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개의 신제품-2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삼성 MM D470D


미니 컴포넌트의 명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처음 MD가 나왔을 때는 MD 플레이어가 달린 미니 컴포넌트가 최고였듯이, 요새는 아이폰 도크가 포함된 미니 컴포넌트가 최고다. 이제 아이폰 도크, AUX, USB 단자, 라디오 그리고 시디 플레이어 정도는 미니 컴포넌트의 기본이다. 삼성은 DVD와 DIVX, 데이터 CD 재생을 지원하면서 기존 미니 컴포넌트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MM D470D를 지칭하는 이름도 ‘미니 컴포넌트’가 아니다. ‘마이크로 컴포넌트’. 더 많은 기능을 더 작은 크기에 압축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존하는 디지털 멀티미디어의 형식을 거의 놓치지 않으면서, 스피커를 포함해 가로 50센티미터, 세로 18센티미터 크기에 꾹꾹 눌러 담았고, 이것을 리모컨으로 완전히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도 꽤 저렴한 최저가 23만원대. 완전한 ‘대중성’의 실현이야말로 이 제품의 목표인 듯하다. 시청 등급 설정 기능 같은 부모님의 눈높이, 꿈비아, 삼바 같은 젊은 음악을 이퀄라이저로 채택한 청년의 눈높이가 공존한다. 모든 대중을 끌어안으려는 시도가 곳곳에 어지럽게 펼쳐져 있다. 무난한 음악 감상과 무난한 DVD 감상 그리고 그것을 쉽게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미니 컴포넌트에 기대하는 전부라면 이만한 선택이 없지만, 일원화의 영향으로 개별 DVD 플레이어와 아이폰 도크, 시디 플레이어의 품질과 안정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음 분리가 거의 되지 않은 채, 음질이 좋다는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타격감에만 공을 들인 소리도 그렇고, 지나치게 단순화된 LCD 때문에 TV와 연결하지 않는 경우 재생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걸린다. 완전한 대중성의 실현을 바꿔 생각하면, 모든 전문 기기가 경쟁자가 된다는 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RATING ★★★☆☆
FOR “모두 다 사랑하리.”
AGAINST “넌 내꺼 중에 최고.”




로지텍 K400


체리에선 트랙볼을 판매한다. 애플의 매직 트랙패드도 별매한다. 씽크패드의 키보드를 그대로 떼어낸 울트라나브도 나와 있다. 노트북에 익숙한 사용자가 데스크톱으로 왔을 때, 방법이 없지 않다. 하지만 컴퓨터 주변기기는 처음에 사놓지 않으면,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 손이 잘 가지 않는다. 트랙패드가 있었으면 싶어도, 사지 않는다. K400은 손을 뻗을 가능성을 좀 더 높인다. 키보드를 바꾸려고 하든, 마우스를 사려고 하든, 입력 도구를 하나 더 늘리든,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가 생겼다. 그러나 스푼과 포크를 합치거나, 샴푸에 린스를 합친 시도는 잠깐의 화제 이상의 지속성을 보여준 적이 없다. 친화성과 효율성의 저울이 평균을 이루지 못하고 효율성 쪽으로 기운 탓이다. K400 역시 앞선 예들을 따른다. 어쨌든 둘을 ‘합쳤다’는 것.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으로 키는 다소 뻑뻑하지만 소음이 적은, 같은 방식의 여느 키보드와 큰 차이 없다. 그런데 트랙패드마저 별 차이가 없다. 손가락 두 개를 인식하는 멀티터치 트랙패드를 탑재했다. 요즘 웬만한 노트북 트랙패드가 다 그 수준이다. 친화성과 효율성이 평균을 이루지 못할 거라면, 효율성이라도 압도적으로 높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기해서 키보드와 트랙패드가 합쳐진 키보드를 써볼 수는 있겠지만, 마침내 구매하게 만드는 건 네 손가락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트랙패드일 것이다. 다만, K400은 경제성 면에서 압도적인 데가 있다. 미니 키보드에 트랙패드를 더했는데도 일반적인 103 키보드보다 작다. 마우스가 움직이는 공간까지 감안하면 이것 하나로 상당한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 키보드와 마우스 예산도 절약할 수 있다. 무선 키보드이면서, 트랙패드와 키보드를 합치고도, 출시가는 6만9천원에 불과하다. K400의 친화성은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RATING ★★★☆
FOR 경제 대통령.
AGAINST ‘각자의 길’ – 이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