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뉴 아이템 3

2011.10.12GQ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기가바이트 S1080

기가바이트 S1080을 받고 가장 놀란 건 유선랜 포트 때문이었다. 요즘 노트북에서도 흔치 않은 유선랜 포트를 가진 스마트 패드는 생경했다. 이 제품을 스마트패드라고 부를 수 있을까? 스마트패드는 스마트폰이란 단어에서 시작됐다. 휴대폰이 똑똑하다, 하지만 결국 휴대폰이라는 것이다. 패드인데 똑똑하다, 결국 PC는 아니라는 말이다. 휴대성을 보완하고 다양한 미디어를 설치하고 실행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갖춘 게 스마트 패드다. 그런 관점에서라면, S1080은 PC다. 이 제품에 설치된 운영체제는 PC용 윈도우 7이다. 넷북에서 키보드 대신 터치가 추가됐다고 생각하는 게 정확하다. 달리 말하면, S1080은 진정한 태블릿PC다. 유선 랜포트의 정체는 이 제품이 일반 PC라고 생각할 때, 이해가 됐다. 그렇다면 이 제품은 PC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CPU 아톰 듀얼코어 N570, 램 1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 320기가바이트 사양이 좀 섭섭하긴 해도, 집에선 데스크톱을 쓴다면 그렇게 아쉽지만은 않다. 생각보다 부팅도 빠르고, 간단한 작업 시 부담도 없다. 가격은 최저가 68만원대. 하지만 비슷한 성능의 넷북 가격이 30만원 이하다. S1080은 PC보단 태블릿으로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장점은 가격에 묻혀 잘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터치감은 많이 아쉽다. 윈도우 7의 문제도 있지만, 같은 사양의 두 배 가격을 주고 터치가 가능한 제품을 선택할지 의심스럽다. 의심은 다시 논의의 원점으로 돌아간다. PC에 터치가 꼭 필요한 기능인가에 대해 각자가 확답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아이패드의 대안이라면, 큰 착오다. 하지만 윈도우 7 기반에서 터치가 꼭 필요한 일, 예컨대,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S1080은 꽤 적절해 보인다.

RATING ★★★☆☆
FOR 주3회 프리젠테이션 하는 영업사원.
AGAINST 주3회 레포트 쓰는 대학생.

카시오 EX ZR100

연사는 동적인 피사체를 찍어야 하는 현장 사진가들에게서 선호되지만, 정반대로 ‘하나라도’ 건져보겠다는 초보자들이 애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아마도 카시오가 고수해온 초당 40장의 연사 능력은 초보자의 입장을 대변했던 것 같다. 연사에 더해, ZR100에서 채택한 HDR에 그 단서가 있다. 노출이 다른 여러 가지 사진을 찍고, 그것을 한 장으로 합성해 육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한 농담을 표현하는 기능이다. 전혀 사용할 줄 모르는 디지털 카메라 대신 셔터만 누르면 알아서 해주는 자동 필름 카메라를 선택하는 차이쯤 될까? 초보자로서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기에는 적절하다. 그러나 초보자는 기대만큼이나 외면도 빠르다. 카메라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카메라의 기계적인 성능 부족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신속하게 다른 카메라를 찾아 나선다. 카시오는 원래부터 카메라의 기계적 성능엔 꽤 자신이 있었는데, ZR100에서도 변치 않았다. 이를테면 각종 반응 속도만 보더라도 24-300mm 12.5배 줌렌즈로 광각에서 망원까지 1초, 오토 포커스는 0.14초, 최단 촬영 간격 0.37초를 보여준다. 반응 속도가 늦어서 사진 못 찍었단 투정 나올 일은 없다. 프리미엄 오토의 반응 속도 정도가 예외가 될 텐데, 그만큼 넓은 분석 범위와 결과물을 보장하므로, 이것조차도 선택적인 예외인 셈. 풀 HD 동영상 촬영과 360도 파노라마 촬영은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에 비해 좀 더 우수하다. 그러나 초보자라고 기계적 성능에만 매달리는 다 같은 초보자인가, 라고 묻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수한 기계적 성능에도 불구하고, ZR100 사진의 특징은 뚜렷하지 않다. 지나치게 중립적인 결과물이다. HDR 기능을 사용한 결과물조차도 극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초보자라면,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볼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카메라는 편리하게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도구인가? 독보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도구인가? 가격은 최저가 39만원대.

RATING ★★★☆
FOR ‘초보운전.’
AGAINST ‘나만의 것’ – 김완선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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