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개의 신제품-1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올림푸스 E-P3


어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큰자식이 잘돼야 한다는 말이다. E-P시리즈는 올림푸스의 장남이다. 올림푸스를 일으켜 세운 자랑스러운 미러리스 카메라군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를 보란 듯이 역전시킨 똑똑한 장남이다. 한때 ‘올림푸스’라는 이름은 치과나 연구실 현미경에서만 발견할 수 있었던 암흑기가 있었다. 그때 한 줄기 빛이 된 것이 장남이었다. 올림푸스가 카메라 참 잘 만드는 회사라는 인식이 생기다니, 몇 년 전만 해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E-P시리즈의 세 번째 모델이 나왔다. 올림푸스는 또 장남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했다. “그래 석사는 나와야지, 아니야 박사도 할래?”하듯이, “AF 속도를 좀 더 높여볼까? 아니야 측거점을 35개로 늘려야겠어”했다. 적극적인 후원은 좋은 결과물로 나타났다. 더 이상 보디 성능때문에 DSLR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 장남은 이제 일류대를 졸업하고 상류사회에 편입했다. 그런데 이런 그에게 애교까지 바라는 건 문제일까? 사실 최고급 제품에 바라는 건 뛰어난 성능이지 ‘재미’는 아니다. 그래도 E-P3는 화이트 보디와 교체할 수 있는 손잡이에서 아기자기 함을 뽐낸다. 분명 아기자기하긴 한데, E-P시리즈 본래의 클래식한 맛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왜 그런지 생각해 봤더니 만듦새의 문제다. 카메라를 살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유효 화소수와 AF 속도겠지만, E-P시리즈 최초의 등장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바라만 봐도 갖고 싶었고, 만져보면 더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E-P시리즈가 세 번의 혁신을 거치면서 보디의 만듦새가 얼마나 더 좋아졌는지를 생각하면 조금 아쉽다. 완성형 디자인이지만 클래식한 재미나, 만지는 재미를 좀더 고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래서 너무 잘해도 안 되는 거다. 최저가 81만원대.

RATING ★★★★☆
FOR 집을 일으킨 장남.
AGAINST 장남에게 애교까지?




삼성전자 SHW-M380K(갤럭시 탭 10.1)


갤럭시 탭 7이 나왔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개월 안에 10인치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다. 7인치가 종착점이 아닌 것은 자명했으니까. 삼성전자가 스마트 패드의 출발점을 7인치로 선택한 이유는 성능에선 뒤처지더라도 차별성은 두자는 의미였다. 그래서 최홍만에게 어울리는 휴대폰이자 스마트 패드를 만들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국내 판매량에선 성공했다. 누가 뭐래도 삼성전자의 마케팅 능력이 어떤 경지에 도달했다는 걸 보여줬다. 이젠 10.1인치이다. 비로소 아이패드 2와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정면승부. 강백호가 서태웅을 보고 따라 하듯이, 정말 무섭게 따라왔다. 얇고, 가벼워졌다. 강백호도 서태웅보다 키가 크다. 누가 뭐래도 하드웨어는 갤럭시탭 10.1의 승리다. 문제는 아무리 그래도 강백호보단 서태웅이 농구를 잘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다시 문제는 농구를 잘하는 기준이 뭐냐는 질문이다. 슛? 리바운드? 어시스트? 서태웅은 대부분을 일정 수준 이상 하는 만능 플레이어에 가깝다. 강백호는 점프력이 좋다. 리바운드와 덩크슛에 뛰어나다. 갤럭시 탭 10.1은 아이패드 2에 비해 해상도가 높고, 카메라 성능도 뛰어나다. 동영상과 사진을 찍고 공유하기에 아이패드 2보다 낫다. 지상파 DMB까지 지원한다. 그렇다면 갤럭시 탭 10.1으로 아이패드 2를 대신할 수 있을까? 마냥 고개를 끄덕일 순 없다. 스마트 패드의 핵심은 다양하게 활용하는 데 있다. 아이패드 2를 선택하는 건 다양한 콘텐츠와 그것이 계속 개발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이다.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데, 최고의 하드웨어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허니콤 기반의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는 말한다. “속 터져요, 버그가 너무 많아요.” 강백호가 농구를 서태웅만큼 못하는 건 꼭 강백호만의 문제일까? 강백호를 훈련시키는 안 감독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물론 훈련시간은 충분해야하겠지만 말이다.

RATING ★★★☆
FOR 강백호.
AGAINST 서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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