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테이크아웃 바

2012.01.04GQ

이태원에 있는 클러버들을 위한 칵테일 바.

차가 못 들어가는 좁은 이태원 골목길에, 송곳 같은 찬바람과 상관없는 이름의 칵테일 바가 있다. 떡하니 간판에 서핑보드를 걸고 ‘선셋비치’라고 써 넣었다. 플라스틱 접시에 핫도그를 내고, 비닐팩에 칵테일을 담아 파는 곳이다. “클럽 가기 전에, 아니면 다 놀고 집에 가기 전에 편하게 들러서 칵테일 한잔하는 곳이에요. 이전엔 와인바를 했는데, 그게 잔도 닦아야 하고 꽤 귀찮더라고요. 이번엔 격식 없이 해보고 싶었어요.” 주상규 대표의 진짜 마음은 귀찮은 게 싫은 게 아니라, 무거운 게 싫다는 뜻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작고 편하고 싼데다 테이크아웃까지 가능한 칵테일 바를 처음으로 이태원에 차렸을 때는 꽤 많은 고민과 조사 끝에 나온 결론일 테니까. 늦은 밤, 이태원 이 가게 저 가게를 옮겨 다니면서 칵테일을 생과일주스처럼 편하게 마시고 싶다는 생각해본 적 없나? 시간이 일러 분위기가 쭈뼛할 때 편하게 마실만 한 술집을 찾았던 적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메뉴판을 펼쳤다. 여기에도 격식은 설 곳이 없었다. 진토닉 3천원, 잭콕 5천원, 핫도그 2천5백원. 이태원동 119-29번지.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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