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은 서른 살

1년 후의 김태평을 기다리며 서른을 기다리던 2년 전 현빈 사진을 싣는다.

말하자면 빤한 답일까? 현빈이 올해를 꼽는것은. 그에게 올해만큼 명예와 멍에, 행복과 고행이 촘촘했던 1년이 있었을까?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은 올해 드라마에서 가장 폭발적인 지지를 받은 남자였다. 현빈은 군대에 갔고, 김주원은 여전히 텔레비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길라임 씨는 몇 살 때부터 그렇게 예뻤나? 작년부터?” 길라임 얼굴에 바짝 붙어 김주원이 말한다. 오래된 튀김처럼 눅눅하거나, 케이크에 꽂힌 체리처럼 새빨간 눈이었다면 역효과. 힘을 빼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너무 힘을 빼버리면 보는 사람까지도 축 처지니자충수. 하지만 현빈은 안개 너머 산을 바라보듯 초점을 흐리다가 그 산을 찾았다는 듯이 동공을 넓히고, 길을 찾듯이 입술을 바라본다. 긴장과 이완. 완벽한 근력 운동처럼 힘을 뺄 때 숨을 들이마시고 힘을 줄 때 숨을 내쉰다. 오만함마저 매력으로 도치시킨 현명한 남자는 할리우드 진출을 염두할 법한 스타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괜찮은 영어 발음은 <만추>에서 캐릭터 위를 부유했다. 하지만 그가 태평양을 건너기 전엔 김태평의 삶을 넘어야 했다. 서른이 최후의 전선인 국방의 의무를 마치기 위해 ‘가장 나이 많은 해병대 지원자’를 선택했다. 2년 전, 이 사진을 찍던 <GQ>와의 인터뷰에선 빨리 서른이 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곤 자신의 전성기가 30대 중반일 거라고 답했다. 가정도 꾸려져 있고, 자리도 잡혀 있는. 남자에겐 지우개 같은 군생활로 시작하는 서른. 돌격머리에 빨간 반바지를 입은 현빈은 의외였지만, 내년 이맘때쯤 전역하는 김태평은 친구처럼 반갑겠지. 모든 남자에게 가장 더딘 군생활, 그래도 반은 흐른 올해의 마지막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