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뉴 아이템 1

2011.09.26GQ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인케이스 소닉

디자인이 적을수록 디자인적이라는 기치가 있는가 하면, 보잘것없는 성능을 가리기 위해 디자인을 장막으로 사용한다는 말도 있다. 중요한 건 목적으로서의 디자인과 수단으로서의 디자인, 그리고 제품의 ‘캐릭터’ 사이에 있는 어떤 균형감을 찾는 일일 것이다. 인케이스는 아이폰 케이스를 통해 ‘최소화한 디자인’의 미덕을 보여줬다. 타 아이폰 케이스가 훨씬 저가인데도, 더 많은 디자인적인 요소를 포함시켰음에도, 마지막까지 인케이스가 웃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디자인을 얘기하다 보면 아이폰 액정 위를 살짝 가린 3밀리미터 남짓이 만든 차이, 하드셸 플라스틱이 증명한 내구성을 놓친다. 인케이스에서 새로 시작하는 헤드폰 라인업, 그중에서도 가장 상위의 헤드폰 소닉이 그저 “예쁘다”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 지금만큼 헤드폰이 ‘디자인 액세서리’로 주목받았던 때가 없다. 개인화한 디자인의 헤드폰은 물론이거니와, 고가의 오디오 브랜드 헤드폰조차 액세서리로 구매한다. 각각 성능을 놓치거나, 낭비에 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소닉은 그 사이에 있는 어떤 균형감이다. 음질에서 나타나는 소리의 균형감은 디자인과 성능 사이의 균형감으로 확장해도 관계없다. 집보단 야외에서 좋은, 타격감에 장점이 있는 소리지만,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만 ‘빵빵’하다. 헤드폰의 고정성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과 밀폐형인 소닉보다 저가로 나온 다른 제품들이 어떨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낼 순 없지만, 일단 실패는 곧 죽음을 의미하는 수준의 가격이 아니므로 외면 받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최소화한 가격’은 ‘최소화한 디자인’만큼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정가는 미정이지만, 20~30만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RATING ★★★☆
FOR 평균대.
AGAINST 하이엔드 이어폰.

로지텍 M570

사람에게나 전자기기에게나 화두는 다이어트다. 더 작게, 더 가볍게를 외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입력장치도 그렇다. 데스크톱 PC가 쇠퇴하면서, 입력장치는 노트북에서 그 쓸모를 찾았다. 최근 대부분의 노트북은 멀티터치를 지원한다.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 노트북을 쓰면서, 마우스로 조작한다는 건 진작부터 어색했다. 하지만 터치패드만으로는 고도의 작업에서 정교함을 담보할 수 없다. 공간과 정교함. 이 둘을 만족시키는 제품이 있다면 트랙볼이다. 트랙볼은 최소의 움직임으로 가장 정교하게 만질 수 있는 입력도구다. 트랙볼이 마우스보다 훨씬 세밀하게 제어 할 수 있단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예전부터 디자이너나 영상 편집을 하는 사람들이 애용했으나, 마우스에 밀려 한 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 뿐이다. 최근에 다시 각광받기 시작한 이유는 마우스 사용이 잦은 직장인들이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엄지손가락으로 볼만 요리조리 움직이는 트랙볼은 손목을 고정해준다. 피로도가 비약적으로 줄어든다. 문제는 가격. 트랙볼은 전통적으로 고급 입력도구였다. 와콤 타블렛만큼은 아니지만 전문가의 또 다른 상징이었다. 수요가 한정된 제품을 만들 때는 비싸게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M570은 최저가 6만원대다. 6천원짜리 마우스를 쓰는 사람에게는 부담되는 가격이지만, 섬세한 조작성을 생각하면 합리적으로 보인다. 쥐었을 때의 감촉은 윤기 흐르는 그레이 하운드 등을 쓰다듬는 듯하다. 파란색 볼은 고급스러운 11파운드 볼링공 같다. 가격보다 큰 문제는 얼마나 빨리 트랙볼에 적응 하느냐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의외의 지점에서 발견된다. 트랙볼에 겨우 적응이 되면 마우스를 잡았을 때, 자신도 모르게 엄지손가락으로 마우스의 옆구리를 쓰다듬는다.

RATING ★★★☆
FOR 10시간 사무직 종사자.
AGAINST 6천원 마우스 사용자.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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