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갤럭시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노트

2011.12.28GQ

갤럭시 노트는 갤럭시 시리즈가 얼마만큼 다양해 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손바닥만 한 노트는 갤럭시로 무임승차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까?

“한국 시장에선 12월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모든 이통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2011년 12월은 중요하다. 정확히 2년 전엔 아이폰이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왔고 그 가입자들이 2년 약정이 끝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 스마트폰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가장 많은 시점이 2012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의 선택은 와콤 태블릿 기술 탑재였다. 1년 전부터 ‘아날로그의 디지털화’를 위해 달려왔고 그 결실이 바로 갤럭시 노트다. 사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제품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애플처럼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못하는 회사와는 다르게 기획 후 완성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빠르다. 이런 장점을 극대화시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서 여러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여러 사이즈의 화면 크기를 가진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갤럭시S는 4.3인치, 갤럭시탭은 7인치와 10.1인치, 그리고 노트북 성능을 가진 12인치 슬레이트 PC까지. 모바일 제품별로 3인치 이상 차이 나지 않게 전략을 구축했다. 마지막으로 갤럭시 노트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사이의 공간마저 메우면서 라인업이 견고해졌다. 하지만 5인치대는 꼭 필요한 라인업은 아니었다. “이건 휴대전화야, 태블렛 PC야?” 갤럭시 노트를 처음 보는 사람들의 보편적 질문에는 이유가 다 있다. 휴대 전화로 가지고 다니기엔 부담스럽고, 스마트 패드로 쓰기엔 화면 크기가 아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에 없던 ‘5인치 = 노트’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었다. 본래 5인치 크기는 몰스킨 다이어리와 같이 작은 노트 크기로 존재해왔기 때문에 ‘디지털 필기’를 모바일 기기에 활용하고 싶었던 삼성전자에겐 5인치가 가장 합당한 결정이었다. 그래서 갤럭시 노트는 매번 안정적인 답만 내놓던 삼성전자의 도전의지 같아서 반갑다. 비록 보편적인 사랑은 받지 못한다 해도, 필기와 스케치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겐 매력적인 제품임에 틀림없다. 가장 중요한 펜 인식률도 좋은 편이다. 그래서 그림을 그릴때 빛을 발휘한다. 약간씩 미끄러지는 것에만 익숙해지면, 꽤 훌륭한 스케치를 할 수 있다. 한데, 한국에선 LTE로만 출시돼서LTE를 지원하지 않는 엑시노스를 탑재하지 못했다. 대신 성능이 떨어지는 스냅 드래곤이 탑재되었다. 비싸고, 아직 불안정한 4세대 통신만을 지원하기 위해서 한국에서만 낮은 성능으로 출시되다니. 갤럭시를 여행하기 위해선 노트 대신 여권이 필요하려나.

RATING ★★★☆
5.3인치 화면은 스케치 하기에 적당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조금 다른 노트를 살 수 있다.
FOR 직업: 화가
AGAINST 국적: 한국

    포토그래퍼
    김종현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