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아이템 – 3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니콘 v1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의 성공은 니콘에겐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캐논에게 DSLR 시장의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어서 더 뼈아팠다. 하지만 니콘의 역습도 만만치 않았다. 풀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DSLR, D7000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여세를 몰아 1시리즈로 미러리스 시장까지 도전한다. 이번 도전은 니콘에겐 역사적 사건이다. 필름 카메라의 입문 카메라로 가장 잘 알려진 FM2를 비롯해서 역사상 가장 뛰어난 SLR 보디로 꼽히는 F100까지. 니콘은 오로지 SLR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다. 이번 도전은 평양냉면집이 내놓은 함흥식 비빔냉면쯤일지도 모른다. 같은 냉면이지만 절대로 한 곳에서 만들어 팔 수는 없는 조합. 반대로 잘되면 포르쉐에서 만든 SUV인 카이옌을 생각할 수 있다. 스포츠카 회사가 만든 스포츠 유틸리티는 이상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V1의 외관은 카이옌을 처음 봤을 때와 같다. 직선을 강조하고 하얀색을 채용한 모습은 기존의 미러리스 카메라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고, 한편으론 넘어선다. 하지만 성능은 찬찬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최근 가장 대두되는 점은 센서의 크기다. 일반 DSLR에서 1.5배율의 크롭센서와 풀프레임 센서의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그 차이가 엄청나다.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 넥스는 보통의 DSLR과 같은 크기의 센서를 채용했다. 반면, 마이크로 포서드(올림푸스, 파나소닉)는 소니의 3분의 2 크기 센서를 탑재했다. 그 크기의 3분의 2정도가 니콘 1시리즈의 센서 크기다. 결국 소니에 비하면 반도 안 되는 센서를 탑재한 셈이다. 센서의 크기가 카메라의 전부는 아니지만 꽤 아쉬운 지점이다. 힌편, 가격은 기본 렌즈 포함해서 1백만원은 넘게 책정될 것 같다. 센서와 가격만 봤을 때는 많이 아쉬운 미러리스임에 틀림없다. 물론 기계적 완성도, 특히 AF와 이미지 후보정 시스템은 기존의 어떠한 미러리스 카메라에도 뒤처지지 않는다. 하지만 센서의 크기가 작은 사진에서 보정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RATING ★★★☆☆
FOR 포르쉐 카이옌.
AGAINST 평양냉면집 비빔냉면.





모토로라 레이저


모토로라는 휴대전화의 상징이다. 다르게 말해서 굴삭기로 따지면 포크레인 같은 브랜드였다. 그래서 모토로라는 아이폰과는 다른 브랜드 경쟁력이 있다. 그 경쟁력의 시작은 스타텍이었다. 스타텍은 전 세계적으로 고급스러운 휴대 전화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모토로라는 금세 따라 잡혔다. 노키아에게 1위를 내주고 삼성전자에게 점유율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시절, 다시 꺼내 들은 회심의 카드는 레이저였다. 레이저의 등장은 디자인과 브랜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효시이기도 했다. 스키니 진을 입고 뒷주머니에 넣어도 불편함이 없는 두께, 그리고 형형색색의 색깔은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래서 모토로라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다시 레이저를 꺼내들었다. 7.1밀리미터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의 콘셉트를 스마트폰에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얇다는 장점이 레이저만의 독특한 전략이라고 보기엔 문제가 있다. 스마트폰의 두께 전략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얇아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레이저는 아쉽다. 성공적이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올해 초 아트릭스와 같은 혁신적인 도전이 엿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전략은 새롭게 바뀔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구글에 인수된 이상 구글 서비스와의 결합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모토로라만의 마지막 도전은 하드웨어의 특화다. 1080p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와 4.3인치 qHD화면은 찍고 보는 면으로는 최고의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레이저만의 독특한 특징은 아닐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얇은데 화면은 커서 그립감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꼭 얼음썰매 같은 디자인 때문에 작은 손으로 쥐기에는 넓어서 벅차고, 큰손으로 잡기에는 놓칠 것 같다. 이게 마지막 레이저인 것 같아 참 아쉽다.

RATING ★★★☆
FOR 향수병.
AGAINST 상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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