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뭐야 이건? 2

2011.09.20손기은

<개그콘서트>에서 박성광은 미키마우스처럼 경쾌하다. 어쩔 땐 공부 안 하는 우등생처럼 설렁설렁인데도 눈에 띈다. 박성광은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의상 협찬/ 수트는 스타일옴므, 셔츠와 넥타이는 더 셔츠 스튜디오, 구두는 스컬리즘,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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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는 수명이 너무 짧다고 토로한 적도 있다.
비방하려는 게 아니라, 가수는 노래 하나 뜨면 똑같은 거 10년, 20년 불러도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개그는 한 달만 지나면 한 개그 또 한다고, TV에서 했던 거 또 한다는 소리 듣는다. 개그는 딱, 일회용이다, 일회용. 그러니까 더 그 때의 이야기, 사회 이야기를 담아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창조는 누구에게나 짐이다.
사실 개그맨들은 순간적으로 재치가 있기 때문에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경우가 많다. “나는 대본 잘 짜고 아이디어 잘 내니까 개그맨 해야지”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예능에 대해 욕심 부리는 이유가 그것 때문일 수도 있다. 예능에서는 준비성보다는 역량이 드러나는 거니까. 애드립, 재치, 이런 거.

방송보다 술집에서 더 웃기는 개그맨도 있겠지?
내가 옛날에 사석에서 진짜 웃겼는데, 지금은…. 요샌 친구들하고 있을 땐 편하게 쉬고 싶어 말을 안 하게 된다. 말을 많이 해야 될 것 같은 자리에서, 나 말고는 말할 사람이 없을 것 같을 때 개그가 터지는 거다. 아! 그런데 무대나 방송에서 말을 잘 못하는 개그맨들이 사석에서 말을 엄청 많이 하고 웃긴다. 진짜 그렇게 된다니까. 왜냐면, 그렇게 해서라도 풀고 싶겠지. 하하.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는 것 같나? 박성광에 대해서 우리가 지레짐작하는 게 있을까?
음… 사람들은 내가 술에 찌들어 살고, 야한 짓 많이 할 것처럼 생각하는데 사실 나 운동 되게 좋아한다. 심지어 잘한다. 야구, 자전거….

농구도 아닌데, 뭐….
그럼 이건 빵 터질 거다. 나, 고향이 서울이고, 교회 열심히 다닌다.

하하. 왜 웃기지? 개그맨에게 서울 태생은 어떤 의미인가?
좀, 별로다. 지방 출신 개그맨 친구들은 지방 생활을 겪고, 또 서울도 경험했지만, 난 서울에서만 방송하고 서울에만 있으니까 두 가지를 다 경험 못한 거 아닌가. 소재가 좀 적고, 또 그 지방만의 특색 있는 개그를 하고 싶을 때 좀 답답하다. 그리고 이번에 촬영하는 드라마 <포세이돈>에서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하고 있는데, 그게 조금 어려워 불구마잉. 워허어미 어색한 거.

주인공 친구 역잉겨?
맞다. 거의 한 회에 세 신 네 신? 주인공 친구라서 대사가 없는데도 계속 (최)시원이 옆에 걸려 있어야 한다. 매회, 계속, 쉴 새 없이….

‘시원이’라고 부르니, 좀 있어 보인다.
그런가? 그런데 시원이는 또 어디 가서 성광이 형이라고 하면 없어 보일 거다. 성광이 형….

그게, 그런 것도 같군. 진짜 친구와는 어디서 뭐 하고 노나?
허경환이랑 나랑 강남에서 진짜 많이 놀았다. 청담동, 역삼동, 논현동, 압구정, 휘집고 댕겼다. 거기 어디냐, 한신포차도 갔다가, 진주네도 갔다가, 로데오 걸어 다니다가, 가라오케도 갔다가, 씨네시티도 갔다가, 우리끼리 엄청 놀았다.

박영진은?
공채 데뷔 후 3년 동안 놀 때는 허경환이랑 붙어 다녔다. 진짜 ‘빡세게.’ 요즘은 서로 피폐해지는 것 같아서 갈라섰다. 영진이는 내 마음속 개그맨 1순위. 마음속 롤모델은 박명수 선배님인데, 박명수 선배님에게 유재석 선배님이 있는 것처럼, 영진이가 나한테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

박영진보다 박성광이 더 가진 건 뭐고 모자란 건 뭔가?
영진이보다 모자란 건 발음. 영진이는 발음 좋단 소리를 많이 듣는다. 내가 더 잘난 점은 사교성. 영진이랑 나랑 어딜 가면 사람들이 꼭 물어본다. 둘이 싸웠냐고. 뭐 화난 거 있냐고. 그래서 영진이한테 “평생 내가 너랑만 다닐 것 같냐? 많은 사람이랑 친해져야지” 이런 식으로 말해준다.

박영진도 당신에게 충고하나?
제발 좋은 여자 만나라. 이제 정착해서 결혼해라.

안 좋은 여자들만 만났나?
아니. 솔로로 지낸 지 3년 반이나 돼서…. 예전에는 연예인도 만나고 싶고, 아나운서도 만나고 싶고 그랬는데, 지금은 평범한 사람 만나고 싶다.

꽃배달 사업은 잘돼나? 여자한텐 무슨 꽃 보내고 싶나?
난초. 내가 좋아하는 꽃이 난이다.

뜻밖인데?
그렇다니까. 난 재미있는 옴므파탈.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박세준
    스탭
    스타일리스트/ 김봉법, 헤어 스타일링/ 조소희, 메이크업 / 이가빈, 어시스턴트/박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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