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한밤중의 여자들 1

2011.10.25GQ

씨스타 네 여자를 만났다. 효린은 섹시한 보디 수트를 입고 개다리춤을 췄고, 소유는 뛰면서 입으로 “숑숑” 소리를 냈다. 보라는 터지는 웃음을 그대로 뿜었고, 다솜은 새 스마트폰 기종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무대 앞과 뒤의 씨스타는 한낮과 한밤처럼 극적이었다.

다솜이 입은 스커트와 톱은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신발은 게스, 목걸이는 햄쿤, 팔찌는 금은보화.

다솜이 입은 스커트와 톱은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신발은 게스, 목걸이는 햄쿤, 팔찌는 금은보화.

다솜 “전 제가 똑 부러지다 생각해요. 그런데 언니들은 제가 4차원이래요. 제가 하는 짓이 정말 특이하긴 한가 봐요.”

점심때가 지났네요. 배 안 고파요? 먹는 것보다 음료수를 주로 마셔서요. 녹차 프라푸치노 좋아해요. 저는 거의 밥을 안 먹어요.

친구들이랑 떡볶이 먹으러 다닐 나이인데…. 일하는 게 즐거우니까요. ‘아, 정말 하기 싫다’ 하다가도 ‘역시! 이 일을 하길 잘했어!’ 이렇게.

하기 싫을 땐 어떻게 해요? 예전에는 엄마랑 통화하면서 일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어요. 엄마가 이 일을 하고 있는 걸 엄청 자랑스러워하세요. 예전에 꿈이 가수셨대요. 그런데 ‘힘들다’ 이런 얘기 하면 엄마도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요즘엔 그냥 잠을 자요.

다 컸네요. 팀에선 막내잖아요. 짜증 날 땐 없어요? 불편한 건 없어요. 오히려 막내니까 언니들이 더 챙겨주고 뭐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해요. 배울 점도 많고. 언니들이 다, 워낙.

에이. 아! 근데 이런 건 있어요. 막내라 차 뒷자리에 앉아야 되는 거. 저희 차가 밴이 아니라 카니발이거든요. 울렁거림이 진짜 심해요. 아, 또 협찬 같은 게 들어와도 무조건 언니들이 갖고 싶어 하는 걸 양보하고, 제가 제일 못난 것 갖고. 히히.

협찬이요? 가방, 신발 이런 거요. 제가 강력하게 항의해서 가위바위보로 바뀌긴 했어요.

하하. 집채만 한 밴은 안 타나요? 시상식 때 타요. 저도 밴에 대한 환상이 있긴 있죠. 그런데요, 제가 데뷔하기 전에 꿈꿨던 모든 게 겪어보니 실은 다 환상이에요.

와장창 깨졌나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육체적인 노동이 굉장히 심한 거예요. 완전 공주님처럼 대접받을 줄 알았는데, 막상 나와 보니 한없이 힘들고 그래요. 그런데 ‘아우…’ 하다가도 춤을 출 때 환호성, 그게 너무 좋아요. 아직 경험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무대를 한번 올라갔던 사람은 무대 중독이란 게 있어요. 그 쾌감을 잊지 못해요.

 

효린이 입은 원피스는 비비, 신발은 게스, 팔찌는 금은보화.

효린이 입은 원피스는 비비, 신발은 게스, 팔찌는 금은보화.

효린 “대중들은 저의 약한 모습을 몰라요. 약한 모습 보이는 게 제일 싫어요. ‘효린은 자신감 넘치고 부끄러움도 없을 것 같은데 의외로 약하네?’ 라며 실망할까 봐요.”

힘들어요? 사진 찍기 직전에 “전 잘 못 찍어요”라고 말씀드렸던 거 기억나시죠? 사진에 자신감 자체가 없으니까 다양함을 뿜어내기도 전에 거부를 막 해요, 제가.

노래할 땐 어때요? 노래할 때도 그래요. 보기와는 다르게 정말 자신감이 없는 편이에요. 저는 안 떨려고 올라가기 바로 직전까지 막 뛰고 장난치고 그러는 거예요.

의외네요. <불후의 명곡> 무대에서도 여유가 넘쳤는데. 아니에요. 긴장해요. 지금 솔직히 제가 만족할 만한 노래 실력을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도 너무 칭찬을 많이 해주시니까 저는 그게 더 부끄러워요. 이게 무슨 성격인지는 모르겠는데요, 그냥 ‘이 정도 가지고’ 라는 생각을 되게 많이 해요.

욕심쟁이에 완벽주의자? 네, 네! 맞아요. 저 완전! 욕심쟁이에 완전! 완벽주의자예요.

보컬리스트로선 어떤 걸 타고났고, 어떤 점이 노력한 거예요? 제가 원래 고음이 안 됐거든요. 그러다 성대 결절에 걸리면서 두 달 정도 노래를 쉬었는데, 그때 처음 노래를 시작할 때 생긴 버릇들이 없어졌어요. 그때부터 제가 고음이 되기 시작했어요. 제가 허스키한데도 고음을 하니까 다들 “대단하다” 이렇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만약 지금보다 더 예뻤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하하. 난리 났겠죠. 진짜 좋았을 것 같아요. 전 성형 너무 하고 싶어요. 엄청 예뻐지고 싶어요. 사진 찍을 때나, 옷을 입을 때 외형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자신감이 없어서 되게 예민한 것 같아요.

성형, 안 했어요? 안 했어요. 코도 못했어요. 의사 선생님이 저는 하나 하면 열 개를 해야 된대요. 눈을 하면 코를, 코를 하면 턱을 해야 된다고…. 다 하고 싶어요. 완전 다.

하하. 지금도 예뻐요. 특히 안무 연습 영상 속에서 제일 섹시해요. 그런데 연습할 때도 부러질 듯한 하이힐을…. 발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집도 진짜 많이 잡히고, 찢어지고, 다치고, 뜯기고 굳은 살 배고 이런 적이 너무 많아요. 지금은 웬만한 건 아프지도 않아요. 남자들은 그게 아파? 발이 아파? 이럴 정도로 아예 몰라요.

    에디터
    손기은, 유지성
    포토그래퍼
    신선혜
    스타일리스트
    김민
    헤어
    김귀애
    메이크업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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