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아이템 – 1

부수는 것 빼곤 다 해본 여덟 개의 신제품.




후지필름 X10


“무조건 이뻐야 해.”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가 말했다. 전신 성형도 쉽게 이루어지는 세상인데 카메라의 외모를 보는 건 당연하겠지. 미녀의 기준이 ‘고양이’ 상과 ‘개’상으로 나뉜다는데, 카메라의 미모도 ‘모던’과 ‘클래식’ 쯤으로 나뉘고 있다. 후지필름 X10은 ‘고양이’ 상의 끄트머리에 서 있다. 작정하고 클래식을 시작한 X100이 올해 상반기에 나왔을 때, 엄청난 가격에 좌절했던 사용자들에게 반 가격으로 제공하는 미니 버전이다. 무게가 95그램 줄었고, 가로 크기도 9밀리미터 줄었다. 가장 확연히 줄어든 건 센서 크기다. X100은 보통 DSLR에 들어가는 APS-C 센서가 들어가는 반면, X10엔 3분의 2인치 센서가 들어간다. 약 6분의 1 정도 크기다. 가격 때문일까? X10의 가격은 74만 9천원. 보통의 미러리스 카메라의 가격이다. 하지만, 센서의 크기는 마이크로 포서드 방식의 미러리스에 비해 4분의 1 정도이다. 결국 확연히 줄어든 센서가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래도 작지만 강한 EXR 센서가 들어가 있다. EXR 센서란, 같은 색을 사선으로 배치하여 색의 손실을 줄이는 방식이다. 검증된 후지필름의 대표적인 기술이긴 하지만 EXR 모드로 촬영할 때는 본래의 1200만 화소가 아닌 800만 화소로만 가능하다. 이런 특징은 면은 X10이 가진 맹점과 통한다. 가지고 싶은 제품이지만 사용하기엔 부족한, 꽤 괜찮은 결과물을 보여주지만 대형인화하기엔 화소가 부족한…. 고전적인 매력의 농도 짙은 결과물을 보여주는 카메라가 필요하다면 이만한 제품도 없겠지만, 미끈한 디자인의 뛰어난 화질이 필요하다면 X10은 정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오랜만에 만나는 방향성이 명확한 카메라가 X10이다.

RATING ★★★☆☆
FOR 경상도 사나이.
AGAINST 애정남.




파나소닉 FZ150


FZ 100이 그랬듯이 FZ 150에서도 동영상과 줌 성능을 기대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라이카 V-LUX 2의 기대는 V-LUX 3로 이어진다. 실제로 2012년 1월에 발표 예정인 V-LUX 3의 ‘눈에 보이는 사양’은 라이카의 빨간 딱지를 제외하면 FZ 150과 똑같다. 하지만 라이카에 대한 사용자들의 충성도와 라이카의 사뭇 다른 사진 품질을 생각하면 엄청난 가격차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그리 만만치 않다. 아무리 잘해도 1등은 아니라는 어떤 인상. FZ 100 이후에 발표된 소니 HX100V는 동영상과 줌 성능으로는 지금 ‘제일잘 나가는’ 기기다. 여전히 입이 쩍 떨어지는 광학 30배 줌, 1920×1080/60p의 풀 HD 동영상을 지원한다. 2011년 하반기에는 소니, 파나소닉, 삼성의 미러리스 카메라 공세가 대단했다. 최저가 69만원대의 FZ 150과 엇비슷한 가격대로, 사실상 더 많은 장점을 가졌다. 야구에서는 이런 걸 삼중살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비단 FZ 150 뿐만이 아니라 애매하게 사양이 올라간 하이엔드 카메라는 이제 여기저기에 치이는 신세를 면치 못할 듯하다. 화소가 줄었지만, 사람들이 화소수에 가지는 고정관념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이진 않다. 오히려 0.1초의 자동초점 속도, 초당 12연사, 틸트 스크린, 광학 24배 줌, 1920×1080/60p 풀 HD 동영상 같은 장점들이 이제 그리 놀랍지 않다는 게 문제다. 기기를 잘 만드는 게 아니라 남들과 비교해서 더 좋은 기기를 만드는 게 중요해졌다. 파나소닉만큼 꿋꿋하게 자기 제품 잘 만드는 데만 신경 써온 회사도 또 없어서, 더 안타깝다. 나쁘지 않은 카메라인데, 경쟁력에서 갸우뚱하는 것이다. 가격만이라도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RATING ★★★☆☆
FOR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AGAINST “엉뚱하게 아끼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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