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오상진의 책

2012.01.18GQ

책은 진심처럼, 알지만 가까이 하기 어려운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남자는 책을 읽는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 책을 권한다. 책 기부 캠페인 ‘With Book – 사랑의 도서’는 교보문고, 문학동네, 지큐 코리아가 함께하는, 책거리 같은 잔치다. 이 잔치를 통해 5천만원 상당의 도서를 어려운 이웃들과 나눈다.

의상협찬/ 셔츠는 김서룡 옴므, 체크베스트는 스타일 옴므, 보타이는 니나리찌, 구두는 보스, 시계는 스털링.

의상협찬/ 셔츠는 김서룡 옴므, 체크베스트는 스타일 옴므, 보타이는 니나리찌, 구두는 보스, 시계는 스털링.

 

의상 협찬/ 턱시도 수트는 브리오니, 셔츠는 스타일 옴므, 보타이는 보스, 시계는 스털링.

의상 협찬/ 턱시도 수트는 브리오니, 셔츠는 스타일 옴므, 보타이는 보스, 시계는 스털링.

 

오상진

어떤 책을 좋아하나?
잘 빠진 문장을 즐긴다든지, 내용의 충실함을 믿는다든지. 문장의 힘보다는 내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배경이나 등장 인물 간의 관계 같은 설정에서 재미를 느낄 때가 많다.

고전 문학 중에서 한 작품을 추천한다면?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0대 초반, 군대에서 처음 읽었는데 내용이 와 닿지 않았다. 그냥 고전이니까 한번 읽어보자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30대에 다시 읽으니까 이제야 이해가 됐다. 사랑이라는 게 얼마나 복잡하면서도 단순하고, 단순하면서 또 잔인한지에 대해서.

서른이 넘고 많이 달라졌나?
얼굴이 좀 달라진 것도 같다. 각이 생겼달까?

그런가?
몸무게는 큰 변화가 없다. 꼭 서른이 넘어서라기보단, 일을 한 지 5년이 넘으니 권한이 주어지지 않아도, 일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좀 더 침착해지기도 했고, 돈도 좀 모이니 안정도 된다. 그래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 자신감은 여자한테 집착하지 않게 해준다. ‘아님 말지’ 이렇게.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도 자신이 가장 여유롭고 멋있을 때, 옛 사랑을 찾았다.
하지만 나는 개츠비가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얘기를 하든지 아니면 깨끗이 포기를 하든지. 결국엔 비극적으로 총 맞아서 죽지 않나? ‘위대한’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츠 제럴드가 일부러 비꼬았던 게 아닐까? 나 같았으면, 그렇게 안 했을 거다.

책에서 교훈을 찾는 쪽인가?
오히려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 아나운서는 항상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니까. 예전엔 벌거숭이처럼 나 잘난 맛에 살 때도 있었고, 똑똑한 척도 해봤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사람을 만나면서 깨달았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위해서 책을 선택하기도 하나?
꼭 그렇진 않다. 직업이 아나운서여서 책을 많이 읽을 수는 있다. 순간적으로 바쁜 거 같아도 짬이 많이 나니까. 그래서 항상 책을 갖고 다니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책을 보는 눈은 조금 생겼을까? 바둑으로 치면 막 급수 떼고 1단 정도.

좋은 책을 고르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
특별한 분야의 책은 그 분야의 권위 있는 교수가 쓴 책을 고르면 틀림없이 좋다. 요즘엔 인터넷 서점에서 자신의 성향에 맞는 저자나 책을 검색해보면, 그 책을 산 사람들이 구입한 다른 책 다섯 권 정도가 같이 검색되는데, 그걸 따라가다 보면 큰 도움이 된다.

그러다 보면 결국 자기 계발서가 많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선 자기 계발서가 참 잘 팔린다.
난 자기 계발서는 좀 별로다. 예를 들어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쓴 스티븐 코비는 모든 사업에서 실패했다. 사실,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게 나쁜 거 다 알지만 알면서도 못 끊는 거다. 차라리 <죄와 벌>을 통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냐”는 질문에서 삶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제레미 리프킨의 <엔트로피>와 같은 사회과학 서적을 권하고 싶다. 그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가 1980년대인데, ‘에너지 고갈’과 같이 책에서 경고했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엔트로피>는 고전처럼 우리가 꼭 봐야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동시대 작가 중엔 누구와 통한다고 생각하나?
그 작가는 나중에 고전이 될 만한 작품을 쓰게 될까? 음…. 고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김영하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 다음으로는 박민규.

직접 책을 쓰는 건 어떨까?
제안은 왔지만, 거절했다.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니까. 만약에라도 쓰게 된다면 자전 소설을 쓰고 싶다. 조경란 작가가 “소설가는 내 삶이라는 건물 하나를 부셔서 벽돌 하나하나 가져다가 새로운 집을 하나 짓는 것과 똑같다”고 말하더라. 홍상수 감독의 영화도 결국 자신의 이야기 아닌가? 살아온 이야기라면 쓸 수 있을 것 같다.

글쎄 자신의 이야기라면 어떤 책일까?
아마도 성장 소설.

    포토그래퍼
    박세준
    스탭
    헤어/ 윤지, 메이크업 / 이가빈, 스타일리스트 / 김봉법, 어시스턴트 / 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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