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알고 있어

이태원에 새로 생긴 클럽, 또는 라운지인 글로브의 간판은 오래된 술집 같다. 번쩍번쩍 눈부신 조명이나, 귀 찢어질 것 같은 음악 소리 같은 건 없다.



이태원에 새로 생긴 클럽, 또는 라운지인 글로브의 간판은 오래된 술집 같다. 번쩍번쩍 눈부신 조명이나, 귀 찢어질 것 같은 음악 소리 같은 건 없다. “유행 안 타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지금이야 초반이니 많이들 찾아주시지만, 금방 남을 사람만 남을 거라고 봐요. 다들 서로 인사도 하고 만나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글로브의 박형원 대표가 말했다. 글로브의 공간도 그가 직접 만들었다. 그는 교류란 말을 자주 썼다. 이 공간의 분위기도, 인테리어도, 그렇게 ‘교류’하고 있는 걸까? 말끔한 플로어 위로 삐걱대는 나무 계단이 놓여 있다. 샹들리에의 빛은 흐릿하지만, 색동 사이키 조명은 쉴 새 없이 돈다. 이 신비로운 공간이 예전엔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는 궁금증. 고개를 쳐 들고 봐도 막막하기만 한 ‘부스’ 대신, 손을 건네면 같은 눈높이에서 맞잡아 줄 것 같은 DJ가 음악을 튼다. 2층과 1층, 테이블과 무대의 구분도 흐릿하다. 앉아 있다 좋은 음악이 나오면 춤추면 그만이다. 취기와 광기에 팔을 휘두르거나, 눈에 쌍심지를 켜고 이성을 찾아 헤매는 사람은 없다. 도란도란 모여 얘기를 나누거나 둥글게 원을 그리고 춤을 춘다. 어느 멋진 도시에 가면, 간판이 없고 설사 찾아 들어가도 클럽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곳이 있단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좀 알고, 좀 놀 줄 아는 이들만의 비밀스러운 파티. 최신이지만 최신이 아닌 것들이 가득한 이 도시에, 진짜 새롭고 뜨거운 공간이 나타났다.
globeloung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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