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아이템 2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캐논 파워샷 SX40 HS


필립 퍼키스는 “줌 렌즈는 악마의 산물이다”라고 썼다.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그가 말한 의도는 아마도 인간의 눈에 가깝게 피사체에 다가가 관찰한 결과로부터 화각을 결정하는 것이, 사진가에게도 예술가와 유사한 마법이 가능한 지점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사진이 피사체의 크기를 왜곡한다는 걸 주지한다면, 피사체와 배경이 맺고 있는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뜻. 그의 충고대로라면 파워샷 SX40 HS는 악마가 관여한 재앙쯤으로 해석해도 무리 없겠다. 1년 전에 발표한 전작 파워샷 SX 30 IS도 뛰어난 줌 카메라였다. 압도적인 35배 줌으로,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 가운데 최고 성능을 자랑했다. 하지만 다소 작은 1/2.3인치의 CCD 센서 크기를 문제 삼는 사용자가 더러 있었다. 소니가 사이버샷 DSC-HX100V 라는 뛰어난 제품에서, 같은 크기의 CMOS 센서를 채용하자 CCD 때문에 이미지 처리속도가 느렸던 거라는, 괜한 불평까지 터져 나왔다. 캐논은 보란 듯이, 크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미지 센서를 CMOS 방식으로 바꿨다. 줌 배율을 최대까지 늘렸을 때도 준수한 초점 속도를 보여줬다. 줌 프레이밍 어시스트 기능도 여전한데다, 좀 더 포괄적인 광학식 손 떨림 보정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HS 방식을 포함했다. 줌 배율을 늘린 상태에서도, 어두운 곳에서도, 감도 조정 없이 매우 빠르고 정확한 초점을 보여주었다. 새로 개발한 캐논의 새로운 이미지 프로세서 디직 5도 줌 성능을 받쳐주는 기둥이다. 고화질 저노이즈는 말할 것도 없고, 디직 4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붉은색이 도드라지는 현상도 많이 개선된 결과를 보여줬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 빠르고 정확한 줌 성능은 단렌즈로 촬영할 때 사진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자세 빼고는 다 실현한다. 최저가 54만원대.

RATING ★★★★☆
FOR 악마.
AGAINST <사진 강의 노트> 필립 퍼키스 .





아수스 N5


데이비드 루이스는 뱅앤올룹슨의 디자인 혁신을 이끈 인물이다. 그가 디자인한 베오랩 시리즈는 오디오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한 찬사는 성능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반대로 빼어난 디자인 때문에 성능에 대한 기준이 높았진 탓도 있었다. 확실한 건 데이비드 루이스의 디자인이 득이자 독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장동건도, 원빈도 뛰어난 외모 때문에 연기자로 진가를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과 비슷하달까? 문제는 이 논란조차 잘생겼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못생기면 관심조차 없다. 아수스는 그 설움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의 아수스 노트북은 범작이지 걸작은 아니었다. 가격대 성능비는 좋았으나, 디자인에서 압도적이지 못했다. 걸작이 없으므로, 노트북 시장을 선도하긴 어려웠다. 아수스가 데이비드 루이스를 선택한 건 노트북 시장에서 치고 올라가겠다는 의미다. 작년, 데이비드 루이스가 아수스와 함께 만든 첫 번째 노트북 NX90은 걸작이었다. 단순하고 세련된 마감은 뱅앤올룹슨이 만든 노트북이라 해도 믿을만 했다. 성능도 최고였다. 뛰어난 스피커와 음향 기술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아수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걸작이었다. 그 후속작이 바로 N5다. 화면의 크기를 14~15인치대로 바꾸고, 그래픽카드도 GT555M으로 강화했다. CPU는 인텔 i7 2670QM, 램은 8기가바이트, 풀 HD 화면에 블루레이 플레이어까지 내장했다. NX90으로부터 이어지는 ‘소리 좋은 노트북’이라는 콘셉트도 그대로다. 외부형 우퍼를 통해 노트북에서 낼 수 있는 최고의 소리를 뽑아낸다. 나무랄 데 없는 성능이다. 문제는 NX90의 감동적인 디자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단순함만을 강조한 디자인은 안일하다. 데이비드 루이스가 아니었어도 생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이다. 아수스가 왜 데이비드 루이스를 영입했더라?

RATING ★★★☆
FOR 먹기 좋은 떡.
AGAINST 보기도 좋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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