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욕망의 뚜렷한 대상 2

2011.09.09장우철

김옥빈은 숨기지 않는다. 숨길 것도 없다. 망설이지 않는다. 그건 천성이다. 하고싶은 걸 한다는 단순한 열정으로부터 이 진한 여배우는 여전히 진하다. 어때요? 묻자, 배고파요, 대답하는 김옥빈을 쳐다본다.

원피스는 랑방, 귀고리는 금은보화, 오른손의 뱅글은 샤넬, 왼손의 맨 위 뱅글은 펜디, 두 번째와 세 번째 뱅글은 스와로브스키, 네 번째 팔찌와 반지는 모두 까르띠에.

원피스는 랑방, 귀고리는 금은보화, 오른손의 뱅글은 샤넬, 왼손의 맨 위 뱅글은 펜디, 두 번째와 세 번째 뱅글은 스와로브스키, 네 번째 팔찌와 반지는 모두 까르띠에.

옳거니! 근데 그게 무슨 말이죠? 으흐흐. 지금보다 더 나빠지고 싶어요. 음, 사람들에게 해를 주고 괴롭히겠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보고 더 일탈을 감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캐릭터가 되고 싶어요. 웃기죠? 으흐흐.

사방팔방 긍정과 위로가 넘치는 시대에 하필 불화의 아이콘이 되겠다고요? 네. 제가 고민을 심각하게 해본 적이 있어요. 이런 시대에 대해.

결론은? 록스타가 필요해요! 진짜로요. 정말로요. 록스타야말로 정치든 미디어든 그 어떤 것과 싸워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록스타마저 지고지순 착하디 착한 노래만 불러댄다면, 정말 기운빠지잖아요? 아직 비밀인데, 제 남자친구가 록커예요.

혹시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스키조의 그? 맞아요. 펜타포트 무대에 같이 설 거예요.

이 인터뷰가 나올 즈음엔 많은 사람이 아는 연인이겠네요. 여배우와 록스타라. 음, 배우로서 김옥빈 스스로를 평가할 수 있어요? 배우로서만 평가한다면, 착실한 것 같아요. 차근차근 내가 하고 싶은 거 열심히 해나가고 있단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배우로서 제 점수는 70점. 20점은 더 나이가 들어서 얘기해드릴게요.

어떤 연기를 좋다고 여겨요? 저는요, 정말 위험할 수도 있는데요, 제가 또 그 문제도 생각을 해봤어요. 으흐흐. 카메라가 나를 비춰줄 때까지 기다리는 그런 기술적인 연기 말고, 그냥 밥 먹었어? 밥 먹을래? 안 먹을래? 중얼거리기도 하면서 툭툭 하는 말들. 딴 데 쳐다보거나 중얼중얼 말을 뭉개거나, 쉼표 없이 누구에게 무슨 말을 꼭 전달해야겠다는 의도 없이 치는 대사가 좋아요. 사투리도 아직 못 고쳤어요. 억양이 남아 있어요.

광양의 이맘때는 어때요? 아직 8월이죠? 거기가 개발되기 전에는 뱀이 참 많았어요. 학교 가는 길에 산토끼가 차 밑에 숨어 있기도 하고, 또랑엔 또 올챙이가 막 꽉 차있고, 논 있고, 밭 있고. 지금쯤이면 갑자기 잠자리가 떼지어 날아다니겠네요.

차 밑에 들어간 토끼, 많은 올챙이, 떼로 나타난 잠자리, 지나가는 뱀을 본 김옥빈은 어떻게 하는 거죠? 무시하죠. 어 그래, 왔냐? 으흐흐.

광양에서 불고기를 두어 번 먹었어요. 로터리 지나 천변에 있는 식당들. 어디요? 거긴 잘 모르겠는데. 이름을 말하긴 그렇고. 대호불고기 이런 데. 하하.

인터뷰에 스타 맛집 코너가 끼어들었네요. 스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 있어요? 배우냐 스타냐 구별짓는 그런 거요? 웃겨요. 확실히 해라, 스타냐 배우냐. 이런 거 너무 싫어요. 사람마다 재능이 다르고 능력이 다른 건데, 그걸 꼭 한 가지 말로 못 박아야 하는지. 스타라고 생각하는지 배우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거, 너무 바보 같아요.

그 질문에 정색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전 배우입니다.” 이러는 건요? 으하하. 전 그냥 스타가 될래요!

김옥빈의 남자들은 당신의 무엇이 좋다던가요? 음, 푼수 같아서. 얼굴하고 매치가 안 되는 짓거리를 많이 한다고.

반대로, 뭔가는 싫다고도 했겠죠? 음, 남자들의 관심 영역을 침범한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차 좋아하고, 컴퓨터 좋아하고, 운동 좋아하고, 심지어 운동은 더 잘할 때도 많고요. “여자가 뭐 그러냐?” 으흐흐. “남자의 영역을 너무 침범하지 마.” 이런 거.

남자를 좀 알아요? 남자요? ‘큭큭.’ 이거 무슨 의미지? 남자? 글쎄요, 사람은 모르겠어요. 남자도 다 모르겠어요. 근데 하나 확실한 건,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이건 알아요. 그래서 내 사랑을 퍼줄 준비가 돼 있어. 막 다 퍼줘. 그렇게 지금도 사랑에 빠져 있어요.

결정적일 땐 먼저 결정했어요? 글쎄요. 내가 어땠지? 음,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이 남자 너무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 때, 딱 결정하면 꿈같이 펼쳐져요. 그러다 너무 큰 실망을 몇 번 주면, 이 사람은 아니구나, 뻥.

지금은 뭘 하고 싶죠? 저는요, 아까 들고 있던 통닭 생각이 떠나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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