, 더 나쁜 선택을 해도 될 만큼 중요한 사람에게나 가능한 선택지다. ‘익스트림 스포츠에 적합한 아웃도어형 캠코더’라고 했기에, 광학줌이 없다는 사실에 눈감았는데, 저 정도 수치의 방진, 방수 지원으로 끄덕없는 익스트림 스포츠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지금 현재 포켓 캠코더 분야 판매 1위는 W200이다. 늘 그렇듯이, 삼성의 구색 갖추기가 가능한 건 ‘쿨하지 않은’ 대중 탓도 없지 않다. 익스트림 스포츠가 그렇듯이, 위험 감수 없이는 새로운 지평이란 참 멀다.

RATING ★★★☆☆
FOR 해수욕장 안전 구역.
AGAINST 해수욕장 안전 구역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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