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아이템 4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레노버 X1 1286-26K


전자제품에도 팬덤이 있다. 아이돌 스타에 열광하는 10대 소녀처럼, ‘우리 오빠’는 항상 옳다고 생각하며, 일정이란 일정은 다 꿰고 있는 팬덤 말이다. 쉽게 타오르는 건 쉽게 잊혀지기 마련이다. 다만, 오래 회고된다. 씽크패드는 아이돌 스타였다. 무광 검정에서 풍겨 나오는 기품, 독특한 키감의 키보드 사이에 앙증맞게 박힌 포인팅스틱, 내구성을 짐작할 만큼 투박하지만 그래서 정감이 가는 디자인. 무엇하나 빠질 것 없이 완벽한 스타였다. 하지만 2005년, 씽크패드는 중국 기업 레노버에게 팔렸다. 전 세계 씽크패드 팬들은 경악했다. 레노버에서 만드는 씽크패드는 인정하지 못하겠단 반응이었다. X1시리즈는 ‘레노버’의 씽크패드다. 리뷰는 1286-26K 모델로 진행했다. CPU는 2.5기가헤르츠 i5-2520M이 사용되었고, 램 4기가바이트와 160기가바이트의 SSD를 장착했다. 가격은 최저가 2백4만원대. 색색의 IBM 마크 대신, 엠보싱의 레노버 마크가 붙어 있지만, 명불허전이다. 외관은 지루한 듯 고급스럽고, 떨어뜨려도 안심이 될 만큼 튼튼하다. 두께는 16.5~21.3밀리미터, 무게는 1.69킬로그램이다. 두께와 무게 면에서 맥북에어보다 뛰어나진 않지만, 내구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양보가 가능하다. 단연 좋은 건 키보드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기계식 키보드를 제외하고, 최고다. 물을 흘리면 노트북 뒤편으로 빠져나오니 안심이고, 백라이트까지 지원한다. 물론 레노버의 자체 브랜드인 아이디어 패드의 제품도 나쁘지 않다. 비슷한 두께와 무게, 그리고 성능을 가진 제품들이 70만원에서 90만원대에 포진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떤 레노버를 선택해야 할까? 데스크톱 PC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씽크패드다.

RATING ★★★★☆
FOR 기계식 키보드.
AGAINST 멤브레인 키보드.




모토로라 S10HD 레드에디션


S10이라는 이름으로 발매하는 세 번째 제품이다. S9을 잇는 블루투스 헤드폰 S10이 먼저였고, HD 오디오로 개선한 S10HD가 나왔다. S10HD 레드 에디션은 이름 그대로 적색을 적용한 최신 버전이다. 몸체가 글로시 재질로 바뀌었고, 전원 버튼의 실리콘 몰드도 좀 더 누르기 쉽게 변했다. 이미 S9이 똑같은 차례로 시장에 나왔다. 직접 비교하자면 S10HD 레드 에디션은 S9HD의 블랙 에디션에 해당한다. 한정판이라는 ‘프리미엄’도 유사하다. 하지만 마케팅 전략이 똑같은 건 젖혀두고, 블루투스 기기 대부분이 공유하는 문제점까지 같다는 점이 걸린다. 모토로라는 스마트폰만큼이나 블루투스를 차세대 핵심 분야라고 여기는 것 같다. ‘차세대’라고 수식한 이유는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보이는데도 꾸준히 블루투스에 투자하는 것 같아서다. 먼저 블루투스 기기는 미래에서 온 전사 이미지와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없는 착용감의 약점을 감당해야 한다. 안경을 쓰거나 머리가 다소 큰 경우, 자칫하면 정해진 규격의 블루투스 기기 착용 시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미래에서 온 전사로 보일 수 있다. 다음은 블루투스로 연결할 때 손실되는 음질이다. 해결이 어려운 문제는 아니지만, 단가가 높아지면서 블루투스 기기 자체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 모두가 휴대용 기기의 ‘기본’에 해당하지만, 섣불리 판단하기는 망설여진다. 비교 범위를 ‘블루투스 기기’로 좁힌다면, S10HD만큼 적절한 선택도 없기 때문이다. 빠르고 쉽고 다양하게 연결할 수 있는 페어링 능력, 블루투스 기기답게 야외 활동에 집중한 생활 방수, 보편적인 착용감을 포기하고 획득한 완벽한 고정력, 최저가 8만9천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이 이루는 균형은 다른 블루투스 기기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블루투스의 경쟁자가 휴대용 기기의 범위에서 논의될 ‘미래’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

RATING ★★★☆
FOR ‘내가 제일 잘 나가’ – 2NE1.
AGAINST 세상의 모든 휴대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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